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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후 언론으로부터 거의 외면받았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요즘 들어 자주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 25일 세종연구소(이사장 공로명) 주최로 열린 '세종국가전략포럼'에서 "국민투표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대해 "대단한 용기이자 결단으로 진정한 국가지도자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공동체가 안고 있는 치명적인 위험이나 장애를 해결해놓고 가는 사람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해 12월 17일 4·19 및 6·3 세대 정치인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보고싶은 사람들 2009년 송년 모임'에서는 "애당초 대통령이 되려는 욕심이 앞서 수도를 통째로 옮기겠다는 황당한 공약을 한 것이 발단이었다"며 "본인 말대로 재미 좀 봐서 대통령이 되었다면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수정했어야 했다"면서 세종시 수정안을 적극 찬성했다.

 

그럼 김영삼 전 대통령은 황당한 공약을 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대단한 용기를 가진 이명박 대통령 중 어느 쪽에 가까울까? 김 전 대통령은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대단한 용기를 지닌 이명박 대통령에게 가깝다고 확신하겠지만 불행하게도 황당한 공약을 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 가까울 것 같다.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지난 2월 8일 국회대정부 질문에서 김영삼 대통령 후보는 1992년 10월에 "집권하면 11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전으로 이전해 대전을 제2의 행정수도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18년 전이라 너무 오래되어 자신이 무슨 공약을 했는지 모를 수 있다. 하지만 대선공약집은 남아있을 것이고, 신문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11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전으로 이전해 대전을 제2의 행정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약했음을 보도했다.

 

무엇보다 김 전 대통령은 그해 12월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었고, 공약대로 1993년 9월 15일부터 대전청사 공사가 시작되었고, 임기 말인 1997년 12월 20일 완공되었다. 지금 현재 대전청사에는 8개청(관세청·조달청·통계청·중소기업청·산림청·문화재청·병무청·특허청) 1개원(국가기록원)등이 있다. 정부대전청사는 김 전 대통령이 공약했고, 그 공약을 강력하게 추진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것보다 더 확실한 증거가 어디 있는가?

 

자신은 제2행정수도를 건설하겠다고 공약하고, 그 공약을 실행한 장본인이 노무현 전 대통령 신행정수도 공약은 황당하고, 세종시 원안은 포퓰리즘이라면서 맹비난하고 있다. 자신이 하면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것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하면 황당함과 포퓰리즘인가.

 

김영삼 전 대통령은 세종시 원안을 비판하고, 수정안을 찬성하기 전에 1992년 10월 "집권하면 11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전으로 이전해 대전을 제2의 행정수도로 만들겠다"는 공약부터 반추하는 것이 대한민국 14대 대통령을 역임한 사람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다.  


태그:#김영삼, #세종시, #대전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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