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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현지시각) 아이티 수도인 포르토프랭스의 카나페 버트와 패션빌 지역엔 12일 발생한 진도 7.0 규모의 강진으로 집을 잃고 오갈 데 없는 이재민들이 사용되지 않는 주차장 등에 캠프를 만들어 살고 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은 이날 이들에게 옷, 위생키트, 고열량 비스킷, 물통 등을 배분했다. 공동체조직자인 마자트 가이(Mazzard Guy)는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에게 "이 지역에 공동 이재민 캠프를 만들어 살게 된 이후 공식적인 분배의 손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도움의 손길이 오고 있는 걸 봐서 정말 기쁘지만,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음식과 물입니다. 약을 먹을 약간의 물조차도 없습니다. 피해를 입은 많은 사람들이 탈수증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세계가 우리를 위해 기도했으면 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이 절실합니다."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에 따르면, 인구의 절반이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는 극빈국 아이티의 참상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공항이 파손되고 수많은 학교, 보건소, 건물들, 대통령궁도 무너져 내렸다. 시내 곳곳에 시체들이 즐비한 상황이며, 집이 일부 무너진 사람들도 여진의 두려움으로 거리에 나와 생활하고 있다.

 

 

다음은 월드비전 인터내셔널 긴급구호팀이 월드비전 웹사이트를 통해 전해온 소식이다.

 

"현지 상황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며 시신이 여기저기 그냥 쌓여있고, 더운 날씨로 부패의 위험이 크다. 대부분의 집들이 무너지거나 파손됐고 내부에 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부분 길거리에 남은 공간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은 그냥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계속되는 어려움으로 인하여 강도나 약탈이 늘어나 심리적 불안감이 늘어난 상황으로 월드비전은 안전전문직원들 두 명을 추가로 파견하여 직원 및 구호물자 안전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아이티는 2008년 1천여명의 사망자를 낸 태풍 재건복구사업도 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이번 재난을 당하게 되어 피해가 더 크다."

 

무너진 삶의 터전을 보며 통곡하는 사람들, 부모를 잃고 울고 있는 아이, 길거리에 넘쳐나는 수습하지 못한 시신들의 모습은 아이티의 참혹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유일한 희망은 세계 곳곳에서 전달되는 따뜻한 구호의 손길이다. 절망의 늪에서 '희망'을 발견하기 위해 국제기구와 구호단체들은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긴급구호활동과 더불어 성금모금을 통해 아이티 난민들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주기 위해서다.

 

월드비전 개인기부자만 2만여 명... 모금액은 3억 8천만 원

 

월드비전은 아이티 강진을 카테고리 3(피해규모 최고), 레벨 3(월드비전 대응 최고)로 선포하고, 모금을 비롯한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월드비전 한국'은 14일부터 모금활동을 시작, 18일 오전 기준으로 총 3억8000여만 원이 모였다고 밝혔다. 또한 초기 10만 달러 모금액 목표가 이미 달성돼 향후 50만 달러로 모금액 목표를 조정했다. 모금액은 우선 현지에서 급한 의료품과 담요, 식수, 위생용품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우리의 따뜻한 마음만이 그들에게는 희망입니다"

[인터뷰] 정지선 월드비전 국제구호팀 과장

 

"우리 돈 2만 원이면 임시대피소를 만들 수 있는 방수포를 지원할 수 있고, 1만원이면 휴지와 비누, 치약, 칫솔 등의 물품으로 구성된 위생키트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집을 잃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재민들이 여러분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월드비전>은 매우 분주했다. 200년 만의 강진이라는 아이티 참사 이후, 월드비전 직원들은 하루 24시간도 부족해 보였다. 바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손에는 아이티 현장과 관련된 사진과 자료들이 들려 있다.  

 

정지선 월드비전 국제구호팀 과장도 모금액 확인과 긴급구호 현장지원으로 쉴 틈이 없어 보였다. 정지선 과장은 '전세계의 사람들에게 아이티 구호에 동참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는 "긴급구호는 초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피해규모가 달라진다"며 "우리의 따뜻한 마음만이 희망을 잃은 그들을 일으켜 세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지선씨와 나눈 일문일답.    

 

- 월드비전의 긴급피해조사 경과는 어떠한가?

