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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Between Layers
In Between Layers ⓒ 한성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이상향인 이데아와 그것을 모방한 현실과 현실을 모방한 시뮬라크르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현실을 복제한 시뮬라크르와 현실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현상을 '시뮬레시옹'이라고 후기구조주의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가 규정하였다.

 

이번에 서교동에 있는 갤러리 잔다리에서 개인전을 갖는 한성필은 이러한 철학이론을 반영하여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보수중인 특정한 건축물을 가리고 있는 가림막을 찍어서 전시하였다. 그런데 가림막에서 그려져 있는 건물그림이 실재와 너무나도 유사하여 구분 자체가 모호하게 느껴진다. 한성필이 생산한 작품 자체가 후기구조주의 철학이론을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In Between Layers
In Between Layers ⓒ 한성필

 

 In Between Layers
In Between Layers ⓒ 한성필

 

 작가는 대상자체의 독특한 외관과 감각적인 인공조명을 효과적으로 어우러지게 재구성하여 보는 이들의 정서를 유혹하는 이미지를 생산하였다. 특히 실제 전시작품의 크기가 대형이기 때문에 감상자를 시각적으로 더욱 더 압도한다. 그 중에서도 광화문에서 경복문 공사장 가림막을 찍은 사진은 전통적인 건축구조물이 그려져 있는 가림막과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현대고층건물이 효과적으로 상호의미 작용하여 초현실적인 광경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마치 연극무대를 연상시키는 가림막과 가로등을 함께 찍은 사진은 사진에 담겨져 있는 여러 요소들이 드라마틱한 외형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여 보는 이들을 감성적으로 동화시킨다.

 

 한성필은 내용적으로는 현대성을 반영하고, 시각적으로는 보는 이들을 정서적으로 현혹하는 사진 찍기를 한다. 그리고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다분히 개념적이면서도 작품의 외형이 감각적이기 때문에 보는 이들의 이성과 감성을 모두 만족시킨다. 그 결과 동시대적인 예술 가치를 획득함과 동시에 대중들과 폭 넓게 공유 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내고 있다.

동시대 시각문화의 특정한 단면을 보여주는 전시이다.

덧붙이는 글 | 2010. 3. 18 - 5. 9
gallery  zandari / 02-323-4155 / www.zandari.com 
갤러리 잔다리 
  


#현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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