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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31일과 2010년 1월1일은 길게는 24시간 짧게는 1초 차다. 1초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너무나 크다. 1초로 인해 나이가 한 살 올라간다. 모든 사물이 새해로 인해 역사를 다시 쓴다. 또다시 10년을 약속하고 다짐해야 한다. 하루가 1년이다.

 

지는 해는 다대포남해 바다 수평선너머로 잠기고 있다. 한해의 액운을 바다 속 깊숙이 안고 빨려 들어갔다. 그러나 뜨는 해는 해운대백사장을 30만 명(추정)으로 가득 차게 만들었다. 우리의 희망과 소망을 안은 해가 가슴에 살포시 안겼다.

 

 

새해 첫날 새아침은 영하 6도였다. 부산 날씨치고는 꽤 추운 것이다. 그래도 새해 새 희망을 해님에게 빌고 싶은 마음에 추위쯤은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오늘은 해돋이를 보기 위해 지하철은 1시간 조기 운행을 했다. 지하철로 몰려든 시민들은 모두 눈만 내놓고 얼굴을 가려서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지하철의 수송능력은 대단하다.

 

오전 7시가 지나고 있는데 이미 백사장은 만원이다. 이 많은 사람들 중 총각처녀는 결혼을, 어르신들은 자신의 건강과 자식들의 사업번창 등 제각기 소원을 빌고 있다.

 

 

또 다른 곳은 풍선개선문을 만들어 해가 솟아오르는 시간에 맞춰 모두 하늘로 날렸다. 하늘에서는 소방헬기편대가 새해 첫날 축하 비행 쇼를 하고 지나간다. 하늘 한쪽에선 가오리며 방패연이 바람에 몸을 맞기고 제멋대로 흔들어 대고 있다. 모두들 한마음이다. 바다에는 해적선이 유람선으로 변해 바다를 떠돌고 있다.

 

작은 배들은 해적선주위를 맴돌며 바다 위에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갈매기가 빠지면 안 된다. 역시 배를 따라 다닌다. 먹기 위해서 아니면 살기위해서 둘 다 맞는다. 모두가 새해 첫날 떠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면서 축하에 동참하고 있다.

 

 

백사장을 꽉 매운 사람들을 누가 동원했다면 아마도 교통마비는 물론 지옥이 따로 없을 정도로 혼잡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 자발적으로 참석을 했으니 질서 또한 최고다. 이참에도 얄팍한 장사꾼들은 담요를 팔고 있다. 목구멍에 거미줄은 칠 수 없지 않는가?

 

 

한편 지는 해를 보기위해 다대포해수욕장 낙조분수대를 찾은 시민들은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잘못된 모든 일을 안고 가시라고 두 손 모아 기도를 하고 있다. 대형 소망우체통 앞은 소망엽서를 띄우기 위해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있다.

 

2009년은 우리역사상 가장 불행한 한해가 될 것 같다.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영면에 들었기 때문이다. 한분은 노환으로 또 한분은 불의의 사고로 가셨기에 더욱 국민들의 가슴속은 아프다. 영원히 2009년을 기억하고 있다. 2010년은 불행한 일이 없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국제신문 송고.


태그:#새해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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