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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예불에 동참하여 참선 중임
▲ 동화보살 백구 새벽 예불에 동참하여 참선 중임
ⓒ 골굴사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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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굴사(骨窟寺)에는 예불 드리는 개가 있고, 선무도가 행해지는 특이한 절이라는 얘기를 오래 전부터 들어왔지만, 답사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가 올해 단풍 구경도 할 겸 큰 맘 먹고 나섰다.

앞 큰 법당과 뒤 마애여래불이 보인다. 비바람에 의한 마모를 막기위해 친 덮개가 안 어울린다.
▲ 골굴사 전경 앞 큰 법당과 뒤 마애여래불이 보인다. 비바람에 의한 마모를 막기위해 친 덮개가 안 어울린다.
ⓒ 김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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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동해에 위치한 감포로 가는 길에 추령이라는 고개(재). 이 고개 너머 골굴사가 있다. 이 고갯길이 가을단풍으로 유명한 곳인데, 때를 놓쳐 이미 단풍은 빛바랜 활엽수 잎사귀 끝에 흔적처럼 매달려 있을 뿐이다.(추령터널(1991.개통)로 가기보다 옛길인 추령 고갯길을 넘어야 가을단풍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보일듯 말듯한 잔잔한 미소가 매혹적이다.
▲ 마애여래불상 보일듯 말듯한 잔잔한 미소가 매혹적이다.
ⓒ 김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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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굴사는 6세기경 서역(인도)에서 온 광유(光有)성인 일행이 마애여래불과 12곳의 크고 작은 석굴(石窟)로 가람을 조성하여 법당과 요사채로 사용해 온 국내 유일의 석굴사원이다.

12굴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전실은 기와지붕을 하고 있다.
▲ 관음굴 12굴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전실은 기와지붕을 하고 있다.
ⓒ 김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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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암의 울퉁불퉁한 바위를 파고 뚫어낸 길을 타고 올라간다. 밧줄을 잡아야 할 위험한 곳도 있다. 쇠 난간을 잡고 목를 뒤로 한껏 제치고 위로 본다. 마애여래불(보물 581호)이다. 돋을새김으로 조각한 부처상이다. 보일듯 말듯 고혹적인 미소는 모나리자의 미소를 능가한다. 미소를 머금은 고운 자태가 살아있는 듯하다.

두번 째로 큰 굴이다.
▲ 지장굴 두번 째로 큰 굴이다.
ⓒ 김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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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가 제일 큰 관음굴을 비롯하여 지장굴, 약사굴, 라한굴, 신중단, 칠성단, 산신당 등이 있고, 특히 수 천 년 전부터 전래된 남근바위와 여궁의 음양조화로 득남을 기원하는 민간신앙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곳이다.

불교가 전래될 때 기존의 무속신앙과 타협하고 절충한 결과물이다.
▲ 여궁바위와 산신당 불교가 전래될 때 기존의 무속신앙과 타협하고 절충한 결과물이다.
ⓒ 김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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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옛 신라의 화랑들이 수련한 무술이라고 전해져 오는 선무도(禪武道)가 행해지고 있는 사원이다. 선무도는 흔히 '위빠사나'라고도 불리는 수행법으로, 불교의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에 전하는 전통수행법이라고 한다.

스님들의 선무도 시범이 펼쳐지고 있다.
▲ 선무도 시범경기 스님들의 선무도 시범이 펼쳐지고 있다.
ⓒ 골굴사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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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지나가시는 스님한테 물었다.

"이곳 스님들은 모두 선무도를 하시는 분들입니까?"
"아니에요 저도 아닌걸요. 그러나 무술하시는 스님이 많습니다."
"혹 선무도에 대해 아시는지요"
"예 잘 모릅니다만 선무도는 무술의 차원을 넘어선 깨달음을 구하기 위한 불자 수행의 한 방편이지요."

일반인들의 선무도 수련하는 모습
▲ 선무도 수련장면 일반인들의 선무도 수련하는 모습
ⓒ 골굴사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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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정신적 고뇌와 신체적 질병을 가져 올 수 있는 갖가지 스트레스와 육체의 불균형을, 선무도 수련을 통하여 건강한 몸과 마음을 되찾을 수 있다고 한다. 선무도를 체험하기위해 이 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한국의 소림사로 불리기도 한다.

2009.10. Temple stay 로 골굴사를 찾은 리투아니아 사람들
▲ 선무도-리투아니아팀 2009.10. Temple stay 로 골굴사를 찾은 리투아니아 사람들
ⓒ 골굴사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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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이 사원이 풍기는 분위기는 안온함과 차분함이 없다. 역동적이고 도발적인 느낌마저 든다. 입구에서 시작되는 비탈진 길과 가파른 긴 돌계단들이 주는 압박감. 마당이 없는 절 건물, 그리고 돌출되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마애여래불상이 주는 긴장감.

마애여래불상으로 외국인 부부가 조심스럽게 건너고 있다.
▲ 바위사이길 마애여래불상으로 외국인 부부가 조심스럽게 건너고 있다.
ⓒ 김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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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까이 가서 본 마애여래불상의 따스한 미소는 그럴 수 없이 평화롭고 온화함을 안겨준다-

다정스럽게 나들이에 나서고 있다.
▲ 백구와 누렁이 다정스럽게 나들이에 나서고 있다.
ⓒ 김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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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에 명물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진돗개 계통의 백구다. 나이가 19살이니 사람으로 치자면 7~80된 노인이다. 이 개가 유명한 것은 스님과 함께 예불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새벽 4시경에 시작되는 예불시간에 스님 옆에 자리를 차지하고 독경소리를 경청하는 개라고 한다. 법명을 받았는데 '동화 보살'이라고 불린다.

누렁이도 백구처럼 도통하기를 기대한다.
▲ 스님과 누렁이 누렁이도 백구처럼 도통하기를 기대한다.
ⓒ 김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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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구의 자식뻘인 누렁이(3살)와 같이 절 경내를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안면이 있는 신도를 만나면 절 입구까지 배웅해 주기도 한단다. 누렁이는 아직 그 경지까지 도달하지 못해 법명도 없고, 평범한 개지만 조만간에 백구의 뒤를 이을 것이라고 어느 스님이 말씀하셨다.

개가 유명하다보니 석상도 세워지는구나.
▲ 백구(동화보살)의 석상 개가 유명하다보니 석상도 세워지는구나.
ⓒ 김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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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구경은 놓쳤지만 골굴사의 특이한 사찰 분위기는 다른 절에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감흥을 내게 주었다. 석회암의 울퉁불퉁하고 움푹 파인 바위군에서 뿜어 나오는 기(氣)는 바로 생동감이다. 그래서 이 절을 찾는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골굴사는 살아 움직이는 절이라 할 수 있다.

가을의 끝이 보인다.
▲ 만추의 골굴사 입구 가을의 끝이 보인다.
ⓒ 김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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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골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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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어난 해: 1942년. 2. 최종학력: 교육대학원 교육심리 전공[교육학 석사]. 3. 최종이력: 고등학교 교감 명퇴. 4. 현재 하는 일: '온천세상' blog.naver.com/uje3 (온천사이트) 운영. 5. 저서: 1권[노을 속의 상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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