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없었다

방송3사 이 대통령 독도관련 발언 전혀 보도하지 않아

10.03.12 14:08l최종 업데이트 10.03.12 14:08l

부산 중학생 살해 피의자 김아무개씨가 공개 수배 12일만에 체포되었다. 김씨가 체포되자 모든 언론은 체포 사실을 집중보도했다. 경찰은 그동안 피의자 얼굴을 모자와 마스크 따위로 가렸지만 이번에는 아예 공개했다.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언론은 김씨가 중학교 때 찍은 사진까지 공개하면서 성장 과정을 자세히 보도했다. 물론 체포 과정과 경찰의 초동수사 부진, 정치권의 성범죄관련 법안 통과를 위한 임시국회 소집도 보도했다.

김씨 체포가 있었던 10일 방송3사 뉴스를 보면 우리 언론이 김씨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MBC <뉴스데스크> 32개 기사 중 9개, KBS <뉴스9>는 스포츠 뉴스를 제외한 일반 뉴스 28개 기사 중 9개, SBS<8시뉴스>는 22개 기사 중 8개가 김씨 사건 관련 보도였다. 그리고 3월에 내린 폭설과 관련해서 <뉴스데스크>6개, <뉴스9>는 4개, SBS<8시뉴스>는 5개를 보도했다.

김씨와 폭설에대한 보도는 쏟아졌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관련발언'은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MBC마저 전혀 보도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시청자들은 MBC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려 <뉴스데스크>를 비판하고 있다.

'MANDTU'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 마봉춘마저 침묵하면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는겁니까? 김아무개로 도배하고 물타기하지 마십쇼 감춘다고 가려질 일이 아닙니다. 전두환시절을 다시 살고 있는것 같은 착각이 드네요"라고 글을 올렸다.

'sarang720'는 "몰랐네요 독도가 스마트폰보다 못하다는 사실을, 몰랐네요 독도가 비둘기보다 못하다는 사실을, 몰랐네요 독도가 3D 보다 못하다는 사실을, 몰랐네요 독도가 갑자기 내린 눈보다 못하다는 사실을. 이런 중요한 사실을 알게 해줘서.. 어떻게 감사를드려야 할지"라고 비판했다.

'HITOSHA' "지금 다음에만 댓글이 3만개가 넘게 달렸는데, 김 아무개 사건만큼 중요한 사안 아닌가요? 뉴스만 뚫어지게 봤는데, 9시 뉴스에도, 마감 뉴스에도 안 나오네요. 다른 방송은 몰라도 MBC는 이러면 안되는 거 아닌지"라고 따져 물었다.

KBS '뉴스게시판'에도 비판글이 올라오고 있다. 'wonaid'는 "이런 중대한 사항을 왜 방송3사 뉴스에서는 보도하지 않는가. 정말 이해 할수 없다. 국민들에게 시청료 받을수 있나. 국민이 우선인가? 아님 권력이 우선인가. 시청자인 국민을 우습게 보지마라. 방송안하면 국민들이 모를 줄 알아는가. 제대로 방송하라. 그렇지 않으면 국민인 시청자가 KBS에 등을 돌릴거다. 권력의 귀와 눈이 되지 마시고 국민의 귀와 눈이 되시길~ 지켜보겠다"고 했다.

물론 <요미우리> 보도가 사실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일보>가 이를 보도했고, 포털 다음에 올라온 <국민일보> 기사에는 11일 오전 10시 40분 현재 34650개 댓글이 달렸다. 다음 <VIEW>는 '대통령 독도발언' 코너가 따로 마련 될 정도로 인터넷에서는 급속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다음 블로거 '자이미'는 'MB 독도 발언과 선택 과목된 국사가 우리의 현실이다'는 글에서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언급할 필요가 없다'가 아니라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생각하는 현재의 사안을 중요하게 봐야한다"면서 "다른 문제도 아닌 국토를 침략하고 한 나라의 대통령을 친일파 매국노로 몰아가는 일본의 신문사에 잘못을 묻고 진실을 파헤치는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요미우리> 보도가 사실이 아닌 오보라면 <요미우리>를 폐간시킨다는 다짐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지 못하는 국가에는 미래가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2008년 독도 관련 보도에 대해 "이미 오보임이 확인된 사안으로 재론할 가치가 없다"며 "이미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사안이며, 요미우리신문이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준비서면은 자신들의 보도를 합리화하기 위한 일종의 변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청와대 해명처럼 <요미우리>가 제출한 준비서면이 자신들 보도를 합리화하기 위한 일종의 변명이기를 정말 바란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는 일은 바로 언론이 해야 한다. 덮고 외면하면 진실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밝혀질 것이고 그 때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