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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날 아침에도 고장의 명산 백화산을 올랐습니다. '태안반도 태안청년회'에서 주최하는 '백화산 해맞이' 행사에서 '새해 축시' 낭송을 했습니다.

 

벌써 여러 번 '백화산 해맞이' 행사에서 '신년 축시'를 낭송해 왔기 때문에 올해는 정말 사양을 하려 했습니다. 혼자 도맡다시피 하는 것이 고장의 다른 시인들께 미안하고 모양도 좋지 않으리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집에까지 찾아와서 정중히 또 간곡히 부탁하는 태안반도 태안청년회 간부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는 없었습니다.

 

1일 아침 6시 태안반도 태안청년회 회원 승용차로 태을암까지 오른 다음 걸어서 정상으로 오르며, 새삼스럽게 백화산에 감사했습니다. 태안 읍내와 바짝 인접해 있는 높이 284미터의 아기자기한 형태의 바위산이 더더욱 정답고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또 그런 백화산을 바로 뒤에 두고 사는 태안 읍민들은 참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절로 들더군요. 한두 번 떠올린 생각이 아니지만….

 

매우 추운 날씨임에도 참으로 많은 이들이 산을 올랐습니다. 남녀노소 고루, 천 명도 넘을 것 같았습니다. 눈은 내리지 않고 춥기만한 날씨가 오히려 고마웠고, 새해 첫 일출을 볼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습니다.

 

행사는 진태구 군수와 이용희 군의회의장(전국 유일의  여성 기초의회 의장), 명수남 문화원장, 김진덕 태안반도 태안청년회장이 제관을 하는 제천제, 군수와 군의회의장의 새해 메시지 낭독, 전원 함성 지르기와 소원풍선 날리기, 안면도 소리짓발전소의 북 공연과 인형 춤, 새해 축시 낭송, 행운권 추첨, 떡국 나누기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비록 건강치 못한 몸이지만, 새해 첫날 아침 백화산을 올라 내가 직접 시 내용에 걸맞게 우렁찬 소리로 낭송했던 새해 축시를 여기에 소개합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13일 오후 태안군 이원면 '이원방조제'에서 열렸던 태안 '희망벽화' 준공식 행사에서 제가 직접 낭송했던 축시도 함께 소개합니다.

 

 

 2010년(경인년) 해맞이 행사 축시

 

 

태안 백화산에서 호랑이의 포효를 듣는다

 

 

2010년

2000년대의 첫 마디 해를 맞으며

태안 백화산 마루에서

호랑이의 포효를 듣는다

 

옛날, 백화산 날망 바위에도 앉아 있었다는 호랑이

숱한 왜구들의 침입에도 끄떡없이 백화산을 지키다가

왜병들의 신무기 앞에 동학군이 모두 스러져 간 이후

백화산에서 사라졌다는 호랑이 

 

왜군들의 군홧발에 백화산이 짓밟히던 때

백화산에서 사라졌던 호랑이의 포효 소리를

오늘 2010년의 첫 해돋이를 맞이하는

백화산 마루에서 다시 듣는다

 

오늘 우리가

백화산 마루에서 맞이하는 저 해는

분명 호랑이의 얼굴이다

호랑이의 눈이다

 

또한 오늘

백화산 마루에서 호랑이 해를 맞이하는

우리 모두는

호랑이다, 호랑이의 화신이다

 

호랑이의 기상을 지닌 사람들

일본인들이 한반도의 호랑이 형상을 시샘하여

오랜 세월 한반도는 토끼 형상이라 우기고 기를 죽였어도

호랑이 형상의 땅에서 나서

호랑이의 기상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오늘은 더더욱 힘차게

호랑이 소리로 함성을 지른다

 

비록 옛날 왜군들의 신무기에 밀려

백화산 호랑이는 사라졌을지라도

역사의식의 눈을 크게 뜨고

호랑이의 기상이 다시 백화산을 넘치게 하자

호랑이의 힘찬 포효로

태안의 심장 백화산을

다시금 호랑이들이 사는 산으로 만들자

 

우리는 한반도의 호랑이이고

태안반도의 호랑이들이다

호랑이의 기상을 안고

올해는 더욱 힘차게 살아가자!

  

(2010년 1월 1일 아침 백화산 정상 '해맞이' 행사에서 직접 낭송하다.)

 

 

 

태안 희망벽화 준공 및 세계 기네스북 도전 선포식 / 축시

 

 

태안의 희망, 무지개 잔치를 보다

 

 

오늘, 2009년 11월 13일

아스라이 펼쳐진

태안 이원방조제 위에서

형형색색의

무수한 꽃잎들을 본다

억만 송이, 만개한 꽃들이 연출하는

거대한 율동의 파노라마!

율동은 율동을 낳고

생동은 생동을 부르며

서로 힘껏 껴잡고 이어져서

한달음에 온 태안 땅을 휘감더니

돌연 힘차게 날아올라

하늘을 뒤덮는 새떼가 된다

온 하늘을 현란하게 장식하는

억만 마리 새들의 군무!

그 군무 속으로

빛다발 같은 용오름이 보이더니

용오름은 찬란한 쌍무지개가 되었다

무지개 속에는 오색 빛깔이 있다

열정이라는 이름의 빨간빛

수확이라는 이름의 노란빛

생명이라는 이름의 초록빛

희망이라는 이름의 파란빛

영광이라는 이름의 보랏빛

검은 기름이 가져왔던

재앙과 시련의 언덕 위에서

저 오색 무지개를 만드는

태안 이원방조제 희망벽화

오늘 이곳의 희망벽화는

우리 태안의 자랑이며 상징이다!

 

(2009년 11월 13일 오후 2시 태안군 이원면 이원방조제 기념식 현장에서 직접 낭송함.)

 

 


태그:#태안 백화산, #해맞이 행사, #태안반도청년회, #태안 희망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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