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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부산하다. 뭐 하느라 시끄러운가 봤더니, 딸애 방에 책이 쌓여 있다. 아내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아이들이 보던 그림책을 깨끗이 닦으며 말했다.

 

"너희들 이 책 다 읽은 거야?"

"다 읽은 거잖아요."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당근(?)을 던진다.

 

"이 책 한 권 읽는데 100원이다. 읽은 책은 빠짐없이 노트에 적어라. 엄마가 진짜 읽었는지 확인할 테니 대충대충 읽지 말고 제대로 읽고."

 

이게 현명한 걸까? 미련한 걸까? 당근이 통했을까, 아이들은 침대에 배를 깔고 책을 읽었다.

 

 

책 필요한 곳? 책 없어서 탈, 서로 주라고 해

 

"책은 왜 죄다 꺼내놨어?

"아이들 책 정리하려고. 당신도 좀 도와요."

 

초등 5ㆍ6학년에 올라갈 예정인 아이들 책을 진즉 정리해야 했다.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 정리 중이다.

 

"책 어떻게 하려고?"

"깨끗이 닦아서 필요로 하는 곳에 줘야죠."

 

"그거 좋은 생각인데. 어디 줄 곳 있어?"

"걱정 마요. 없어서 탈이지, 서로 주라고 난리에요."

 

아이들 책을 집에 들일 때가 생각난다. 우리 부부는 즐거운 마음으로 책에 아이들 낙관을 찍었다. 내보낼 생각하니 약간 서운하다. 그나저나 아이들은 권 당 100원인 책 읽기에 열심이다.

 

 

어릴 때 읽던 책 다시 읽는 소감? 팍팍 박혀요!

 

"당신, 왜 권당 100원을 붙인 거야?"

"그래야 아이들이 책 내용을 다시 생각하겠죠. 못 읽었던 책은 이 기회에 다시 읽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다. 이런 거라면 반대할 필요 없을 터. 아이들이 읽은 책 목록을 보니 50권을 넘겼다.

 

"벌써 5천원 벌었네. 어릴 때 읽던 책 다시 읽는 소감 한 마디 해라."

"요즘은 짧은 책 안 읽는데 새로워요. 깊이 들어 있어 못 읽은 책도 있네요. 알긴 아는데 다시 읽으니까 기억 속에 팍팍 박혀요."

 

이 정도면 효과 만점이다. 이렇게 쉬는 책들은 돌려보면 좋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다음과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책, #낙관,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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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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