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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김상곤 교육감 예비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경기·서울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초청 정책대담'(오마이TV 생중계)에 참석했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가 대담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김상곤 교육감 예비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경기·서울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초청 정책대담'(오마이TV 생중계)에 참석했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가 대담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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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좇아가겠습니다."

민주·진보 진영 서울시 교육감 단일 후보로 추대된 곽노현 교수는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을 만난 자리에서 '아우' 되기를 자처했다. 곽 후보는 "5%는 지역특성상 어쩔 수 없지만 나머지 부분은 (김 교육감이) 새로운 지표를 세워두셨으니 그것을 열심히 따라가겠다"며 악수를 청했다. 김상곤 교육감은 두 손을 꽉 잡아 화답했다.

민주·진보 진영은 경기도에 분 김상곤 바람이 서울에까지 영향을 끼치길 바라고 있다. 이 바람을 타고 상승세에 오른 수도권 교육계의 '진보' 열기는 MB 교육을 넘어설 수 있을까.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은 지역 특성상 그 의미가 더욱 커 교육감 선거 결과에 쏠리는 관심 또한 지대하다.

서울시 교육감 예비 후보로 나선 곽 교수와 경기도 교육감 예비 후보로 나선 김 교육감은 선거를 한 달여 앞둔 3일 "본고사를 앞두고 모의고사를 보는 심정"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경기·서울 민주·진보 교육감 예비 후보 초청 정책 대담은 수원에 위치한 김 교육감 후보자 사무실에서 열렸다. 대담은 오후 1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종료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3시경에 끝났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의 '경기·서울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초청 정책대담'이 교육평론가 이범씨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오마이TV>로 생중계됐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의 '경기·서울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초청 정책대담'이 교육평론가 이범씨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오마이TV>로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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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 모두 진보 쪽이 지지율 세 배"

대담 사회를 맡은 이범 교육평론가는 "보수신문이 '보수는 반 전교조, 진보는 부패와 전쟁'이라고 각을 잡고 있다"며 "공정택 교육감이 구속되고 교육비리가 터졌는데, 교육감으로서 교육 비리 근절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이냐고 물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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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육감은 "교육 내부의 폐쇄성, 집단 이기성, 무사안일주의 이런 것들이 남아있는데 이것은 행정 인사체계를 쇄신하고 현대화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며 "평가 제도를 포함한 승진구도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부패비리라는 건 관료주의가 문제인데 관료주의를 꽉 잡는 것은 민주주의, 즉 시민의 참여와 통제를 통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민과 학부모들, 지역 주민들이 적극 나서 교육 비리를 근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곽 교수는 "(정부에서) 현재 내놓은 정책들은 결국 엄벌주의"라며 "일반 교사들의 자부심을 깨는 방법으로 진행되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서울, 경기 모두 다 진보 쪽이 세 배 지지율"이라며 "교육비리 근절"이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매우 큰 의제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마따나 곽 후보와 김 후보는 모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보수 진영 서울시 교육감 단일후보 적합도에서 1위를 한 이원희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 회장은 곽 예비 후보와 벌인 가상대결에서 28.4%의 지지를 받아 44.7%를 기록한 곽 예비 후보에게 크게 뒤졌다. 보수우익 성향의 인터넷 매체 <뉴데일리>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4~25일 이틀 동안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다(서울시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예비 후보 역시 지지율 1위다. <경인일보>와 <경기방송>, OBS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케이엠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9~10일 이틀간 벌인 조사에서 김 교육감은 18.9%로 1위를 차지했다(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는 ±3.1%p).

"눈물 섞인 빵 먹어본 적 있나요?"

이범 교육평론가는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국민들의 호응이 높은데 혹시 후보자들은 '눈물 섞인 빵'을 먹어본 적 있냐"고 질문을 던졌다.

김 교육감은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도시락을 못 싸주시면 담임선생님이 자신의 도시락을 먹게 해 주었다"며 "고마움도 느꼈지만 부끄러움도 느꼈었다"고 당시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러한 경험 때문일까. 김 교육감은 "우리 아이들이 눈칫밥 안 먹었으면 좋겠다"며 "낙인 효과 없는 급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의무교육의 일환으로 본 곽 교수도 "교육은 국방과 마찬가지로 국민이 행해야 할 하나의 의무"라며 "('부자급식'을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인데 집안 형편이 넉넉한 이들에겐 군복을 사라고 하고 급식비 따로 내라고 이야기할 거냐"며 일침을 놓았다.

"일제고사로 서열주의 강화, 사교육비 증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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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육감과 곽 교수는 일제고사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같이했다. 학습 성취도가 떨어지는 아이를 가려내어 제대로 교육하겠다는 기본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그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줄 세우기식 서열주의를 강화할 뿐이며 사교육비 증가만을 낳는다"는 것이 두 후보의 공통적 의견이었다.

김 교육감은 "표집 방식으로 전반적 학력 수준을 평가하고 교실 내에서 교사가 학생을 평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핀란드나 스웨덴에서 하는 협동 학습 방식을 도입하면 학습이 부족한 학생들이 부끄러워하지 않고 즐겁게 보완해 가며 전반적 학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굳이 일제고사를 치르지 않더라도) 학습 부진아는 담임선생님이 한 달 안에 100% 확인 가능하다"며 "아이가 학습 부진에 빠진 원인을 진단하고 이에 맞춤형으로 교육하여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학습 부진아를 일으켜 세우겠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학교부적응, 학습 부진, 비행·일탈 학생의 대부분이 빈곤과 관련되어 있고, 이것이 학습 빈곤으로 이어진다"며 "단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는 무한책임 교육을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열정이 넘치는 게 흠"... "워낙 점잖아 재미가 떨어져"

김 교육감과 곽 교수가 서로 평가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김 교육감은 곽 교수에 대해 "열정적인 실천가로서 역량을 갖추었지만 열정이 지나치게 넘치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라 평가했다. 이에 질세라 곽 교수는 "외유내강형으로 평생 반듯하게 가실 분이지만 워낙 점잖으셔서 재미가 떨어지는 분"이라고 김 교육감에 대해 설명했다.

10년 동안 함께 교육운동을 해 오며 스스럼없이 서로 흉을 볼 정도로 단단한 사이가 된 둘은 교육감이 되고난 후의 그림도 함께 그렸다.

김 교육감은 "대한민국 교육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 것인가와 관련해서 (곽 교수는) 저와 다르지 않다"며 "학교 혁신을 통해서 서울시교육청이 만들어내는 미래 지향적 모습들을 경기도교육청이 만드는 모습과 함께 결합시키면 행복한 교육 현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서울을 외딴 섬으로 남겨두지 않겠다"며 "(김 교육감이) 누구든지 자기 주도 학습능력을 갖추는 혁신학교, 계급이나 가정형편 제약을 훌쩍 넘어서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존재로 가는 데 유쾌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열망으로 대한민국 공교육의 새 표준을 세워 오셨기에 잘 전수받고, 선의의 경쟁도 하면서 긴밀하게 협조해 가겠다"고 말했다.


태그:#무상급식, #김상곤, #곽노현, #지방선거 , #교육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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