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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3분이 중환이시다. 어떤 할머니는 입․퇴원을 다섯 번이나 하셨고, 움직이기도 불편하다. 건강하실지 조마조마했는데, 한 해를 넘겼다. 다행히 하토야마 일본 총리가 조금씩 긍정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사과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할머니들이 버텨주셔야 할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한 송년모임이 열렸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대표 이경희)이 28일 저녁 창원 캔버라호텔에서 송년회를 열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은 28일 저녁 창원 캔버라호텔에서 '할머니와 함께 하는 송년모임'을 가졌다. 사진은 고문희씨의 사회로 전통국악 공연을 하는 모습.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은 28일 저녁 창원 캔버라호텔에서 '할머니와 함께 하는 송년모임'을 가졌다. 사진은 고문희씨의 사회로 전통국악 공연을 하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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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28일 저녁 창원 캔버라 호텔에서 열린 '송년모임'에서 국악단의 공연을 보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28일 저녁 창원 캔버라 호텔에서 열린 '송년모임'에서 국악단의 공연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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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창원․진해지역에 사는 할머니 6명 가운데 3명만 참석했다. 참석하지 못한 할머니는 병원에 있거나 거동이 불편하다. 할머니들은 모두 88세부터 79세까지 고령이다.

마창진시민모임은 올해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이 단체는 통영거제시민모임(대표 송도자)과 함께 경남도의회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 결의문 채택'을 건의했는데, 경남도의회는 지난 24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또 통영거제시민모임이 건의해 통영․거제시의회도 지난 11월과 12월 각각 결의문을 채택했다.

마창진시민모임은 지난 11월 창원대에서 '일본군 위안부 희생자 2009 추모제'를 열었고, 어버이날에 앞서 지난 5월 6일 할머니들을 초청해 '위안행사'를 열었으며, 3월 1일 마산에서는 3․1절 90주년을 맞아 할머니들을 모시고 기념식을 열었다.

안타까운 소식도 들렸다. 통영에 살았던 고 김정애 할머니는 지난 5월 23일 운명하셨다. 고인은 5개월 넘게 힘겨운 투병생활을 해오시다 하늘나라로 가셨다. 1921년 통영에서 태어나셨던 김정애 할머니는 20살 되던 1940년 어망회사에서 일하고 나오다 강제로 납치되어 중국으로 끌려가서 5년간 '혹독한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은 28일 저녁 창원 캔버라호텔에서 '할머니와 함께 하는 송년모임'을 가졌다. 사진은 실내국악단 '휴'의 공연 모습.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은 28일 저녁 창원 캔버라호텔에서 '할머니와 함께 하는 송년모임'을 가졌다. 사진은 실내국악단 '휴'의 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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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국악단 '휴' 단원들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이 28일 저녁 창원 캔버라호텔에서 연 '할머니와 함께 하는 송년모임'에서 공연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실내국악단 '휴' 단원들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이 28일 저녁 창원 캔버라호텔에서 연 '할머니와 함께 하는 송년모임'에서 공연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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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일본의회 위안부 문제 해결 관련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운동

고문희 마산문화방송 기상캐스터의 사회로 할머니들과 함께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보건복지가족부․경남도 후원으로 찾아가는 국악공연을 하는 경남예술체험청년사업단인 '국악실내악단 휴'가 판소리(춘향가)와 남도민요, 대중가요 '칠갑산'을 연주했다. 할머니와 참가자들은 박수를 치거나 춤을 추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국악 공연을 감상한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는 "어릴 때 어머니 따라 시장에 가서 고무신 사 신으면서 약장사의 공연을 보았던 기억이 났다"면서 "오랫만에 어머니가 끌여 주시면 된장국 냄새 나는 공연을, 그것도 할머니들과 함께 볼 수 있게 되어 기뻤다"고 말했다.

이경희 대표는 "올 한 해 지역의 많은 사람과 단체들이 할머니들의 문제와 함께 해주어 고마웠다"면서 "내년 1월 '일본의회 위안부 문제 해결 관련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운동'을 벌일 것인데, 전국적으로 5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봉사활동을 해온 2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감사 선물을 받았다. 윤종현 민주노총 경남본부 국장과 유재심 마산보건소 호스피스다. 윤종현씨는 할머니들의 나들이 때마다 차량을 지원하고 운전기사를 도맡아 했으며, 유재심씨는 할머니들의 목욕 봉사에 앞장섰다. 마창진시민모임은 이들에게 목도리와 양말을 선물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28일 창원 캔버라 호텔에서 열린 '송년모임'에 참석해 선물을 받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28일 창원 캔버라 호텔에서 열린 '송년모임'에 참석해 선물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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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건강하게 뵙기를 기대한다"

임봉재 전국가톨릭농민회 회장은 "할머니들은 모두 조국의 어머니시다. 고생하시다가 누구 하나 반겨주지 않았던 숱한 시간을 견뎌내셨다. 늘 생각하면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가슴이 아픈데, 내년에도 건강하게 뵙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윤자 경남여성단체연합 회장은 "할머니들을 돌봐 주시는 분들도 고생하시고 축복을 받을 것이라 본다"면서 "무엇보다 할머니들이 살아 계실 때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당 대표로 있을 때 가끔 일본 대사관 앞에 가서 할머니들과 함께 있기도 했다"면서 "앞으로 할머니들을 위한 일이라면 몸을 아끼지 않겠다.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종엽 창원시의원,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강병기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문순규 민주노동당 마산시위원장, 송정문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할머니들의 나들이 때 차량 지원과 운전기사를 해온 윤종현 민주노총 경남본부 국장이 이경희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대표로부터 감사의 뜻으로 목도리를 받은 뒤 악수하고 있다.
 할머니들의 나들이 때 차량 지원과 운전기사를 해온 윤종현 민주노총 경남본부 국장이 이경희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대표로부터 감사의 뜻으로 목도리를 받은 뒤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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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대표는 28일 저녁 창원 캔버라호텔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송년모임'에서 목욕 봉사를 해온 유재심씨를 소개하며 양말을 선물했다.
 이경희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대표는 28일 저녁 창원 캔버라호텔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송년모임'에서 목욕 봉사를 해온 유재심씨를 소개하며 양말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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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일본군 위안부, #하토야마 총리, #일본 의회, #마창진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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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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