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군대 갔다온 사람들은 안다. 입대 초반기 내무반에서 한번 찍히면 군대 생활 내내 괴롭다는 것을. 

 

지난 2일자 <오마이뉴스>기사 '모두 욕하는 현대차노조를 왜 옹호하냐고?'에 대한 반응을 보면 현대차 노조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시각이 이와 유사함을 느끼게 한다.

 

기사가 나간 후 <오마이뉴스>와 포털사이트에는 많은 댓글들이 달렸다. 특히 <야후>에는 수백 건의 댓글이 올라왔다.

 

댓글의 대부분은 현대차노조와 이 기사를 쓴 기자, 기사를 게재한 <오마이뉴스>를 욕하는 내용들로 채워졌다. 올해 한 해동안 들을 욕을 한 번에 다 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입에 담지 못할 글도 있었다.

 

댓글이 특히 지적한 것은 "현대차노조 때문에 고통받는 비정규직과 하청업체의 고통을 아느냐"는 것으로 항의성 글들이 많았다. "현대차노조의 파업과 인금 인상으로 협력업체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사안을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답은 5일자 <동아일보> 1면 기사가 어느 정도 전해준다.

 

<동아일보>는 단독보도라며 '차 협력업체 울리는 '부품단가 깎기' 실태'를 제목으로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압력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중소기업들에 대해 적었다.

 

이 기사는 "지난해 11월 서울대 연구팀이 중소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동차·전자산업 하도급 거래 실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로 겪는 어려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다소 있다'는 응답이 44.7%,  '견디기 힘들 정도로 어렵다'고 응답한 수치까지 포함하면 전체 조사대상 중소기업의 53.1%가 납품단가 인하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고 적었다.

 

이 신문은 이어 "현대차가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그룹계열사인 부품업체 11곳에 주문을 몰아주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가격을 더 낮출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고 분석했다.

 

또한 신문은 "부품업체들은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임금 인상, 원자재 가격 인상 등 각종 인상 요인을 협력업체에 떠넘겨 자신들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며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현대차가 노사 협상에서 직원들에게 사상 최대의 성과급(1인당 1600만 원)을 주기로 한 것도 결국 협력업체들에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며 현대차노조에 지급된 성과급도 함께 언급했다.

 

현대차 조합원 "비정규직과 갈등 부추겨" 

 

현대차 조합원들은 현대차 노조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에 대해 "진실이 왜곡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대차노조 하부영 조합원은 5일 "현대차나 도요타차나 모두 차값이 인상됐는데, 차값이 오르면 하청업체 부품단가도 올라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회사측 이윤과 계열사의 이윤을 높이기 위해 하청업체 부품단가는 오히려 인하하고 있다. 이것이 노동자의 임금과 관계가 없는 이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화를 부추기는 쪽이 누구냐"며 "현대차노조가 비정규직법 반대로 정치파업을 했을 때도 '현대차노조 때문에 비정규직이 고통받는다'는 말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도 <야유>에서 관련 댓글들을 봤는데, 현대차노조나 기사를 쓴 기자를 빨갱이로 비유했더라"면서 "100명 중 1명만 진실을 말하는, 무서운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헌법에는 노동 3법을 보장하고 있고 파업도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면서 "그런데도 정당한 파업을 하면 안된다는 것은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현대차노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