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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동안 집행된 수원시의 예산과 사업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행감서 유난히 충실한 자료 준비와 송곳같은 질문을 많이 쏟아낸 시의원 가운데 한 명이 윤경선 의원(민주노동당 비례대표)이다.

 

쉴 틈조차 없이 바빴다는 윤 의원을 행감이 끝난 1일 오후 만났다. 윤 의원에게 이번 행감의 핵심 쟁점을 묻자 이야기가 술술 나왔다.

 

"수원시금고는 출연금 사용처가 투명하지 않아"

 

윤 의원은 우선 지난 11월 25일 진행된 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 행감때 나온 수원시 금고인 기업은행(동수원점)의 출연금 사용처 문제부터 꺼냈다.

 

"대다수 지자체는 농협이 시금고를 맡고 있는데 유독 수원시만 기업은행이거든요. 특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죠. 경기도 같은 경우는 출연금을 전액 세수입으로 잡아 회계 처리하는데 수원시금고는 출연금 사용처가 투명하지 않아요."

 

윤 의원은 "출연금이 수원사랑장학재단에 20억, 화성 복원 사업에 22억, 수원시체육회에 1억씩하는 식으로 시장의 입맛에 맞는 사업에만 자금이 지원된다"면서 "자세한 사용처와 증빙자료는 여전히 공개도 않은 상황"이라 꼬집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행감 당시 김형복 수원시 경제통상국장은 "법률에 의해 출연금 사용을 밝히지 못 한다"며 궁색한 답변으로 일관한 바 있다.

 

"수원시 장례식장 위탁은 공개입찰로 적정한 업체 선정돼야"

 

수원시의 연화장 내 장례식장의 민간 위탁도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계약서엔 영구 위탁이라 명시돼 있지도 않고, 2001년 계약서의 경우 간인조차 없이 허술하게 작성됐다"면서 "그런데도 위탁업체인 (주)수원시장례식장운영위(장례식장운영위)는 영구 운영권을 1995년에 관선시장한테 약속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장례식장의 수익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체가 주장하는 87억 매출이더라도 매점과 식당, 화원의 총 임대료가 월 1천만원에 불과해요. 지나치게 특혜를 주는 거죠. 운영상의 문제점도 많고요. 실제 업체 간부가 공금 횡령으로 구속되기도 했으니까요."

 

앞으로 "장례식장 위탁은 업체들 간에 공정한 공개입찰로 적정한 업체가 선정돼야 한다"는 게 윤 의원의 생각이다. 그래야만 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혜택이 돌아간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행감 당시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심상찬 장례식장운영회 대표이사는 "당시(1995년) 이상용 시장이 약속했다"며 "영원히 준다는 말을 계약서에 쓰지 않았지만 계속 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8년 동안 가격도 안 올렸고, 이익은 매출의 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5년 정도 지나면 적자가 날 것"이란 주장을 폈다.

 

이에 윤 의원이 "적자가 예상되고 이익도 많지 않다면서 왜 계속 위탁받아 운영하려고 하느냐"고 묻자, 심 대표는 "시장이 한 약속을 확고히 믿는 것"이란 식으로 엉뚱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 업체에 대한 위탁 만료 기한은 채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윤 의원은 "이의동 주민들은 현재 그곳에 살지도 않고, 지자체가 주민과 협상을 하면서 현물로 보상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면서 공정한 업체 선정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호매실 지구는 소음뿐만 아니라 분진 피해도 막심"

 

권선구청에 대한 행감에서도 윤 의원은 지역 주민들의 고충을 중심으로 구청의 안이한 태도를 질타했다. 바로 호매실 택지개발지지구의 먼지와 소음문제의 심각성이다.

 

윤 의원은 "아파트 공사현장 방음벽과 주변 토양에서 납이 검출됐다는 언론보도가 수 차례 나왔다"면서 "그런데도 이에 대해 정확한 조사나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답답함을 토론했다.

