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올해는 우리 강산에 피어나는 꽃들을 제대로 담아보고 싶다는 계획을 했습니다. 그동안 눈맞춤하지 못했던 들꽃들을 만나 '안녕!' 하고 인사하는 그 기쁨을 충만하게 느끼고 싶었지요.
그러나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아 용산참사가 터지고, 굵직굵직한 대형사고에 해당하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인 현안들에 대해 이 땅에 사는 사람으로서 관심을 안 가질 수 없었고, 뭔가 순리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막무가내식으로 우리 사회가 흘러간다는 생각에 개인의 취미 혹은 재미는 뒤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대통령의 죽음은 충격에 충격을 더해주면서 먹고살기 위해 찍는 사진 외에는 담질 못하게 했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담긴 들꽃사진들이 있긴 하지만, 올해는 들에 핀 풀꽃들도 슬퍼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들이 뿌리 내리고 사는 땅이 슬퍼서, 그들과 마음껏 눈맞춤하고 싶어하던 사람들이 뜸해서 그들도 많이 슬펐을 것입니다.
2010년, 다가오는 새해에는 풀꽃들도 환하게 웃는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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