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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2일 제5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선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유권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2010 인물열전'을 시작합니다. 인물열전은 자유로운 형식으로 각 자치단체별 유력 후보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이종걸 민주당 의원.
 이종걸 민주당 의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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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7일 오전 수원 경기도의회 프레스룸에는 난데없이 OO제과 '오예스'가 뿌려졌다.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이종걸(52·안양 만안)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의 보좌진은 기자회견 참석자들에게 부지런히 오예스를 나눠줬다.

이날 이 위원장이 들고 나온 지방선거 공약은 '5S' 정책. 교육(Schooling), 일자리(Small&Medium enterprise), 안전(Safety), 지속가능한 삶(Sustainability), 자치(Self-governance) 5개의 가치를 요약한 줄임말이다. '오에스(5S)'를 내세우기 위해 '오예스'를 나눠줬다는 게 이 위원장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다른 뜻도 있었다. 1월 30일 오후 국회에서 만난 이 위원장은 "오예스가 초코파이를 따라잡은 사실을 아느냐"고 농담을 건넸다. 후발주자인 '오예스'가 선두주자인 '초코파이'를 한 때 제과시장에서 뒤집었던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오예스'처럼 당내 경선에서 '초코파이'를 뛰어넘겠다는 뜻도 담겼다는 얘기다. '초코파이'는 물론 김진표 최고위원이다.

'오예스' 이종걸 vs. '초코파이' 김진표?

이 위원장은 김 최고위원이 범야권후보로 부적합한 이유로 '진보와 불화'를 꼽았다. 참여정부 시절 각종 경제정책을 오른쪽으로 돌려 놓은 정책입안자를 진보진영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김 최고위원으로는 야권단일화가 힘들다는 것이다. 반대로 자신은 "진보진영과 교집합이 가장 큰 후보"라는 장점을 내세웠다.

당내 경선과 본선 승리 전략으로 그는 '대반전'과 '야권단일화'를 선택했다. 당내 경선에서 '김진표 대세론'을 꺾고 상승세를 탄 후 야권단일화로 김문수 지사를 꺾겠다는 뜻이다. 그는 "어설픈 대세론으로는 김 지사를 이길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야권단일화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그동안 민주당은 단 한번도 양보한 적이 없다"고 솔직한 자기 반성을 내놨다. 그는 "이번에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문을 열겠다"고 말하며 또 다른 야권 후보인 심상정 전 대표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유시민 전 장관이나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등도 만나 선거연합을 제안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

이종걸 민주당 의원.
 이종걸 민주당 의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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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표 최고위원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다. 각종 여론조사를 볼 때 김 최고위원이 김문수 현 지사의 대항마로 부각되고 있는데, 당내 경선에서 이길 전략이 있나.
"우선 나는 미래형이지만, 다른 이들(경기도지사 후보군)은 과거형이다. 시간이 갈수록 희망을 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자부한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미래와 과거의 대결이라고 본다. 김 지사는 경기도지사 한 번 더 하면 끝이고, 당내 다른 후보(김진표)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여태껏 당내 경선을 보면 '반전'이 (유권자의) 관심을 유발시켰다. 경선과 본선을 성공적인 축제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세론을 꺾는 이변이 필요하다. 김진표 대세론이 승리의 확신에 찬 대세론이라면 반전이 의미가 없겠지만, 지금은 어설픈 대세론이다. 이번 선거는 대반전을 통해 본선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내고 야권후보단일화를 해야 이길 수 있다."

- 야권후보단일화의 적임자를 자임하는데, 김 최고위원은 이른바 '진보후보'로 부적합하다는 주장인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다른 개혁세력, 진보세력과 통합된 힘의 시너지 없이는 강적 김문수를 꺾기 힘들다. 따라서 민주당 후보는 최소한 진보세력에 거부감 없는 후보여야 한다. 여기에 가장 강점 있는 후보가 이종걸이다. 또 김 최고위원은 참여정부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펴 온 장본인이다. 참여정부는 유독 경제정책만 나름대로의 색깔을 포기했다. '좌측 깜빡이'가 아니라 '우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한 거다. 그 장본인이 바로 경제부총리였던 김 최고위원 아닌가. 오히려 김문수 지사와 짝퉁이라고 볼 수 있고, 그래서 대립각이 제대로 안 선다."

"이번 선거가 대리전? 기사 재밌게 쓰려는 구도에 불과"

- 이 위원장의 출마를 '당권파-비당권파'의 세 대결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우선 지적할 것은 대리전은 없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는 이종걸이 어떻게 뚫고 나가서 이기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다른 사람을 대리한다는 게 있을 수 있나. 전략상으로도 안 맞다. 다만 혼자 힘으로 어려우니 어떤 분들은 도와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기사를 재미있게 써 보려는 구도에 불과하다. 나로선 좀 억울한 얘기다. 비당권파와 가까운 분들이 상대적으로 내게 우호적이긴 하지만, 이는 대리전이 아니라 인간관계로 봐야 하지 않나."

- 손학규 전 지사의 힘이 절실할 것 같은데, 도움을 요청했나.
"지금은 천정배-추미애 의원이 도와주고 있다. 손 전 지사도 찾아뵈었다. 마음으로 도와주고 싶어 하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두어 시간 정도 만나 대화를 나눴는데, 손 전 지사도 어떤 방식으로든 민주당이 승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전폭적으로 지원하실 거라고 본다."

