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책 <애착의 심리학>
 책 <애착의 심리학>
ⓒ 웅진웰북

관련사진보기

어린 시절, 학교에 다녀왔을 때 엄마가 없으면 왠지 휑한 느낌을 받아 본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사춘기를 보내며 아무리 엇나가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부모와 나 사이에 강력히 연결된 보이지 않는 끈 때문이다.

이러한 모든 행동의 깊은 이면에는 '애착'이라는 단어가 존재한다. 최근에는 맞벌이가 증가하고 학원과 학교에 얽매이는 아이들이 늘어 더더욱 가정 내의 올바른 애착 관계 형성이 중요하게 되었다.

<애착의 심리학>은 현재 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를 운영하며 놀이를 통한 심리치료, 부모 교육은 진행하는 상담전문가 이보연씨가 쓴 책이다. 저자는 SBS TV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EBS TV <60분 부모> 등에서 자녀 교육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사랑만 하고 살아도 짧은 인생이라고 말한다. 사랑은 무조건 겉으로 드러내야 하는 것이며 적절한 사랑의 표현, 이게 바로 좋은 애착의 지름길이라는 사실. 그리고 좋은 애착이 행복한 인생 그 자체라는 말은 모든 이가 귀를 기울일 만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저자는 아이의 인생을 결정하는 단 하나의 조건이 바로 애착이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애착은 본능적인 행동이며 정상적인 애착을 형성한 아이는 부모와 세상에 대해 믿음을 갖고 안전감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럼 안정적인 애착 형성을 위해 부모가 갖추어야 할 요건은 무엇일까? 첫째 요소는 바로 민감성이며 그 다음은 의미 있는 대화다.

민감성이란 아이의 요구에 즉각 반응하고 감정의 상호 작용을 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특히 아이가 세 살 미만일 경우 엄마는 아이가 배가 고픈지, 놀고 싶은지, 잠이 오는지를 잘 관찰하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이때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아이에게는 불만 요소가 팽배하게 된다.

많은 부모들은 여러 가지 오류를 범하며 아이와의 잘못된 애착을 형성하곤 하는데, 잘못 형성된 관계가 오래 지속될수록 아이의 인성은 망가지게 된다. 이럴 때 부모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부모 자신도 애착 형성이 제대로 성립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비록 자신이 자신의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내 아이에게는 그 아픈 과거를 물려주고 싶지 않은 것이 바로 인간의 심정이다.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고 싶다면 제일 먼저 눈을 마주치고 아이를 자주 안아주는 게 중요하다.

"안정적으로 애착된 아이는 환경에 대해 즐거움과 자신감, 호기심을 느끼므로 낯선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주변을 탐색하며 놀이를 한다. 엄마와 분리되었을 때에는 헤어짐에 따른 고통을 표현할 줄 알고, 엄마가 돌아오면 안심하면서 비교적 쉽게 진정된다. 이런 것들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 반응이다."

이처럼 부모에게 신뢰감을 느끼고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한 아이는 자라면서 부모에 대한 신뢰감을 다른 사람, 그리고 세상으로 확대시킨다고 한다. 엄마와 충분한 애착이 형성되어야 어른이 되어서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애착과 함께 중요하게 성립되어야 할 자아개념은 바로 '긍정적인 내적 작동 모델'이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은 아이는 자라서 그렇지 못한 아이보다 긍정적인 사고를 한다. 특히 세 살에서 다섯 살 이전에 발생한 사건은 내적 작동 모델의 형성과 변화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더불어 이 시기는 내적 작동 모델이 형성되는 초기이므로 아직 변화의 여지가 많다. 아쉽게도 내적 작동 모델이 완성된 다섯 살 이후에는 강력한 경험을 반복적으로 하지 않는 한 아이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의 내면이 굳어지기 전에 행복감과 안전감, 만족감과 충만한 사랑을 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옛날부터 어른들이 하셨던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틀린 게 아니다. 이 시기에 아이에게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해 준다면 아이는 자라서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이 이겨낼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자기 성찰 능력을 갖추라고 조언한다. 아무리 아이가 나를 힘들게 하고 육아 과정에 스트레스가 많더라도,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할 줄 안다면 쉽게 잘못된 행동을 교정할 수 있다. 자기 성찰 능력은 한 순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자기 반성을 통해 얻어진다.

부모가 만능이 될 수는 없지만 언제나 느긋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줄 아는 현명함을 지녀 보자. 내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인 유아기에 단지 내가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아이와의 관계 형성을 포기하고 있지는 않은가?

오늘도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모든 부모들에게 한 번 쯤 이 책을 읽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냥 흘러 보내는 이 시간이 아이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인격 형성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애착의 심리학 - 아이를 관찰하고 나를 성찰하는

이보연 지음, 웅진웰북(2010)


태그:#육아서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