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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오키드식물원에는 3천여종의 난과 허브가 자라고 있다. 한 겨울임에도 식물원 안은 허브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고 있으며,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는 식물들이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 세계 최대 실내 식물원 태안의 오키드식물원에는 3천여종의 난과 허브가 자라고 있다. 한 겨울임에도 식물원 안은 허브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고 있으며,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는 식물들이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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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이어 2009년 세계 안면도 꽃박람회를 유치하며 태안은 명실공히 '꽃의 도시'로 입지를 굳혀 가고 있다. 게다가 연중 백합꽃축제, 연꽃축제 등을 개최하고 있는데다가 천리포수목원 등 태안은 사시사철 다양한 꽃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어 '꽃'하면 '태안', '태안'하면 '꽃'이 연상될 정도로 이제 태안은 꽃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로 거듭나고 있다.

사시사철 난과 허브의 매력을 느껴보세요

특히, 태안의 대표 식물원인 천리포 수목원에 버금가는 사시사철 난과 허브의 매력에 한껏 빠져볼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난과 허브 실내 관광농원은 태안이 꽃의 도시로서의 명성을 알리는데 한 몫하고 있다.

바로 태안군 남면 진산리에 위치하고 있는 오키드식물원이 그곳으로 3천여 종에 이르는 난과 허브의 낭만적 분위기와 갯벌체험, 소금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어 자연과 어우러진 식물원을 찾으면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난 8일 찾은 오키드 식물원은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실내에 조성된 식물원의 환경으로 화려하게 꽃을 피운 각종 난과 가슴까지 상쾌하게 해 주는 허브의 향기로 가득 찼다.

'꽃의 도시' 태안에 위치하고 있지만 이곳은 지역주민들보다 오히려 외지인들에게 더 알려져 있어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잔잔한 음악의 선율과 함께 꽃의 매력에 빠져 식물원을 관람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겨울에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식물원을 직접 관리하고 있는 송대표의 꿈은 세계 최대규모의 실내 식물원으로서의 자부심으로 관광태안을 알리는데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 오키드식물원 송인국 대표 식물원을 직접 관리하고 있는 송대표의 꿈은 세계 최대규모의 실내 식물원으로서의 자부심으로 관광태안을 알리는데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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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여 평의 유리온실에 3천여 종에 이르는 난과 허브가 전시되어 있는 오키드 식물원을 사시사철 허브향기로 가득 채우고 있는 주인공은 송인국 대표로 지난 2004년에 경매를 통해 구입한 농원을 관광농원으로 바꾸어 지금까지 직접 식물원을 관리하고 운영해 오고 있다.

송대표는 "구입 당시 꽃을 길러 팔던 순수한 생산 농장에서 시대변화에 맞게 보여주는 농원으로 변화를 꾀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부가가치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하게 되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또 "입장료가 5천원인데 비싸다고 생각하는 관광객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모든 입장객에게 난과 허브 화분을 하나씩 의무적으로 나누어주기 때문에 입장료가 아닌 난을 구입하는 비용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기름유출, 꽃박람회, 신종플루 악재 거듭... 부도위기 몰려

사시사철 푸른 식물원을 만들기 위해 식물원 가족들은 한시의 쉴 틈도 없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쉴 틈없는 가족들 사시사철 푸른 식물원을 만들기 위해 식물원 가족들은 한시의 쉴 틈도 없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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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드 식물원의 한달 매출액은 날이 풀리는 봄에는 1억여원 정도에 이르고 식물원측에서 산출한 자료에 따르면 연평균 1일 700여명의 관광객이 찾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식물원은 최근 큰 위기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가 태안에는 큰 전기를 마련해줬지만 오키드 식물원에는 커다란 상처를 남겨주었다. 또한, 2007년 기름유출사고, 지난해 신종플루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식물원 운영에 크나큰 위기를 안겨주었다.

이러한 여파로 인해 송대표는 부도의 위기에 처했다고 전한다. 송대표는 "꽃박람회와 연계해 패키지관광 코스로 오키드식물원, 팜카밀레, 천리포수목원 등을 연계했다면 이렇게까지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을텐데... 그로 인해 너무나 힘들어서 계좌도 죽이고, 부도직전까지 갔었다"며 "어떻게든 살리려고 농림부, 농촌공사 등 백방으로 뛰어다녔고 그 결과 시범사업으로 지정되는데까지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결국 시범사업이 취소돼 또 한번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고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송대표의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좌절하기에는 그간의 고생이 너무나 억울했다. 그는 다시 힘을 냈다. 그의 눈물겨운 노력이 빛을 발했을까. 농림부에서 구원의 손길이 왔다. '경영회생 지원자금'을 신청하라는 통보였다.

송대표는 현재 1/4분기 '경영회생 지원자금'을 신청했고 심사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꼭 심사에 통과해야 할텐데..." 송대표는 이러한 걱정으로 요즘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단다.

지자체 관심 아쉬워... 관광태안 알리는데 일조할 터

송대표의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간판 하나도 마음대로 내걸지 못할 정도로 관공서의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송대표는 "일본의 경우 1개 현에 식물원이 2~3개 정도 있을 정도로 주민들의 정서를 순화시키는데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는 공익사업이다"라며 "청양 '고운식물원'의 경우 군청에서 간판을 다 설치해줬는데 여기에서는 개인 돈을 들여서 설치한다고 해도 설치하지 못하게 한다. 있는 간판이나 떼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관광도시인 만큼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보조사업으로 인력을 지원하는 등 관공서의 도움이 절실한 상태라고 호소했다.

현재 회생절차를 밟아가고 있다는 송대표는 매일같이 난과 허브의 향기에 취해 살아가는 일상이 어떠냐는 질문에 웃음을 보이며 "식물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난 프로라고 생각한다"며 "꽃을 내 자식처럼 아끼고 가꾸고 애착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식물원 운영에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감정에만 빠져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송대표는 또 "관광 사업만 잘 해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역축제시에 주변의 관광자원을 잘 활용해 패키지 투어를 한다면 관광객들에게 서비스도 제공해 줄 수 있고, 태안의 관광 활성화와 경제 회생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의 말도 전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식물원인 오키드 식물원을 '꽃의 도시' 태안을 알리는데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힌 송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실내 식물원 규모로는 세계에서 제일인 만큼 넓은 공간을 활용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 아늑한 관광농원으로 만들어 한번 찾은 관광객들이 또 한번 찾아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그:#오키드식물원, #송인국, #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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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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