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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즈화, 붉은 꽃 터널 속으로... 중국 쓰촨성 남서부 깊숙이 위치한 판즈화는 '판즈화'라는 꽃의 이름을 딴 중공업 도시다. 도시 전체가 붉은 꽃으로 터널을 이루고 있는 판즈화는 티타늄 세계 최대 매장량을 보유한 중국의 숨겨진 중공업도시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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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즈화 꽃으로 술을 담그기도 하고 그 유명한 '사천요리'도 만든다.
 판즈화 꽃으로 술을 담그기도 하고 그 유명한 '사천요리'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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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즈화로 가는 아슬아슬한 길

윈난 성 리장에서 판즈화까지는 300km가 넘는 험한 길이다. 첫 번째 고개를 넘으니 곧 쓰촨성이다. 길이 어찌나 구불구불하고 험하던지 버스는 속력을 내지 못한다. 해발 3000m가 넘는 고갯길을 몇 개나 넘었는지 모른다.

험한 협곡이 굽이굽이 이어진다. 정말 길이 장난이 아니다. 버스가 어찌나 흔들거리던지 창자가 뒤틀려 아침에 먹었던 국수발이 튀어 나올 것만 같다. 유리창에 어깨를 계속 부딪치고 머리를 몇 번이나 찧어 박았는지 모른다.

고개를 넘어가니 상상도 못했던 평원이 펼쳐진다. 고원에 이렇게 넓은 평원이 있다니 믿을 수가 없다. 중국은 워낙 넓은 땅인지라 지형을 예측하기 어렵다. 어떤 마을은 신작로에 콩을 널어놓고 있다. 자동차가 지나가며 툭툭 콩을 터트려 자동으로 타작을 해준다.

▲ 리장-판즈화 리장에서 300km 떨어진 판즈화는 3~4000m의 고산지대가 이어지는 아슬아슬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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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m 고원에서 갑자기 나타난 평원
 3000m 고원에서 갑자기 나타난 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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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비탈에 듬성 듬성 들어선 농가들
 산 비탈에 듬성 듬성 들어선 농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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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 버스는 산중턱의 어느 주점에 멈춘다. 승객들이 모두 내려 식사를 했다. 아침 겸 점심을 먹는 모양이다. 아침에 먹은 국수가 아직 든든해서 차만 한잔 마셨다. 들에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한 농부가 쟁기질을 한다. 우리네 쟁기질하고 비슷하다. 다른 점은 우리는 쟁기 뒤를 걸어가는데, 이곳 중국의 농부는 쟁기 위에 타고 소를 몬다는 것. 소가 얼마나 힘들까?

버스가 갑자기 멈춰 섰다. 아마 사고가 난 모양이다. 버스기사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우리나라 같으면 버스가 멈춘 사유를 당연히 설명 할 텐데… 그러나 승객들은 한마디 불평도 없이 묵묵히 기다리기만 한다. 이런 일에 익숙해져 있기도 하겠지만 불평을 해 보았자 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버스는 30분 동안이나 그냥 서 있다가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쟁기를 타고 쟁기질을 하는 중국 농부
 쟁기를 타고 쟁기질을 하는 중국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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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탈에 늘어선 다랑이 논
 산비탈에 늘어선 다랑이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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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이 멈춰 서는 버스
 시도 때도 없이 멈춰 서는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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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꽃으로 터널을 이루고 있는 판즈화

계곡과 다랑이 논이 끝없이 이어진다. 오후 3시 30분, 버스는 판즈화 시내에 접어들었다. 리장을 출발하여 무려 8시간을 넘게 달려온 셈이다. 진사 강을 따라 공업도시가 길게 이어진다.

쓰촨성 서남부 진사강과 야룽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판즈화는 모택동이 미국의 눈을 피해 내륙 깊숙이 정책적으로 세운 공업도시라고 한다. 최근 20년 동안 급속히 발전한 판즈화는 티타늄, 바나듐, 크롬, 니켈, 갈륨, 코발트 등 10여개 종의 원소를 생산하고 있는 중공업도시다.

특히 티타늄 금속은 4억 톤 이상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전 세계 매장량 총계와 맞먹는다고 한다. 철강을 중심으로 석탄, 전력, 기계, 건축자재 등의 공업기지가 건설되는 등 판즈화는 중국의 숨은 병기창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진사강을 따라 늘어선 공장의 굴뚝에서는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여행자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붉은 꽃의 터널이다. 판즈화(攀枝花)시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꽃 이름으로 명명한 도시다.

판즈화는 세계 최대 티타늄 매장량 등 자원을 보유한 중국의 숨은 공업도시다.
 판즈화는 세계 최대 티타늄 매장량 등 자원을 보유한 중국의 숨은 공업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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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저 붉은 꽃 좀 봐요!"
"판즈화라는 꽃이래."
"판즈화? 도시 이름하고 똑같네요. 와, 완전히 붉은 꽃의 터널이에요."

판즈화라는 꽃은 이 도시를 대표하는 꽃이다. 적색 꽃잎과 금황색 꽃술이 도시의 거리에 터널을 이루고 있다. 판즈화는 매년 늦겨울부터 초봄에 꽃이 핀다. 판즈화는 꽃잎을 제거하고 꽃술로 요리를 한다고 한다.

파사충(爬沙虫)과 판즈화(攀枝花)는 쓰촨성 판즈화시에서 지방 특색이 제일 짙은 두 가지 요리다. 판즈화 요리는 속의 열을 제거하고 장도의 소화를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파사충은 수생연체동물로 풍부한 단백질과 여러 종류의 아미노산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신장 기능을 제고하고 풍습을 치료하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2050년 미국 능가하는 경제대국 꿈꾸는 개혁의 물결

기차를 타기 위해 판즈화역으로 가는 시내는 완전히 붉은 꽃의 터널이다. 버스터미널에서 기차역까지는 30km나 떨어져 있었다. 진사 강을 따라 역으로 가는 강변에는 판즈화꽃 붉은 터널이 마치 우리를 환영이라도 하듯 길 양쪽에 죽 도열해 있었다.

2050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을 건설하기 위해 장강을 거슬러 올라 가며 중국 남서부의 최고 오지인 판즈화까지 공업도시를 건설하는 등 개혁의 물결이 굽이치고 있다.

국토의 균형발전을 꾀하며 경제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로 대대적인 서부개발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 판즈화는 높은 산맥에 자리한 척박한 오지로 인간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지만 티타늄 등 무한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마치 중국의 국기처럼 붉은 꽃 '판즈화'가 일렁이고 있는 판즈화! 무한한 매장량을 가진 지하자원과 더불어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하늘로 치솟아 있는 굴뚝들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뉴스게릴라 찰라)


태그:#판즈화, #리장-판즈화, #판즈화꽃, #쓰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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