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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의 꿈과 이상을 생태로 그리다."

 

오는 25일은 고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지 만 2년째 되는 날이다. 주인공은 없지만,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이날 화가 김은곤씨가 고 노무현 대통령의 꿈과 이상을 생태로 그린 작품 전시회가 시작되는 것.

 

25일부터 3월 7일까지 봉하마을회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김씨의 일곱 번째 개인전으로, 제목은 '마른 풀 봄을 노래하다'이다. 김씨는 지난해 이른 봄부터 봉하마을에서 그림을 그렸다. 마을에 입주해 봉하마을의 생태를 화폭에 담은 것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귀향한 뒤 마을 앞 습지인 화포천 환경정화 활동을 벌이고, 마을 주민들과 작목반을 구성해 '봉하오리쌀'을 재배하기도 했다. 고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꿈과 이상을 마을공동체와 더불어 봉하마을과 화포천을 생태친화적으로 가꾸는 데에서 실현하고자 한 것이다.

 

김씨의 이번 작품 활동은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작업에 물이 오를 즈음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화가 또한 전직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를 감당하기 버거웠다. 한동안 번민의 시간을 보낸 뒤 화가는 다시 붓을 들고 봉하마을의 사계절을 화폭에 담았다.

 

김은곤씨의 작품 속에는 봉하마을의 자연이 정겨운 눈빛으로 담겨 있다. 김씨는 바닥에 낮게 깔린 풀꽃, 개망초와 노랑어리연, 자운영을 화폭에 옮겨 놓았다. 수많은 풀꽃들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그려냈다.

 

'마른 풀 봄을 노래하다' 연작은 갈색 마른 잎들 사이로 돋아나는 새싹의 경이로움을 예찬한다. 물속에 잠긴 마른 갈대의 모습에서 한 해의 푸르름을 뒤로한 계절의 흔적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가을대추와 구절초 꽃잎들을 나무판에 그려넣어 시간의 순리에 따라 결실을 내놓는 '봉하의 가을'을 이야기한다. 화포천의 습지에 스러진 나무에서 뻗어나는 가지들을 통해 생멸의 이치 속에 담긴 대자연의 생명력을 노래하기도 한다.

 

'봉하의 봄'은 갈아엎은 논을 그린 풍경화로서 형상 묘사보다는 장면 포착에 중점을 둔 그림이다. 밀짚모자와 자전거를 통해서 지난해의 아픔을 아름다운 기억으로 되살리는 '그해 여름'도 있다. 혼자서는 우뚝 설 수 없는 풀이 사물을 타고 올라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풀기둥'은 생명현상에 빗대어 삶의 이치를 포착하려는 화가의 은유적 서사를 대변한다.

 

작가 김은곤씨가 그린 풀꽃 그림은 산하 어디에나 널려 있는 식물 일반을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생태공동체를 지향하는 봉하마을의 특수성을 포착해내고 그것을 다시 생명을 성찰하는 예술언어의 보편적 가치로 재생산한 게 특징이다.

 

부산에서 태어난 김은곤씨는 1992년 부산, 서울, 전주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연 뒤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는 민주공원에서 "민주공원 기증작 기획전"(2005년)과 "어제의 붓, 오늘의 눈"(2008년) 등의 전시회를 열어 왔다.

 

 

 


태그:#고 노무현 대통령, #화가 김은곤, #봉하마을, #화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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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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