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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모든 국민이 정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5일 선친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탄생 100주년 기념 행사가 열린 호암아트홀에서 기자들이 고 이병철 전 회장 경영철학 중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거짓말이 없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맞다. 모든 사람이 정직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당연히 정직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거짓말이 없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사회로 진보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직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라는 기득권 세력들이 정직성이 한창 뒤떨어진다.

 

거짓말이 없는 세상과 모든 국민이 정직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이건희 전 회장도 가슴에 손을 얹고 한 번쯤 생각해보면 과연 국민들에게 정직하라고 요구할 자격이 있는지 새겨보아야 한다. 2007년 10월 삼성비자금 양심고백을 한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연말 이건희 전 회장 사면 복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말 코미디야. 단군이래 이렇게 큰 규모의 탈세사건이 있었나? 유죄판결을 받은 지 얼마나 됐다고, 자신의 딸들 손잡고 유유히 웃는 모습이 대부분의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리고 말야(<오마이뉴스> "나의 삼성 폭로는 야사로 남을 것이다"-2010.02.03)

 

단군이래 가장 큰 탈세를 하고, 아들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자기 이익을 위해 비자금을 조성함으로써 그 피해는 나라와 사회,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그런데도 그는 웃는 얼굴로 사람들 앞에 등장했다. 진실을 알리려고 한 사람은 '배신자'가 되고, 엄청난 탈세와 비자금을 만든 사람은 사면 받고 국민들에게 정직하라고 설교하고 있는 이 어처구니없는 현실 앞에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 아고리언 '흑백테레비'는 "이건희 회장님, 국민보다 삼성부터 정직해지는게 어떨까요?"라는 글에서 "정말 거짓말없는 세상이 되라고 말하고 싶다면 삼성부터 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잔혹한 소년'은 "이건희 전 회장의 말 한 마디에 빵 터지다"라는 글에서 "사회는 정직해야"하지만 "세금 내기 싫어서 각종 편법 불법 행위를 저지르며 자식들에게 돈을 물려준 사람이 누구지요. 정당한 수사를 방해하기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시도한 사람이 누구지요. 검찰, 정치인 등 힘 있는 사람에게 돈을 주라고 한 사람은 누구인지" 따져 물었다.

 

다음 누리꾼 '오라몽'은 "도덕과 윤리라는 말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며 "자기가 얼마 전에 사면 받았다는 사실을 벌써 까먹은 모양, 사면을 받았다는거는 죄를 지어었다"는 것인데 국민들에게 정직하라는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따졌다.

 

'근'은 "내가 아는 '정직'이라는 단어 말고 신조어가 생긴 모양"이라며 "어느 분의 가훈도 정직인데 그거랑은 거리가 멀어보이고 이번에는 이분도 정직이라는 말을 쓰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알던 '정직'이란 단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정직'이라는 말의 뜻이 뭔가요"라고 비꼬았다.

 

그런데 우리 언론들은 이 전 회장이 "삼성이 약해지면 경영에 복귀할 수 있다"는 발언을 자세히 보도하고,  일부 언론은 이건희 전 회장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울먹이는 사진까지 실어 보도하기도 했다. 보도할 뿐 정직하라는 발언을 비판하는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유죄판결을 받고 넉달 만에 사면을 받은 사람이 거짓말이 없는 세상을 위해 국민들에게 정직하라고 했다면 그 말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것인지 언론이라면 짚고 넘어가야 한다. 김용철 변호사 말차럼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는데 문제를 제기하는 언론을 찾아볼 수 없으니 안타깝다.

 

이건희 전 회장이 정말 국민이 정직해지기를 바란다면, 삼성그룹 모든 임직원들에게 김용철 변호사가 지은 <삼성을 말한다>부터 읽도록해야 한다. 눈엣가시같은 사람이 쓴 책이지만 세계 일류기업이 되기 위해 삼성 임직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내용들이 많기 때문이다.

 

썩어 들어가는 곳을 도려내야 산다. 지금 당장은 아프겠지만 삼성을 살기 위해서 해야 한다. <삼성을 말한다> 필독서로 하고 나서 국민들이 정직하면 좋겠다는 말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태그:#이건희, #정직, #삼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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