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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ranged by Chance_90x120.6_Inkjet print_2008
Arranged by Chance_90x120.6_Inkjet print_2008 ⓒ 최봉림

 

 Arranged by Chance_90x120.6_Inkjet print_2008
Arranged by Chance_90x120.6_Inkjet print_2008 ⓒ 최봉림

 
사진평론가로서 한미사진미술관 부설 한국사진문화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봉림이 지난 4일 2006년에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에서 개최한 첫 번째 개인전에 이어 두 번째 개인전을 공근혜 갤러리에서 오픈하였다.
 
최봉림은 첫 개인전에서 난해하고 추상적이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내러티브를 내포하고 있는 작품을 전시하였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서는 표면적으로 사실적이고 지시적으로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작품을 전시하였다.

 

이번에 전시한 작품들은 나방과 밤벌레를 불빛을 이용하여 특정한 종이표면으로 유도한 이후에 우연히 형성된 조형적인 형태를 인공조명을 사용하여 재현한 최종 결과물이다.

작가는 작업의 전 과정을 자신의 표현의도에 의해서 진행하였지만, 벌레들이 만들어내는 형태는 예측이 불가능하므로 전적으로 우연에 의존하여 최종 결과물을 생산하였다.

 

그러므로 개념적이기는 하지만, 우연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사진 찍기 방식으로 결과물을 제작한 것이다. 작품을 제작하는 조금은 복잡하고 지루한 과정이 작가의 섬세한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Arranged by Chance_126x90_Inkjet print_2009
Arranged by Chance_126x90_Inkjet print_2009 ⓒ 최봉림

 Arranged by Chance_126x90_Inkjet print_2009
Arranged by Chance_126x90_Inkjet print_2009 ⓒ 최봉림

전시작품들을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각기 다른 컬러의 종이표면에 벌레들이 떼를 지어서 조형적인 외관을 생성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선 시각적으로 보았을 때 특정한 형태미가 시각적인 재미를 제공하고 있고, 작가의 표현의도 대로 사진의 매체적인 특성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대중들이 선호하는 일반적인 미적가치와는 간극이 있는 듯하다.

 

그리고 작가가 이번 전시를 개최한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중들의 예술작품에 대한 일반적인 선호도와는 관계가 없어 보이므로 작품판매와 관계된 상업적인 성공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외에도 전문적인 미술작품 수집가들이 그의 작품을 수집하기에는, 사진 평론가로서의 명성과 관계없이 작가로서의 경력은 미미한 것이 엄연한 사실이기도하다.

 

작가는 첫 번째 전시와 더불어서 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하면서 다른 작가들의 전시서문을 쓰지 않는 행보를 보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첫 개인전 이후 자신이 직접 기획하여 동덕 갤러리에서 열린 기획전에 작가로 참여한 전시 이외엔 작가로 초대받아 참여한 단체전 경력이 전무하다. 그러므로 그의 첫 번째 개인전은 성공적인 전시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평론가 최봉림의 두 번째 개인전은 전시의 완성도보다는 앞으로 그가 작가로서 어떠한 활동모습을 보이는가에 따라서 성공여부가 달라질 것 같다.

 

한국미술뿐만 아니라 한국사진도 40대 초반이하 젊은 작가중심으로 새롭게 지형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 50대인 그가 앞으로 작가로서 어떠한 활동을 펼치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염려스럽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이번 전시는 사진 평론가 최봉림이 앞으로 작가로서 성공적인 변신을 하게 될지 관건이 되는 중요한 사건이다.

덧붙이는 글 | 2010. 2. 4 - 2. 28 ㅣ 공근혜 갤러리


#최봉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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