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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9일 낮 12시]
 
"엄 사장 사표 제출은 방송섭정의 산물"
정상모 이사, 김우룡 이사장에 직격탄..."사표 수리 동의 못해"
 
엄기영 MBC 사장이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에 자신을 포함한 부사장 및 본부장 등 고위간부 8명의 사표를 제출한 것과 관련 "사표 수리를 해서는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10명의 방문진 이사 중 한 명인 정상모 이사는 9일 "이번 일괄 사표 제출은 (방문진의) 방송 섭정의 결과"라며 "내일(10일) 열리는 방문진 이사회에서 이를 항의할 예정이고, 사표 수리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방송문화진흥회가 '방송섭정진흥회'로 전락"
 
정상모 이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같이 밝히고, 특히 "방송문화진흥회가 '방송섭정진흥회'로 전락한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라며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친여 인사로 통하는 김우룡 이사장은 MBC 경영진을 임명하는 막강한 자리인 방문진 이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엄 사장의 거취를 거론하며 사퇴를 압박해왔다.
 
이에 대해 정상모 이사는 "엄 사장은 교체할 사유가 전혀 없다"며 "경영상의 오류를 범한 것도 아니고, 언론사 사장을 임기 중반에 교체하는 것은 언론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이사는 또 "방문진 이사회가 (엄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뉴 MBC 플랜' 이행 보고를 시킨 것 자체가 방송섭정 행위"라고 규정했다. 지난달 30일 엄 사장이 이사회에서 '뉴 MBC 플랜' 이행사항을 보고할 당시 정 이사는 이를 항의하며 퇴장한 바 있다.
 
엄 사장 등의 일괄 사표 제출은 정치권에서도 파장을 낳고 있다. 전 MBC 사장인 최문순 민주당 의원도 "엄 사장이 정치적 압력으로 중도 퇴진해서는 안된다"면서 "김우룡 이사장은 더 이상 압력을 넣지 말라"고 지적했다.
 
창조한국당도 논평을 내고 "표면적인 이유는 '뉴 MBC 플랜'의 부진에 대한 책임이지만 그동안 이명박 정권이 엄 사장에게 파상적인 압박공세를 펼쳐왔다는 점에서 명백한 언론탄압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방문진 "10일 엄 사장 등 재신임 여부 논의"
 
앞서 방문진은 이날 오전 엄기영 사장 등의 일괄 사표 제출 소식이 알려지자, 보도자료를 내고 이를 공식화 했다. 방문진은 "엄기영 사장은 7일 오전 MBC 이사 전원 및 감사의 재신임 여부를 묻기 위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며 "MBC 사장 및 임원진이 재심임을 물어 옴에 따라 10일 예정된 이사회에 이를 상정해 재신임 여부를 공식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문진은 또 "이사회에서 이를 논의한 후 MBC가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공영방송으로 빠른 시일 내에 안정될 수 있도록 한층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MBC 사장 인사권을 가진 방문진 이사회는 감사까지 포함해 10명으로 구성된다. 방문진 이사 중 과반이 찬성하면 엄 사장 등의 사표가 수리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사장 선임 문제를 제외하고는 상정된 안건에 대해 표결로 처리한 사례는 없었다. 김우룡 이사장도 취임 당시 이사회에서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할 것과 전원합의제의 합의 정신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방문진의 한 관계자는 "그간 운영과 관련한 책임을 물어 사장을 제외한 몇몇에 대한 사표를 수리할 수도 있고, 전격적으로 모든 임원의 사표를 수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엄 사장은 이날 오전 임원회의를 여는 등 예정됐던 사내 일정을 소화 중이며, 휴대전화를 비서진에 맡겨놓은 채 외부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1신 : 9일 오전 10시 30분]
 

9일 MBC 엄기영 사장이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게 전격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영 부사장과 본부장 6명(기획실장·보도본부장·제작본부장·편성본부장·기술본부장·경영본부장) 등 7명의 고위간부도 동반 사퇴하기로 했다.
 
엄 사장 등이 사표를 제출한 이유는 엄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뉴 MBC 플랜'과 관련 지난달 30일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이 "노력은 했으나 결실이 적다"며 사퇴 압박 발언을 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당시 김 이사장은 "앞으로 일부 본부장들은 볼 수 없을 것 같다"며 경질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은 내일(10일) 이사회를 열고 엄 사장 등에 대한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MBC 노조 "김우룡은 MBC 직할통치를 당장 중단하라"
 
엄기영 사장이 사표를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에서조차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앞서 김세영 부사장 및 본부장 6명은 이미 지난 4일 엄기영 사장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엄 사장은 지난 7일 오전 자신과 김세영 부사장, 본부장 6명의 사표를 김우룡 이사장에게 전달했다.
 
이와 관련 MBC 노조는 엄 사장의 사표 제출 사실이 알려지기 직전 '김우룡은 MBC 직할통치를 당장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방문진은 취임 이후 줄곧 MBC 시사-보도 프로그램들이 편파적이라며 제작진 고유의 영역으로 존중되어야 마땅한 보도, 제작, 편성에까지 사사건건 간섭하려는 야욕을 드러내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말도 안 되는 숙제를 내주고, 매주 이사회 때마다 경영진을 불러들여 검사까지 하더니, 결국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어느 날 갑자기 퇴짜를 놓은 꼴"이라고 성토했다.
 
MBC노조는 또 "김우룡 이사장의 경우, 명색이 공영방송의 이사장이라는 사람이 주주총회 같은 최소한의 형식이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말 한마디로 본부장을 갈아치우겠다는 발상을 한 것 자체가 어이가 없을 지경"이라며 "우리는 본부장들의 일괄 사표 제출을 방문진의 MBC 직할 통치 야욕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이런 상황에서 엄기영 사장은 왜 본부장들의 사표를 받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우룡 이사장의 충성 요구에 화답하기 위해서인가, 혹 자리 보전을 위해서라면 방문진 직할통치를 용인할 수 있다는 뜻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그러나 우리는 엄 사장이 이미 온 국민을 상대로 '방문진의 부당한 간섭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점령군에 팔다리가 모두 잘린 채 이리저리 끌려만 다니는 굴종의 삶을 살고 싶지 않다면 이제야말로 그 말을 실천할 때"라고 강조했다.
 
MBC노조는 또 "지금 엄 사장이 구성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방문진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방문진의 섭정을 거부하는, 자기 주도적인 전면쇄신 뿐"이라며 "정권의 하수인인 방문진의 공영방송 장악 기도에 맞서 힘 있는 MBC, 독립적인 MBC로 거듭나기 위해 스스로 온몸을 던지는 결단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태그:#엄기영, #MBC, #방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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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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