- 야권후보단일화를 승리의 전제조건으로 보는데, 진보진영은 민주당의 기득권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 단일후보가 되기 위해 기득권을 포기할 생각도 있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민주당은 단 한 번도 양보하지 않았다. 따라서 (민주당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심 전 의원의 말이 맞다. 당내에서 봐도 민주당은 한 번도 양보할 생각이 없으면서 말로만 협상에 끌어들이고, 결국 문을 닫아버렸다. 개혁진보진영의 대표성, 당선 가능성 등을 적절히 안배한 일정한 룰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그 룰을 만드는 데 심 전 의원이 더 (양보가) 필요하다고 요구하면 언제든지 문을 열겠다."

- 양보하겠다는 생각 속에는 정세균 대표가 제안한 지방공동정부 구성까지 다 포함되나.
"정 대표의 지방공동정부라는 게 어떻게 해석되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정 대표를 비판했다. 지방공동정부를 제안하면서 양보 가능성을 보인 것은 긍정적이다. 그 정신은 존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정 대표가 그런 얘기를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또 지방공동정부 구상이 도정의 일부를 진보세력에 맡긴다는 건지,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시키겠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아직 함부로 이야기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 국민참여당이 공식 출범해 경기도에서도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 뿌리가 같은 식구인데, 어떻게 끌어안을 생각인가.
"국민참여당은 원래 하나였다가 분열돼서 둘이 된 것이다. 그래서 진보진영의 단일화와는 차원이 다르다. 다시 하나로 돌아가면 된다. 단순히 세력이 분화된 것이지 개혁성, 정책 우선 순위 등에서 (민주당과) 별 차이가 없다. 아직 국민참여당이 어떻게 경기도지사 선거에 참여할지 불투명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따로 가게 된다면 상당한 위기를 불러온다. 어떻게든 감정을 자제하고 연대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만약 선거기간 중에라도 수평적 통합을 하게 된다면 국민과 우리 세력에 신선한 촉진제가 될 수 있다. 유시민 전 장관, 이재정 대표 등과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 이번 주 중으로 만나려고 한다."

"저나 심상정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 된다면 MB 정책 모두 끝난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
 이종걸 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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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공약이 다 준비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현 지사와 어떻게 다른 도정을 이끌 생각인가.
"출마 선언 때 발표한 게 '5S' 정책이다. 그래서 출마회견장에서 '오예스'를 나눠줬다. 왜? 초코파이와 비슷한 오예스가 '초코파이 대세론'을 꺾은 상징이기 때문이다(웃음). 5S 다섯 개의 가치를 통합적으로 보면 더 이상 '무한경쟁'을 하지 않고도 더 많은 혜택을 골고루 나눠줄 수 있는 경기도를 만들자는 거다. 학생과 학부모가 즐겁고 살기 좋은 경기도, 일자리를 나누고 늘어나는 경기도, 안전한 경기도, 서울 주변부를 벗어난 다핵 중심 구조의 경기도를 만드는 게 내 꿈이다. 특히 서울로부터 독립한 자립형 경기도가 돼야 한다."

- 만약 도지사에 당선된다면 MB 정책과는 많이 부딪힐 것 같다. 4대강 같은 경우는 어떤가.
"분명한 것은 저나 심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가 되는 순간 이명박 정부가 4대강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경기도를 통과하는 모든 MB 정책은 끝난다. 4대강 뿐 아니라 대결적 대북정책도 끝내겠다. 평화통일 화해협력을 담당하는 부서를 따로 두겠다. 북한과 접한 경기도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MB 복지와 다른 '선순환적 구조'의 생산적 복지 구조도 만들겠다."

-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인데, 현재 논란이 되는 교육자치에 대한 의견은 뭔가.
"지방 교육자치는 우리 헌법의 한 축이다. 하지만 현재도 미흡하다. 도교육감을 직접 뽑고 있는데도 교육자치 총수에게 주어지는 자치 역량은 반도 안 된다. 참여정부도 그랬지만, 지금 정부는 '효율' 측면에서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를 통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소한 고등교육을 제외한 모든 교육의 영역은 지방자치로 가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사실은 고등교육과학기술부가 돼야 하고, 나머지는 다 지방자치로 가는 게 맞다. 따라서 현재로선 정치 중립적 교육감과 교육위원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옳다. 교육위원도 직접 선출해야 한다."

-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건립으로 건국절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우당 이회영의 후손으로 어떤 생각이 드나.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보는 사람들은 과거 임시정부의 법통과 항일 투쟁의 역사를 부인하고 있다. 항일 운동했던 사람들은 건국에 기여하지 않은 이들로 본다. 백범 김구 선생도 그냥 역사 속 테러리스트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건국의 아버지로 치켜세운다. 일제시대도 우리의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본다.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이다. 이게 뉴라이트의 실체고 MB 정부의 기본이념이다. 답답한 일이다. (목소리를 높이며) 반민족주의자들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것은 역사의 또 다른 불행이다. 국민들의 잠깐 착각이 이렇게 큰 역사적 불행을 초래했다는 것이 또 다른 역사의 교훈이 되리라고 본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1월 2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지지하는 동료의원들과 함께 만세를 외치고 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1월 2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지지하는 동료의원들과 함께 만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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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경기도지사, #이종걸, #김진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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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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