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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우포늪 하류에 있는 상리다리를 찾은 박대현 교수가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에서 보이는 왼쪽이 상류인데, 과거에는 왼쪽과 오른쪽에 20cm 정도 낙차가 있었으나 지금은 없어진 상태며 이로 인해 물의 흐름이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13일 우포늪 하류에 있는 상리다리를 찾은 박대현 교수가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에서 보이는 왼쪽이 상류인데, 과거에는 왼쪽과 오른쪽에 20cm 정도 낙차가 있었으나 지금은 없어진 상태며 이로 인해 물의 흐름이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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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협약 등록습지'이고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국내 최대 자연습지인 창녕 우포늪이 '비상사태'다. 지난해 5월 완공된 '토평천다리'로 인해 물길이 차단되어 우포늪의 수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공사 중인 '함안보'가 준공되면 낙동강에서 가까운 우포늪의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은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와 우포늪 일대 현장조사를 벌이고, 15일 낸 보고서를 통해 "흔하게 놓는 다리 하나가 우포늪을 호수로 만들었다"며 "우포늪 수위상승 문제를 정밀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현장 조사는 지난 13일 이루어졌다.

우포늪 하류에 만들어진 상리마을 앞 다리다. 위 사진에서 다리 왼쪽이 상류인데 물이 고여 있다. 아래 사진은 다리 하류 모습이다.
 우포늪 하류에 만들어진 상리마을 앞 다리다. 위 사진에서 다리 왼쪽이 상류인데 물이 고여 있다. 아래 사진은 다리 하류 모습이다.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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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되고 있는 다리는 2009년 5월 준공된 '토평천다리'(일명 상리다리)다. 경남 창녕군 이방면 상리마을 앞에 있다. 상리다리는 낙동강에서 1.4km 상류에, 우포늪에서 3.5km 하류에 있다.

우포늪의 물은 쪽지벌을 지나 토평천을 따라 낙동강으로 유입된다. 상리다리가 들어선 지점의 경우, 이전에는 상류와 하류 사이 낙차가 커 유속이 빨랐다.

그러나 이번에 현장조사를 벌인 마창진환경연합은 "놀랍게도 상류와 하류 간 낙차는 수위상승으로 확인할 수 없었으며 물의 흐름도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며 "상리다리로 인한 수위상승 영향이 명확하게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우포늪은 지금 얼음으로 덮여 있다. '대대제방'에서 전체 광경을 살펴본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사무국장은 "한눈에 봐도 우포늪은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으며 대대제방 전면 우포늪 곳곳에 형성되어 있었던 수초 섬들이 사라지고 없었다. 물속에 잠겨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때문에 우포늪의 수면적은 과거보다 훨씬 더 확장되었다는 사실이 한눈에 확인되었다. 지금 우포늪은 늪이 아니라 물이 가득한 호수가 되어 있다"며 "우포늪의 수위상승 문제에 더해 최근 닥쳐온 한파로 수면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겨울철새들의 서식환경을 급격하게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포늪 생태계는 이전과 많이 달라지고 있다. 임희자 사무국장은 "우포늪의 정감 있는 경관을 연출하여 주던, '고무대야'를 허리춤에 동여매고 몸은 물속에 둔 채 손을 더듬어 수초에 매달려 있던 논고동을 잡던 아주머니들의 모습(이른바 '머구리 작업')이 사라졌다"며 "이는 우포늪의 수위가 상승하여 '머구리 작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우포늪 비상사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호수로 변해버린 우포늪... 함안보 설치되면 문제 더 심각"

2008년 2월(위 사진)과 2010년 1월(아래 사진)의 우포늪 모습이다. 수초와 철새가 어우러져 있던 2008년과 달리, 지금은 얼음으로 덮인 호수 같은 모습이다.
 2008년 2월(위 사진)과 2010년 1월(아래 사진)의 우포늪 모습이다. 수초와 철새가 어우러져 있던 2008년과 달리, 지금은 얼음으로 덮인 호수 같은 모습이다.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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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진환경연합과 박재현 교수는 '함안보'가 들어서면 우포늪 생태계 변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4대강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는 함안보 설치로 인하여 낙동강 관리수위가 7.5m(최근 정부는 5m로 조정)를 유지하게 된다면 이로 인하여 토평천 1.4km까지 수위상승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상리다리 설치지점이 낙동강으로부터 1.4km 지점에 해당되며, 따라서 상리다리에서 배수로를 통하여 물을 배수한다고 하여도 함안보로 인한 영향으로 상리하류가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고 있어 배수의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상리다리 하류 토평천은 함안보로 인해, 그리고 상리다리 상류는 상리다리로 인해 일정한 수심이 유지되고 이 때문에 우포늪 수위는 지금 같은 호수상태를 벗어나기가 어렵게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우포늪의 생물종은 낙동강과 유기적 연계 속에서 서식하고 있으며, 낙동강의 여울과 소로 인하여 형성된 다양한 수심은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할 수 있게 해주었다"며 "그런데 낙동강에 함안보와 합천보가 설치되고 낙동강을 준설하게 된다면 낙동강의 생태계는 파괴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우포늪의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창진환경연합은 보고서를 통해 "상리다리로 인한 우포늪 수위상승, 함안보로 인한 침수피해 예시, 낙동강과 토평천의 수위상승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먼저 우포늪 수위상승 현황에 대한 자료를 명확하게 정리하여 남기고, 이것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우포늪과 쪽지벌이 연결되는 토평천 구간과 상리다리의 현황을 조사해야 한다"며 "이후 빠르게 우포늪의 수위상승 원인을 제거하고 토평천을 원상회복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함안보 설치로 인하여 토평천이 수위상승의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다면, 상리다리와 관련한 대책수립 과정에서 함안보 관련 대책도 동시에 고려해 검토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들은 "상리다리로 인한 우포늪 수위상승은 함안보로 인한 저지대 침수문제를 미리 본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며 "관계당국은 상리다리를 계기로 함안보가 우포늪에 끼칠 수 있는 수위상승 문제를 정밀 검토하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우포늪 위치도.
 우포늪 위치도.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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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우포늪, #람사르협약 등록습지, #4대강정비사업, #함안보,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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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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