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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끄러운 진행을 보여주고 있는 장근석씨. 배우를 아끼는 팬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사진입니다. 위 사진은 디시근갤러 까라인의 허락을 얻어 사용합니다. 위 사진을 변형하지 마십시요.
▲ 2009년 에스비에스 연기대상 사회진행을 하고 있는 장근석씨, 문근영씨, 박선영아나운서 매끄러운 진행을 보여주고 있는 장근석씨. 배우를 아끼는 팬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사진입니다. 위 사진은 디시근갤러 까라인의 허락을 얻어 사용합니다. 위 사진을 변형하지 마십시요.
ⓒ 디시근갤러 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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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일. 에스비에스 방송을 보고 있었습니다. 배우들 상 받는 거를 보려고 하기 보다는 장근석씨와 문근영씨의 진행을 구경하고 싶어서 졸린 눈을 부릅뜨고 지켜봤습니다. 진행하는 사회자를 지켜보는 것. 저 같은 일반사람이, 참관할 수 있는 그런 자리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마추어도 가끔은 어떤 자리에서 진행을 해야 할 때가 있거든요. 지켜보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얻어내고는, 모두 잠든 밤에 홀로 깨어 즐거워했습니다.

공로상을 수상하신 반효정씨가 수상소감을 말 할 때 제 자세는 정좌였습니다. 누워서 들을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존경하는 서산대사와 백범의 목소리를 반효정씨에게서 들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니 그 소감은 제 스승님께서도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아무나 말 하지 않는 경구... 다시 한 번 더 마음속에 새겼습니다.

저도 종교인이지만, 사실 공영방송에서 종교적인 언사를 너무 남발하는 연예인들을 볼 때면 공인답지 못해 보입니다. 그 곳은 종교의식을 거행하는 장소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텔레비전을 보유하면 시청료가 전기요금에 붙어서 강제징수 당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더 그러면 안 되는 겁니다. 그래도 올 해는 좀 덜했습니다. 대신에 모든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유별나게 가족이야기를 많이 꺼내더군요. 그런 상황 속에서 반효정씨의 수상소감은 아주 참신하게 다가왔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애송하셨다는 시가 떠오릅니다. '눈 내린 길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훗날 다른 사람에게 이정표가 되리니.' 배우인생 끝날 때까지 깨끗한 눈길 함부로 걷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작년에 큰 어르신들이 꽃이 지듯이 가버리실 때, 고 여운계씨의 소식을 듣고 울었습니다. 감상에 젖은 아줌마 맘일 수도 있지만, 진심으로 그녀의 작품들을 보면서 좋아한 배우였거든요. 그래서 더욱 반효정씨의 수상소감은 무게를 가지고 다가왔습니다. 그 소감을 말씀하실 때, 사회자 자리에 있던 장근석씨와 문근영씨는 겸손한 자세로 경청했더군요. 장근석을 사랑하는 팬이 찍은 사진에서,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봤습니다.

2009년 에스비에스 연기대상 시상중 수장자의 소감을 경청하는 장근석. 위 사진은 저작자의 허락을 얻어 사용합니다. 재배포는 가능하나 변형은 금지입니다.
▲ 경청 중인 장근석 2009년 에스비에스 연기대상 시상중 수장자의 소감을 경청하는 장근석. 위 사진은 저작자의 허락을 얻어 사용합니다. 재배포는 가능하나 변형은 금지입니다.
ⓒ 디시미남갤러 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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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말을 할 때 예의를 갖춰 정중하게 경청하는 자세. 사실 집안에서 조차 그런 태도를 가지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동시에 두 사람 말을 들어야 할 때는 더더욱 어렵지요.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은 동시에 스테레오로 들리는 말소리를 아주 잘 들으면서 대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거든요. 그리고 그 두 사람 옆에서 단아하게 서 있는 박선영 아나운서를 보면서 튀지 않으면서도 시청하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세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말도 잘 하고,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 하고, 연기도 잘 하고, 팬들도 아껴주는 장근석씨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이 이야기 할 때 경청하는 자세를 보여준 그 모습이 좋았습니다. 바로 제가 배워야 할 자세더군요. 처음부터 끝까지 진중한 자세를 잃지 않고, 자칫 지루하기만 했을 시상식을, 손짓하나, 말 한 마디, 움직이는 동선까지도 지켜보게 하는 힘을 가진 장근석씨였습니다. 

겨울방학동안, 특별이벤트로 아이들과 함께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는데, 장근석씨, 문근영씨, 박선영 아나운서를 참관하며 얻어낸 알맹이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역시 모든 것은 바로 사람을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인가 봅니다. 아이들이 엄청 신나하며 책 속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진행하는 엄마의 진행솜씨도 더 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2009년 에스비에스 연기대상 사회를 보는 장근석. 위 사진은 디시장근석갤러리 까라님의 허락을 얻어 사용합니다. 사진을 변형하여 사용하지 마세요.
▲ 사회 보는 장근석 2009년 에스비에스 연기대상 사회를 보는 장근석. 위 사진은 디시장근석갤러리 까라님의 허락을 얻어 사용합니다. 사진을 변형하여 사용하지 마세요.
ⓒ 디시근갤러 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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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효정씨의 소감처럼, 장근석씨도, 문근영씨도, 눈길을 함부로 밟지 말고, 길을 찾아서 또박또박 걷다보면, 언젠가는 연예계라는 투명유리 같은 곳에서도 스스로 강한 사람이 되어 뒤 후배들에게 이정표 같은 표식을 남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 할 때 그 곳에서 넘치는 향기는 먼 곳까지 날아가겠지요. 연말에 소아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라고 좋은 일 하던 장근석씨의 팬들처럼, 그와 관련된 사람들이 눈길을 밟는 마음으로 걸어가길 바랍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 겸손한 자세로 경청하던 두 사람을 생각하며, 저도 그 자세를 가지고 오늘을 살아봅니다. 올 한해도 가진 재능을 맘껏 발휘하며, 연말에 다시 시상식 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때쯤이면 저도 아마 아이들 독서모임 진행하는데 발전이 있겠지요.


태그:#장근석, #2009년 SBS연기대상, #반효정 수상소감, #디시장근석갤러리, #디시미남이시네요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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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 . 구강건강교육 하는 치과위생사. 이웃들 이야기와 아이들 학교 교육, 책, 영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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