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진중권 전 중앙대 겸임교수.
 진중권 전 중앙대 겸임교수.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PD수첩> 제작팀의 광우병 보도 무죄 판결과 관련해 시사평론가 진중권(47)씨가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진씨는 이 글에서 "PD수첩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취재 내용을 왜곡했다"고 주장한 번역가 정지민(29)씨에게 성경을 인용해 "이웃에 대해 거짓증언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정씨가 "그동안 주제넘게 설쳐왔고, 거짓말 아니면 맹구처럼 횡설수설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또 "거짓말을 하다보면 말이 자꾸 길게 늘어진다"며 "(정씨의 해명이) 이제는 거의 논문 길이가 됐고, 좀 더 있으면 변명글이 책 한 권이 되겠다"고 비꼬았다.

이어 그는 "정씨가 너무 어려서 검찰과 언론의 농간에 속아 실수한 것이라고 치고, 학자가 되려는 자신의 꿈을 위해 이쯤에서 깔끔히 사과하고 끝내는 게 어떠냐"고 썼다.

다음은 진씨가 블로그에 올린 글 전문.

정지민 양이라고 있었지요? 보수언론에서 키워주니, 저 잘나서 그러는 줄 알고 이리저리 설치다가 이번에 확실히 관광당한 아가씨. 어처구니없는 것은 검찰과 보수언론에서 피디수첩을 비난하고 기소하는 유일한 근거가 이 아가씨의 말이었어요. 파트타임 보조번역자... 그런데 이제 어쩌지요? 그 짓을 한 덕에 언론 탔지, 책 냈지, 심지어 용감한 시민상까지 탔는데... 법원에서는 이 모든 것의 근거가 된 정양의 행위를 간단히 요약하네요.

1. 정양은 방송 전체의 취지를 알 처지에 있지 않았다. 즉 그동안 주제넘게 설쳐왔다.

2. 정양의 진술은 믿을 수 없다. 즉, 거짓말, 아니면 맹구처럼 횡설수설했다.

요즘 뭐 하나 싶어서 들렀더니, 정지민양이 장문의 변명글을 올렸더군요.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격이지요. '오캄의 면도날'이라는 개념이 있지요. 모든 설명은 되도록 간단한 게 좋습니다. 자꾸 거짓말을 하다 보면 말이 복잡해져요. 이제 와서 정양은 a variant of CJD=vCJD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하네요. 하지만 PD수첩이 방송할 당시에는 테입에서 그 부분을 못 봤을 거라는 논리입니다. 그러니 일부러 오역을 했다는 거죠. 하지만...

1. 빈슨 어머니는 자기 딸이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PD수첩에서 미국까지 가서 인터뷰를 한 거죠.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없다면, 미쳤다고 만나러 갑니까?

2. 빈슨 어머니 스스로 여러 차례에 걸쳐서 자기 발언을 확인해 주었지요. 인터뷰에서 자기가 자기 딸이 a variant of CJD, 즉 vCJD에 걸렸다고....

3. 빈슨 가족이 병원측을 상대로 미국의 법원에 낸 소장에도 병원에서 아레사가 vCJD 판정을 받았다고 적혀 있지요.

4. 당시 미국의 언론에서도 아레사 빈슨이 광우병으로 의심된다고 보도가 됐었지요.

5. 아레사 빈슨을 부검한 것도 바로 광우병에 걸렸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지요.

도대체 뭘 근거로 a variant of CJD = 그냥 CJD라고 우기는지 모르겠네요. 이제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정당화하려다 보니, 말이 자꾸 길게 길게 늘어지는 겁니다. 이제는 거의 논문 길이가 다 됐고, 좀 더 있으면 변명글이 책 한 권 분량이 되겠어요. 지금 죽을 죄를 졌다고 석고대죄를 해도 션찮을 판에 끝까지 오리발 내미네요. 우리 정양, 너무 어려서 검찰과 언론의 농간에 속아 실수한 것이라 치고, 학자가 되려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이쯤에서 깔끔히 사과하고 끝내시는 게 어떠실지?

마지막으로 우리 정양을 아끼는 마음에서 귀중한 성경 말씀 한 자락. 구약성서 출애급기 20장 16절 말씀이예요. 십계명이라고 해서 꽤 유명한 구절인데... 그 중에 아홉번째예요.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찌니라."

아멘. 할렐루~야.....     


태그:#PD수첩, #정지민, #진중권, #광우병, #무죄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6,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