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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화폐개혁에 대해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8일 "북미관계와 6자회담 관련해서는 오히려 플러스적인 요소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전 한반도평화포럼(공동대표 임동원·백낙청)이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연 월례토론회에서 "북한이 화폐개혁을 통해 계획경제적 요소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면 핵심은 국가가 재화를 충분히 공급해야 하는 것인데, 내부조달은 어렵다는 점에서 대외적으로 지원과 경제협력을 받는 것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본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화폐개혁은 외부로부터 물자가 공급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이 요소만 갖고 북미관계에 응하지는 않겠지만, 북미관계 개선에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북한의 화폐개혁 국면이 이날 방북하는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는 호조건이 될 수 있다.

 

이종석 "북 화폐개혁, 대외 경제협력을 전제로 한 것"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북한은 화폐개혁으로 일시적인 진전효과가 있겠지만, 물자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결국 개방·개혁으로 갈 수박에 없다"면서 "북한은 북미관계, 남북관계개선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전 장관은 이날 '북미관계와 북핵문제의 향방'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오바마 정부 인사들의 북핵인식이 부시 시대와는 달리 문제의 핵심(군사안보적 체제 보장)을 찌르고 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오바마 정부 시기 북핵문제 해결 전망은 기본적으로 낙관적"이라면서 "보즈워스 대표 방북 직후 한·중·일·러 4국순방 일정이 잡힌 것도 보즈워스 방북이 무위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의 협상스타일을 감안할 때, 미국이 보즈워스를 통해 이번에도 인습적으로 북의 선행동을 요구하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약속을 받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북한도 '검증기능하고 불가역적인' 보상을 요구할 수 있고 보즈워스보다 결정권 있는 고위급 대화를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요컨대 미국 하기 나름"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오바마 정부 출범 초기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이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 선택폭을 좁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전철을 다시 밟지 말아야 한다"면서 "이번 보즈워스 방북 시에는 협상을 하면서도 사실은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려 한다고 읽히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또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대북메시지에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 체결'이 일관성 있게, 그리고 우선순위가 높게 제시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준비·대응 여하에 따라 평화협정 체결의 주체·객체 여부가 결정될 것이고, 통일지향적 평화체제가 구축되느냐 현상유지적 평화체제가 고착되느냐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가 다시 6자회담과 9.19공동성명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규정한 9.19공동성명 4항과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기로 한 10.4선언의 4항이 예상보다 빨리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세현 "이명박 정부, 10·4선언 계속 무시할 건가"

 

그는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에 대해 "이제는 정부가 10.4선언을 계속 무시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과 관련해 정부 인사들이 "북미 간 평화협정은 안 된다"(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전망이 어둡다"(외교부 당국자)고 하다가 지난 7일에는 "비핵화 논의에 진전이 있으면 관계정상화, 평화체제 등의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정부 고위당국자)이라고 다른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이렇게 버티지도 못할 거면서 처음에 큰소리를 친 것"이라면서 "미국의 의도가 확실하다고 생각하니까 (우리 정부가) 조금씩 궤도 수정을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확실한 방향성만 유지한다면, 이명박 정부가 그간 1년 반 이상 보여줬던 북핵정책, 대북정책에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선원 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은 "북한은 보즈워스 대표의 1차 방북 성과를 통해 북미 간 2차 회담으로 끌고 가려는 생각이 있고 미국도 여기에 거부감이 없다"며 "북한이 6자회담 복귀와 9·19공동성명 이행을 재다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종석#한반도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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