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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장은 엄기영이 아니라 김우룡이다."

 

지난해 MBC 경영진이 사실상 대거 해임되고 공영방송 사장이 임기 중에 사퇴를 강요당한 뒤 항간에 떠돈 말이다. 해가 바뀌고 다시 이 말이 '사실'로 회자되고 있다. 방송문화진흥위원회(이사장 김우룡, 이하 방문진)는 PD수첩이 무죄판결을 받자, PD수첩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라며 MBC에 대한 압박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3일 MBC 최대주주인 방문진은 'PD수첩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는 기자회견을 갖고 "PD수첩 공작 수사의 진상부터 밝혀라"면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MBC노조 2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 방문진 사무실 앞에 모였다. 노조원들은 'PD수첩 진상조사 정권의 특명이냐' '정권의 하수인 김우룡은 물러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문재완, 차기완, 최홍재 등 여당 측 이사들이 지나갈 때마다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과 방문진의 MBC 장악 음모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MBC가 PD수첩 진상조사를 거부하면 저들은 이번 주총에서 스스로 재신임한 사장까지 갈아치우려 들 것이다. 수렴청정도 모자라 직접 MBC를 통치하려는 수작을 부릴게 뻔하다."

 

MBC노조는 "낙하산 부대로 KBS를 짓밟은 것처럼, MBC에도 또 다른 낙하산 사장을 투입하려는 기도가 현실화 된다면 즉시 강력한 총파업 투쟁으로 국민과 함께 결연히 맞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근행 본부장은 "PD수첩이 사법부에 의해 무죄라는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념적 공세를 취하는 집권여당의 사법부 흔들기에 방문진 이사들이 동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진상조사위원회 안건 상정 자체가 저들의 의도를 보여준다"며 "엄기영 사장이 저들의 말을 따라 진상요구를 허용하면 이제껏 자신이 말해온 정도를 벗어나는 것, 밖으로부터 퇴진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성철 수석부위원장은 엄기영 사장의 앵커 시절 유행어였던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언급하며 "PD수첩은 단순한 시사 프로그램이 아니라 MBC를 상징하고 공영방송을 대표한다"고 말했다.

 

방문진은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PD수첩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및 운영' 안건을 상정했다. 그러나 방문진의 역할이 MBC의 경영 관리, 감독이기 때문에 보도, 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조사는 '월권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엄기영 사장은 <뉴스데스크> 아이티 사과방송과 관련해 직접 보고하기도 했다.

 

정권교체 이후 출범한 8기 방문진은 MBC 전체 지분의 70%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이다. 지난해 12월 10일 방문진은 엄기영 사장 이하 MBC 경영진 전원의 사퇴서를 받고, 그 중 4명을 수리했다. 또한 엄 사장이 추진하려던 신임 경영진 인사안이 방문진에 의해 부결되기도 했다.

 

김우룡 이사장은 2006년 한나라당 추천으로 2006년 한나라당 추천으로 제3기 방송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2008년 출범한 뉴라이트 계열의 언론감시기구 공정언론시민연대의 고문을 역임하고, 2009년 7월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로 선임됐다.

 

이근행 본부장은 김우룡 이사장을 비판하며 "저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MBC를 손아귀에 넣으려고 한다, MBC를 지키고 국민을 위한 '성스러운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손일수 기자는 오마이뉴스 11기 인턴 기자입니다.


태그:#MBC, #엄기영, #김우룡, #방송문화진흥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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