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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와 자본에 맞서 '이기는 투쟁'을 이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지도부를 누가 맡을 것인가. 또 일부 후보들이 사퇴한 가운데, 오는 28일 열리는 대의원대회는 제대로 치러질 것인가.

 

대의원 간접선거로 치러지는 제6기 민주노총 임원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위원장-사무총장 선거엔 김영훈-강승철 후보(기호1)와 허영구-이정행 후보(기호2)가 출마해 겨루고 있다. 여성명부 부위원장엔 정혜경·노우정 후보, 일반명부 부위원장엔 양동규·정희성·주봉희·정승호·정의헌·배강욱 후보가 출마했다.

 

위원장-사무총장에 출마했던 임성규-신승철 후보는 지난 11일 사퇴했고, 여성할당 부위원장 김경자·반명자 후보와 일반명부 부위원장 홍광표·손영태 후보도 지난 14일 사퇴했다.

 

일부 후보가 사퇴했지만 합동유세는 계속되고 있다. 광주전북, 제주전남에 이어 18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는 부산경남을 대상으로 한 합동유세가 열렸다. 앞으로 울산(19일), 대구경북(20일), 대전충청(21일), 경기강원(22일), 서울인천(25일) 합동유세에 이어 사이버정책토론회(26일, 27일)가 열린다. 선거는 28일 오후 KBS88체육관에서 진행된다.

 

기호 1번 "무기력과 결별하자" - 기호 2번 "책임지는 집행부"

 

현재 위원장-사무총장 선거가 치열하다. 기호1번 김영훈 위원장 후보는 전국운수노조 초대위원장을 거쳐 지금은 철도공사 부산본부 철도기관사로 있고 강승철 사무총장 후보는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을 거쳐 광주 기아자동차 조합원이다. 이들 후보는 "현장에서 준비된 승리하는 민주노총"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기호2번 허영구 위원장 후보는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다섯 차례 지냈고 2006년 '비정규악법 저지' 투쟁으로 구속·해고됐으며, 이정행 사무총장 후보는 기아차노조 수석부위원장을 거친 '금속활동가모임 소집권자'다. 이들 후보는 "강한 민주노총, 당당한 조합원"이란 구호를 외치고 있다.

 

18일 저녁 창원에서 열린 합동 유세에서 각 후보들은 모두 자신들이 민주노총을 살릴 적임자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영훈 위원장 후보는 "철도 노동자들은 반MB(이명박)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데 민주노총은 과연 무엇을 했는가. 반MB 최전선에 서 있는 노동자들의 피눈물을 엄호하지 않으면 민주노총의 투쟁은 거짓"이라며 "이번 선거는 무기력과 결별하는 것이며, MB에 대한 선전포고다"라고 말했다.

 

그는 "28일 대의원대회를 사수해야 한다. 단지 후보를 뽑는 선거가 아니라 MB에 선전포고하는 날이기에 이를 무산시키려는 어떠한 것에도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은 간선제인데, 죄송하다. 제도를 탓할 것이 아니라, 조건을 탓할 것이 아니라, 간선제라도 제대로 하자. 국민에게 우리의 진정성을 호소하자. 상대 후보를 비난할 기회가 있으면 MB를 비판하자"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노총의 자랑스러운 투쟁을 복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 촛불소녀들에게 우리는 거대한 보수다"며 "조합원 80만 명의 지혜를 모은다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고통 받고 신음하는 민중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민주노총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강승철 사무총장 후보는 "조합원과 소통하고 신뢰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곳곳에서 노동자·민중의 투쟁이 처절하게 진행되고 있다. 민주노총의 씨를 말리려는 정권에 어떻게 맞서지 않을 수 있겠나. 내부적으로 혁신하고 단결을 강화해 나가고, 농민과 청년학생의 힘을 모아 반MB 투쟁의 대반격을 시행할 것이다. 뼈를 깎는 자성과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호2번 허영구 위원장 후보는 "민주노총이 그래도 (우리가) 부여잡고 가야 할 희망이라면, 민주노총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면서 "1987년 대투쟁 이후 23년이 흘렀다. 긴 세월이 지났다. 지난 20여 년 동안 5000명에 가까운 동지들이 구속되고, 수백 명의 열사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요즘도 한 해 2500~3000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재해를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힘이 없다. 우리 사업장과 고용을 지키기 위해 연대하기도 어렵다. 안타까워하고 있다"면서 "민주노총이라고 쓴 작업복을 입고 나가기 부끄러울 정도다. 이명박 정권은 지난 정권과 달리 민주노총을 완전히 궤멸시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허 후보는 "정권은 민주노총에 총공세를 펴고 있다. 이제 노동운동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한다. 자본과 권력 앞에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 파업을 남발하고 집회를 해서 집으로 돌려보내며 책임지지 않는 집행부가 아니라, 끝까지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없이 끝나버리는 투쟁이 아니라 조그마한 투쟁도 강고한 연대로 만들어가는 투쟁이 돼야 한다"며 "끈질기게,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조직하고, 어떠한 희생을 감내하더라도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행 사무총장 후보는 "동지들을 보면서 새로운 희망을 본다. 활동가는 헌신성, 도덕성, 투쟁성이 있어야 한다. 도덕성과 헌신성이 없으면 동지들은 따르지 않는다"며 "이제는 공조직이 살아야 한다. 그래야 많은 대중이 믿고 따른다"고 말했다.

 

 

부위원장 후보들도 '민주노총이여 부활하라'

 

부위원장 후보들도 목청을 높였다. 맨 먼저 연단에 선 양동규 후보는 "진정한 통합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선거에서 통합하는 것이라기보다 투쟁과 실천에서 통합이어야 한다. 조합원들에게 100가지 생각이 있는 것을 탓하지 말고 지도부라면 조합원을 한데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헌 후보는 "대의원대회가 성사되겠느냐고 우려하는데, 성사시켜야 한다. 어떻게 하든 대의원들이 모여서 결정을 내고 힘을 모아야 하고, 그것에 따라 전진해야 한다"면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민주노총이 하나로 힘을 모아나가는 조직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희성 후보는 "어렵고 힘든 비정규직 노동조합 투쟁도 지역본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비정규직의 눈물을 누가 닦아 주겠나. 바로 동지들이다. 투쟁은 어렵지 않다. 이제 희망을 주는 민주노총이 되어야 하고, 이기는 투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정승호 후보는 "선배들의 그 뜨거운 투쟁이 없었던들 후배들이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었겠나. 그런데 열사 투쟁마저 분노와 눈물이 사라지는 요즘 혹시나 나태해지거나 관성화되는 것은 아닌가"라며 "22살이던 전태일 열사만큼은 하지 않더라도, 전체 노동자 계급의 희망으로 민주노총이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성 부위원장 후보들도 연단에 올랐다. 정혜경 후보는 "한국노총 조합원으로 10년간 노동자 생활을 했고, 그러다가 깃발만 보고도 가슴이 뛰었던 민주노총 조합원이 되었다"면서 "민주노총이 사회 각계에서 지탄받고 이익집단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을 바꿔보고 싶다. 이명박 정부와 한판 붙어볼 만하지 않나. 사회 각계에 희망을 주는 민주노총이 되자"고 말했다.

 

노우정 후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많다. 따뜻한 관심과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노동운동을 자본과 정권에 대한 분노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분노만으로 되지 않더라. 빠진 것은 사랑이더라.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하는 것이 민주노총의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위원장-사무총장#대의원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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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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