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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봄은 들이나 냇가에도 찾아온 것 같다. 부산 시내 유일한 관광벨트가 형성된 남구 평화공원 일대는 부산수목관리원이라는 넓은 공간이 있다. 이곳은 묘목을 길러 공원 조성하는데 이식을 하기 위해 기름진 땅으로 가꿨기에 봄나물이 자라는데 최적의 땅이다.

 

그러니 봄나물인 쑥이며 냉이가 많이 올라오고 있다. 때마침 정월대보름이라 지역 어르신들이 산책을 나와서 수목원에서 자라고 있는 봄나물 캐기에 몸과 마음이 마냥 즐겁다. 대연동에 오랫동안 살았다는 김모 할머니는 냉이를 호미도 없이 비닐봉지에 한가득 캤다. 저녁밥상에 푸짐하게 올릴 만큼이다.

 

그래도 냉이는 캐는 것보다 다듬는 것이 더 어렵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간다. 아예 수목원 잔디밭에 편안히 앉아서 캔 냉이를 다듬고 있다. 할머니 많이 캐셨네요, 라고 하니 냉이가 널려 있다고 한다. 정말이다. 씨를 뿌린 것도 아닌데 주변에 많이 올라오고 있다.

 

할머니는 수목원을 자주는 못 나오지만 오늘처럼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나온 날은 지난해 가을 이후 오늘이 제일 많이 나왔다고 한다. 포근한 봄 날씨 덕이다. 냉이를 캘 생각은 하지 않고 운동부족으로 불편한 다리를 산책이라도 하려고 나왔는데 횡재를 했다고 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열심히 냉이를 캐고 있다. 덩달아 아이들도 캔다고 야단이다. 나무막대기 하나 가지고 며칠 전 내린 비로 땅이 촉촉이 젖어 있어 캐기가 쉽다고 한다. 아마도 산책을 나오실 때 비닐봉지 하나씩은 준비해 가지고 나오신 것 같다.

 

오늘은 정월대보름이다. 캔 냉이는 저녁 식탁에 오른다. 그래서 할머니 손은 가족건강을 책임지는 명의보다 더 훌륭한 약손이다. 봄 냉이는 몸 보양에 최고다. 덤으로 쑥은 입맛을 돋우는데 한몫을 한다. 그러니 밥상의 밥도둑은 봄 냉이와 쑥이 아니겠는가?


태그:#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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