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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저녁 7시 서울 홍대 앞 V홀에서 열린 '트윗보터 파티'에서 박원순 변호사(맨 오른쪽)와 고재열 시사인 기자가 '트윗 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4일 저녁 7시 서울 홍대 앞 V홀에서 열린 '트윗보터 파티'에서 박원순 변호사(맨 오른쪽)와 고재열 시사인 기자가 '트윗 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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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자리에 경찰이나 선관위에서 오신 분 계십니까?"

4일 저녁 7시 서울 홍대 앞 V홀에서 열린 '트윗보터(TwittVoter: 트위터와 유권자의 합성어) 파티'. 고재열 <시사인> 기자와 한창 '트윗 토크'를 진행하던 박원순 변호사가 대뜸 청중을 향해 이렇게 물었다.

바로 행사 전날(3일) 벌어진 소동 탓이다. 박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wonsoonpark)에 경찰이 극장 쪽에 전화를 걸어 행사 내용을 캐묻고 직접 참석하기로 했다는 얘기를 전했다.

실제 <오마이뉴스>에서 마포경찰서 정보과에 직접 확인해 보니 "극장에 몇 명이나 들어갈 수 있는지 좌석수를 확인했을 뿐이고 직접 참석할 뜻도 없다"면서도 "행사 내용이 선거와 관련 있는 것 같아 선관위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트위터를 통한 사전선거운동을 단속하겠다고 나선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게 이날 행사는 그만큼 '눈엣가시'였던 셈이다.  

트위터들 공간에 끼어든 '불청객' 선관위

박원순 변호사가 트위터 단속에 나선 선관위를 비판하고 있다.
 박원순 변호사가 트위터 단속에 나선 선관위를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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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열 기자(@dogsul)가 "평화로운 트위터에 외래종 물고기 '베스' 같은 선관위 계정(@nec3939)이 나타나 정치인 트위터를 감시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박 변호사는 "'베스' 퇴치법이 있다"면서 "(선관위 계정을) '블록(차단)'했더니 단절되더라"고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날 지방 선거 출마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 박 변호사는 "선관위가 나를 팔로우(follow; 관계 맺기) 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면서 "트위터는 반가운 건데, (선관위에서)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지켜보고 있다는 걸 참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변호사는 "헌법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없으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돼 있다"면서 "트위터가 칼을 들었나, 몽둥이를 들었나? 평화로운 공간에 선관위와 국정원이 감시하면 트위터 물이 흐려진다"고 질타했다.

트위터 1분 발언에 나선 박대용 춘천MBC 기자(@biguse)는 "트위터로 후보들의 일상을 생중계하는 게 유권자들 관심을 높이는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해 후보들의 트위터 계정을 회사 홈페이지에 올렸더니 선관위에서 선거법 위반이라며 바로 내리게 했다"면서 선거운동기간에라도 후보자 트위터 계정을 노출시켰으면 하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라면 온라인에서 자유로운 선거운동이 보장돼야 한다"면서 "선관위가 지나치게 제어하니까 투표율이 떨어지는 건데, 이건 선관위가 바라는 게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름표-명함 대신 스마트폰으로 '통성명'

트윗보터 파티에선 트위터 계정과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연출됐다.
 트윗보터 파티에선 트위터 계정과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연출됐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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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100여 명의 트위터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롭게' 진행됐다. 이름 대신 트위터 계정을 표시한 스티커를 옷에 붙이고 스마트폰으로 그 자리에서 '맞팔로잉(서로 관계 맺기)'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벌어졌다.

이날 행사가 트윗 방송으로 생중계되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 트위터들도 실시간으로 토론에 참여했다. '트윗 토크' 도중 트위터로 '영국 도피설'을 묻는 질문이 올라오자 박원순 변호사는 "도피는 아니고 전에 잡혀있던 일정이 공교롭게 지방선거 시점과 맞아 떨어진 것"이라면서 "내일(5일) 나가 4월 20일 정도에 다시 돌아올 예정"이라고 즉석에서 일정을 밝히기도 했다.

또 바로 이날이 박 변호사 생일이란 사실도 트위터 때문에 알려져 즉석 '생일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박원순 변호사가 제안하고, '2010유권자희망본부 민들레홀씨 모임'(가칭)이 준비한 이날 트윗보터 파티는 투표율을 끌어올려야 할 선관위조차 선거 무관심을 조장하는 상황에서, 트위터를 중심으로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선거 참여의 장 보장을 요구하자는 뜻으로 마련됐다.

서로 관계를 맺은(팔로잉) 사용자들끼리 140자를 넘지 않는 짧은 글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대표적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트위터(twitter.com)'는 최근 스마트폰 등장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현재 국내 10~20만 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이 박원순 변호사 생일이란 사실이 트위터를 통해 뒤늦게 알려져 즉석에서 생일 파티가 열렸다.
 이날이 박원순 변호사 생일이란 사실이 트위터를 통해 뒤늦게 알려져 즉석에서 생일 파티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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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트위터, #선관위, #박원순, #트윗보터,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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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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