"강진으로 초토화된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만 최소한 100만 명이 지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는 15만~20만 명으로 잠정 집계 중이다. 정확한 파악은 어려운 상황이다. 피해자들에게 긴급구호활동이 시급하다. 특히 필요한 물품이 식량, 식수, 피난처, 의료용품과 약품이다."

 

- 월드비전의 아이티 현장 긴급구호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월드비전은 아이티 강진을 카테고리 3(피해규모 최고), 레벨 3(월드비전 대응 최고)로 선포하고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카테고리와 레벨 모두 최고라는 것은 '가장 큰 재난'이란 뜻이다. 지금처럼 가장 큰 재난으로 분류된 경유는 미얀마 싸이클링 사태와 중국 쓰촨성 지진 등이다. 

 

아이티 강진은 사실상 재난분류 '5'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재난사고다. 월드비전 아이티는 기존의 보유하고 있던 식수, 의복, 위생키트, 조리도구 등 구호물품들을 2천여 가구에 배분했으며, 17일에는 추가로 5천 가구 분의 구호물자(방수포, 담요, 조리도구 키트, 위생키트, 물통)를 배분했다. 또한 긴급의약품을 아이티 시내 11개 병원에 지원하기도 했다. 월드비전 자원봉사자들은 이동보건소를 운영 중이며, 긴급구호팀 30여 명이 아이티에 파겨돼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월드비전 한국은 초기 긴급구호사업비로 3만 달러(한화 약 3700만 원)를 지원했다."

 

- 아이티 현장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구호를 펼치는 부분은 어디인가?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피해가 심각하다. 특히 월드비전은 아동들의 피해를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번 재난으로 인해 아동들의 보호환경이 더욱 열악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아이티의 아동들은 이미 수천 명이 아동노동의 피해자이고 아동권리도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 강진이 부모가 일하고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해서 고아가 많이 생겼다. 아동들을 위한 보호사업을 1~2주 내로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아동쉼터를 만들어 정신치료와 음악치료 등으로 지진 발생으로 받은 내적상처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 현장에 파견된 긴급구호팀과의 연락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현장과 후원국의 상황을 서로 전달하기 위한 월드비전 웹 사이트가 있다. 월드비전 직원만이 볼 수 있는 곳으로, 재난현장과 관련한 최신정보가 계속 업데이트 되고 있다. 긴급구호인트라넷을 통해 현지직원들과 소식을 나누고, 위성전화와 이메일을 활용해 현장을 파악한다. 우리측도 모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려주고 현장에서 급히 필요한 물품에 따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월드비전 아이티 강진 긴급구호 본부는 도미니카 공화국 국경 지역인 지마니(Jimani)로 물자창고를 비롯한 임시 사무소에서 긴급구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월드비전 현지 직원들의 피해는 없는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일하던 직원 90명 중 40여 명만 현재 업무에 복귀했다. 현지 직원들의 피해상황은 정확히 조사되지 않았다. 사망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으나 직원 가족의 실종 등은 보고되고 있으며 직원들의 집이 무너지는 등의 피해가 많았다. 월드비전 아이티의 임시사무소 또한 무너져서 직원들은 지금 주차장, 무너진 건물 밑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 아이티 재난에 마음 아파하는 국민들이 많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수치상으로 최소 30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그건 아이티 전체 인구의 1/3이다. 긴급구호는 재난발생 초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피해규모가 달라진다. 얼마나 신속하게 구호물자를 배분할 수 있느냐에 따라 살릴 수 있는 생명이 늘어난다. 지금 그들은 꿈도, 희망도 없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물리적으로 너무도 피폐한 삶을 살고 있다.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 긴급구호활동을 지원하면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데 어떻게 우리를 도와줄 생각을 하셨어요'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한 끼 식사, 커피 한 잔의 가격이 아이티에서는 목숨을 좌우하는 일이다. 아이티 구호의 가치를 생각해보고 동참해달라. 우리의 따뜻한 마음만이 그들에게는 희망이다. 구호현장에서 희망은 피어나고 있다."

 

 

아이티 지진피해복구 후원에 동참하려면 월드비전 홈페이지, 전화문의(02-784-2004).

덧붙이는 글 | 손일수 기자는 오마이뉴스 11기 인턴입니다. 


태그:#아이티, #구호활동, #월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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