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08년 7월 15일 일본 유력지 <요미우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당시 일본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내용을 보도하면서 "후쿠다 수상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이름)를 (교과서 해설서에) 쓰지 않을 수 없다'고 통보하자, 이 대통령이 '지금은 곤란하니 기다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잠깐 동안 이 대통령 발언이 논란이 되었지만 당시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요미우리> 보도는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하면서 잠잠해졌다.

하지만 <국민일보>가 지난 9일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관련 언급 보도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요미우리 신문이 "이 대통령이 후쿠다 야스오 당시 일본 총리에게 '기다려 달라'고 했다는 보도는 허위사실이 아니다"는 취지의 준비서면을 최근 법원에 제출했다고 단독 보도하면서 잠잠했던 이 대통령 '독도발언'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 공간은 이렇게 뜨거운데 방송3사와 주요 신문들은 전혀 보도하지 않으면서 누리꾼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독도는 워낙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전 대통령들도 말 한 마디 잘못했다가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독도를 '평화의 바다'나, '우의의 바다'로 부르자거나 독도의 일본 이름인 '다케시마'로 불렀다가 집중 포화를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7월 21일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독도를 '다케시마'로 불렀다. 노 전 대통령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부른 것이 알려지자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은 국민의 자존심과 역사의식에 상처를 입혔다"며 "반역사적 발언에 대해 깊이 반성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도 23일자 <대통령 외교 발언, 신중하고 말 아껴야 > 제목 사설에서 "대통령이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한 것 역시 일본 기자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의 실수라고 하지만 정말 잘못된 일"이라며 "이것을 현장에서 들은 일본의 통신사가 곧바로 '한국 대통령이 다케시마 문제에 대해 일본의 견해를 용인한 것인가'라고 기사를 내보냈다니 혀를 찰 일이다"고 비판했다.

2004년 7월 21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일본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에서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현하자 7월 23일자 <조선일보> 사설에서 비판했다.
 2004년 7월 21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일본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에서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현하자 7월 23일자 <조선일보> 사설에서 비판했다.
ⓒ 조선일보

관련사진보기


사설은 이어 "외교가 대통령의 전문 분야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었을 외교부와 청와대 참모진은 정상회담 전에 사전 준비를 어떻게 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말 한마디로 국운이 좌우될 수도 있는 정상외교 현장에서만이라도 대통령은 제발 말을 아끼고 발언에 신중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리고 한나라당도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은 2004년 7월 22일 <노무현 대통령,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는 논평을 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원수로 부적절한 발언을 했고 국민의 자존심과 역사의식에 상처를 입혔다. 다케시마라고 발언하는 대통령,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개의치 않겠다는 대통령이 있는데 어떻게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 되겠는가?  노무현대통령은 문제의 반역사적 발언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자중해야 할것이다(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 논평 <노무현 대통령, 해서는 안될 말을 했다>-2004.07.22)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6년 11월 베트남에 열린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서 "'동해바다를 한국은 동해라 하고 일본은 일본해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두 나라가 '평화의 바다' '우의의 바다' '화해의 바다'로 하면 두 나라 사이에 대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바로 알려지지 않다가 2007년 1월 8일 청와대가 공개했다. 역시 <조선일보>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2007년 1월 9일  <'동해'는 대통령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란 제목 사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장에서 영토와 관련된 중대한 문제를 면밀한 전략적 검토도 없이 '아니면 말고'식으로 불쑥 꺼냈다는 얘기다"며 "만약 일본이 대통령의 이 발언을 구실로 '한국도 동해를 포기했다'는 식으로 이용하고 나온다면 딱한 일이 벌어지게 될 판이다"고 노 전 대통령 발언을 비판했다.

2006년 11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아베 일본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동해'를 '평화의 바다', '우의 바다'로 부르자고 제안한 것이 2007년 1월 8일 공개되자 9일자 사설에서 "'동해'는 대통령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는 사실을 통해 강해게 비판했다.
 2006년 11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아베 일본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동해'를 '평화의 바다', '우의 바다'로 부르자고 제안한 것이 2007년 1월 8일 공개되자 9일자 사설에서 "'동해'는 대통령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는 사실을 통해 강해게 비판했다.
ⓒ 조선일보

관련사진보기


사설은 이어 "동해 이름을 되찾기 위해 1994년 학계, 언론계, 문화계 전문가들이 설립한 동해연구회는 매년 국제학술세미나를 열었고, 전 세계 도서관, 대학에 동해 지명이 수록된 영문 지도 수만 부를 배포했다"며 "민간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이 문제로 일본 측과 치열한 인터넷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런 효과로 이제 일본해로만 적혀 있던 각국 지도들이 동해/일본해 병기로 바뀌어 가는 추세다. 대통령의 느닷없는 '평화의 바다' 발언은 이런 민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도 마찬가지다. 9일자 <동해 표기 변경 즉흥적 논의 대상 아니다> 제목 사설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동해를 '평화의 바다' 또는 '우의(友誼)의 바다'로 표기하는 것이 어떠냐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언급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고 했다.

2007년 1월 9일자 중앙일보 사설
 2007년 1월 9일자 중앙일보 사설
ⓒ 중앙일보

관련사진보기


사설은 이어 "청와대도 이를 사실로 확인하면서도 '공식 제안한 것이 아니다. 이후 한일간에 동해 명칭을 평화의 바다로 바꾸는 것에 관해 논의한 바 없다. 동해 명칭을 포기하기 위해 한 것이 아니다'라며 수습하려 애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9일자 <'평화의 바다' 제의, 가볍고 미숙했다> 제목 사설에서 "청와대 측은 논란이 불거지자 어제 '공식적으로 제의한 게 아니고, 한일간 현안들을 대국적 차원에서 풀기 위해서는 인식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비유적으로, 그리고 비공식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며 "그렇다 해도 문제의 중대성에 비춰 볼 때 무책임하고 경솔했다는 판단을 버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2007년 1월 9일자 동아일보 사설
 2007년 1월 9일자 동아일보 사설
ⓒ 동아일보

관련사진보기


사설은 이어 "느닷없는 동해 명칭 변경 제의는 그동안 국제사회를 상대로 동해 표기를 위해 애써 온 민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고, 1992년부터 동해 표기를 주장해 온 우리 정부의 공식 방침과도 배치된다. 앞으로 여러 대일(對日)협상에서 일본에 악용될 소지도 크다"라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였다. 2007년 1월 8일 유기준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노 전 대통령이 동해를 '평화의 바다'로 부를 수 있다고 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2007년 1월 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동해를 평화의 바다로 부르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유기준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이 이를 강하게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2007년 1월 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동해를 평화의 바다로 부르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유기준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이 이를 강하게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 한나라당

관련사진보기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베트남에서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동해를 '평화의 바다'로 부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언급은 동해와 일본해 표기를 각각 주장하는 한일 양국 간의 분쟁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동해의 상징성과 독도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무시한 무책임한 발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얼마나 커다란 파장을 가져오는지 생각해보기 바라며, '평화의 바다' 발언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할 것을 촉구한다.(한나라당 <동해를 포기한 대통령> 유기준 대변인, 2007년 1월 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부르거나, 동해를 '평화의 바다'로 부르자는 제안에 대해 <조중동>과 한나라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발언 역시 비판하는 것이 언론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요미우리> 보도가 신뢰성에 의문이 든다면 15일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언론이 입 닫은 MB '독도발언' 또 있다>만으로도 이 대통령의 독도발언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더 이상 덮고 가기에는 문제가 너무 커져버렸다.


태그:#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나라당, #독도발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