 

"S건설의 경우 주민 민원에 따라 2차례나 구청에서 공사 소음을 조사해서 문제가 있음이 확인됐어요. 그런데 구에서 조치한 게 고작 과태료 1차 24만원, 2차 48만원에 지나지 않은 거예요."

 

30일 행감에서 윤 의원은 "호매실 지구는 소음뿐만 아니라 분진 피해도 막심하다"면서 "건설사가 성의있게 조치하지 않으면 구가 나서서 해결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김명선 권선구청장을 압박했다. 결국 김 구청장은 "주민들과 건설업체가 서로 좋은 방향으로 합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답변을 해야만 했다.

 

이밖에도 윤 의원은 5일 동안 진행된 행감에서 '하수종말처리장내 골프장 건설 문제', '생활쓰레기수거 대행업체 사장의 과다한 수입' 같은 다양한 현안을 다뤘다.

 

윤 의원이 활동으로 주민생활에 도움이 된 사례들도 많다. 우선 수원시가 광교산 상수도보호구역에 추진하려던 잔디구장 건설 계획을 적극 반대해 결국 감사원 감사결과 취소됐고, 수원시 청소대행 업체 미화원들이 정규직화 되는 등 처우 개선도 이뤄졌다. 깨끗한 도시 환경을 위한 기본을 세울 수 있게 된 것이다.

 

버스가 잘 다니지 않는 시 외각 지역을 지나는 버스 노선 신설도 추진했다. 그 결과 버스 취약지역인 권선구 금곡동, 호매실동에서 성대앞으로 가는 노선(62-1번)이 신설돼 내년 1월부터 운영된다. 도심 주요 버스 정류장에만 설치되던 버스도착 알리미를 실제 절실히 필요한 외각 지역, 외진 정류장에 우선 설치하도록 요청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또한 시의회의 여성 동료의원들과 함께 가임 여성들이 공공기관 수영장 사용때 10%할인받도록 한 조례 개정안을 상정해 오는 21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지역 일간지 "군계일학처럼 바른 말 하는 용기 있는 시의원"이라 평하기도

 

윤 의원의 의정 활동이 올해만 특별히 부각된 것은 아니다. 초선인 윤 의원은 2006년도 첫 의정활동을 시작하면서도 시의 잘못된 예산 집행 내역과 운영을 꼼꼼히 지적해 주목받았다. 2007년엔 언론사별 홍보비 집행내역 제출을 거부하는 수원시의 행태를 집중해서 따졌다. 결국 소송을 통해 2년 뒤인 올 10월 법원에선 수원시의 잘못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그뿐 아니다. 의정비 인상 조례안을 홀로 반대하기도 했다. 생활형편이 넉넉해서가 결코 아니다. '의정활동은 돈보다 시민을 위한 봉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08년엔 학교급식 시설 예산을 확보해 학교급식 직영이 이뤄지도록 힘썼다. 김용서 시장의 부적절한 인사문제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대다수 시의원들이 시장과 집행부의 위세를 눈치 볼 때, 홀로 뛰며 날카로운 비판을 계속했다.

 

당시 한 지역 일간지는 이러한 윤 의원을 일컬어 "군계일학처럼 바른 말 하는 용기 있는 시의원"이라고 했다.

 

4년 가까운 윤 의원의 의정 활동을 보면 초선의원답지 않다. 남달리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섬세하게 문제점을 파고든다는 평이다.

 

윤 의원은 "수원시 정도 규모의 도시라면 백년 후를 내다보며 계획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한 뒤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거나 보여주기식 행정과 의정이 이뤄지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말을 맺었다.

 

"저 자신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시의원 생활을 하면 할수록 더 나은 내일에 대한 희망이 생기더라고요. 정말 움직이면 움직이는 만큼 수원시의 현재와 미래가 바뀌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거든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수원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윤경선, #수원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수원시 장례식장, #수원시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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