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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 세화고, 이화여고 등 9개 자율형사립고 신입생 공동 공개 전산추첨이 진행된 10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합격자 명단이 대형스크린을 통해 발표되고 있다.
 중앙고, 세화고, 이화여고 등 9개 자율형사립고 신입생 공동 공개 전산추첨이 진행된 10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합격자 명단이 대형스크린을 통해 발표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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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붙었어요."
"짜증 나, 1022번은 없네."

10일 오후 서울시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아래 자사고)의 공동 공개 전산 추첨이 이루어진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 안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배재고등학교와 세화고등학교를 포함한 9개 자사고에 지원한 중학교 3학년생들 중 전산추첨을 통한 합격자가 발표된 것. 당초 동성고등학교도 추첨을 통해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정원에 미달한 이 학교는 추가 모집 원서를 받았다.

합격자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발견한 학생들은 휴대전화기로 부모와 친구들에게 연신 전화를 걸었고 합격하지 못한 학생들은 풀이 죽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괜찮아, 네 탓이 아니야. 추첨인데 뭘, 기운 내." 끝낸 눈물을 보인 딸의 어깨를 두드려 주는 아버지의 모습도 보였다.

지난 3일 입학원서 접수를 마감한 서울시내 13개 자사고의 경쟁률은 평균 2.41대 1. 하지만 지역별로 편차가 심해 최고 경쟁률은 양천구 한가람고등학교의 7.50대 1, 최저 경쟁률은 종로구 동성고등학교로 0.59대 1이었다. 이른바 교육특구 지역에 자리한 학교들의 경쟁률이 높았으며, 전체 전형의 20%를 뽑는 차상위 계층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지원 기피현상도 두드러졌다.

학부모와 학생이 대형스크린에 나오는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이 대형스크린에 나오는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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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별로 합격자 명단이 게시판에 붙자 학부모와 학생들이 몰려들어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학교별로 합격자 명단이 게시판에 붙자 학부모와 학생들이 몰려들어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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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지원 학부모들 "외고 존속시키는 한 사교육비 문제 해결 안 된다"

자사고에 지원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경희고등학교에 지원한 이아무개 학생은 "외국어고등학교도 생각을 해보았는데, 영어 성적이 좋지 않아서 포기했다"며 "천문학과에 가고 싶은데 학교에서 수학, 과학 쪽으로 특별반을 만든다고 해서 지원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아들이 한양대학교부속고등학교에 합격했다는 이정미(42)씨는 "자사고로 전환하지 않았더라도 학군 내에서는 괜찮은 학교라고 생각해서 원서를 넣게 했다"고 밝혔다.

아들이 세화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 서아무개(45)씨도 "서울 소재 대학으로 진학하는 비율이 높아서 그 동네에서는 명문으로 꼽힌다"며 "이런 학교가 몇 군데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공통적으로 자사고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합격자 명단을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합격자 명단을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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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외고와 자사고 중에서 고민하다 경희고에 원서를 넣었다는 이명석(48)씨는 "성적은 외고에 가도 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사교육비가 신경 쓰여 자사고에 가게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어차피 일반고등학교에 가도 사교육비는 들 텐데, 과목 선정의 자율성이 있는 자사고가 그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지원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화여자고등학교에 합격한 민아무개 학생은 "외고보다 선택의 폭이 넓은 것 같고, 부모님도 '학원 안 가도 될 것 같다'고 하셔서" 이 학교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교과부가 발표한 외국어고 개편에 대해 자사고 학부모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천영(46)씨는 "외고 정원을 줄인다면 입학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질 것"이라며 "사교육비가 더 들면 더 들었지 절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미(42)씨도 "외고에 입학하기 위해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준비를 하는 집이 드물지 않다"며 "성적 우수한 아이들만 진학하는 지금 형태의 외고를 존속시키는 한 사교육비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고, 세화고, 이화여고 등 9개 자율형사립고 신입생 공동 공개 전산추첨이 진행된 10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 앞에서 정원에 미달한 동성고가 추가 모집 원서를 받고 있다.
 중앙고, 세화고, 이화여고 등 9개 자율형사립고 신입생 공동 공개 전산추첨이 진행된 10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 앞에서 정원에 미달한 동성고가 추가 모집 원서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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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자사고, #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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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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