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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외국어고등학교 교장들이 외고 폐지 반대 견해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내년부터 영어 듣기평가와 구술 면접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제기한 외고 폐지에 입시제도 개선으로 맞선 것이다.

외고 교장협의회(회장 강성화 고양외고 교장)는 19일 오후 인천외고에서 열린 교장단 추계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먼저 외고 폐지 반대 견해를 분명히 나타냈다.

이들은 "학교 경영자, 교사, 학생, 학부모들의 헌신적 노력을 통해 확보한 외고의 교육 경쟁력은 한국 교육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앞으로 외고는 중등교육의 수월성과 국제적 경쟁력 신장을 위해 계속 정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외고 교장들은 "외고 입시의 영어 듣기 평가와 구술 면접이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비판이 있으니 내년부터 이들을 모두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외고 교장협의회는 중학교 내신 성적과 면접으로만 학생들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1차 전형에서는 내신 성적으로만 선발하고 2차에서는 내신과 인성·적성 면접 결과를 각각 50% 반영해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외고 교장들은 "내신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면 학생들이 학교 교육에 더욱 열중하게 되고, 중학교 교사의 위상도 높아져 중학교 교육이 내실화할 것"이라며 사교육 경감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외고는 우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학생생활기록부에 표기된 영어소틍능력인증제 등급과 영어교사 추천 등을 활용하기로 했다. 또 다양한 계층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사회적 배려 대상자, 국가유공자, 지역 인재 등을 교육 당국과 협의해 선발하기로 했다.

최근 전교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 6개 외고 재학생 6747명 중 기초생활 수급 학생은 10명(0.15%)에 불과해 서울지역 고등학교 평균 5%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또 성적이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다는 대원외고의 경우 재학생 1305명 중 기초생활수급학생은 물론 차상위계층 자녀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외고 교장들의 대책에 대해 정두언 의원실과 전교조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무런 효과도 기대할 수 없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정두언 의원실은 "19일 외고 교장들의 대책은 그동안 내왔던 이야기에서 하나도 진전된 게 없다"며 "내신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만으로 사교육비 부담을 줄인다는 건 순진한 발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원실은 "또 외고 교장들은 영어 듣기 시험을 폐지한다고 했는데, 그럼 뭐하러 외고 타이틀에 고집을 하느냐"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실은 "이미 밝힌 대로 외고 신입생 추첨제 선발에 기초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 역시 논평을 통해 "부분적 개선만으로는 아무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며 "오늘 외고 교장단의 발표는 12월초로 예정된 교육과학기술부의 외고관련 개선대책 마련, 그리고 국회의 외고 관련 법률심의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본질적으로 외고 폐지 주장을 차단하고, 기만적으로 국민을 속이고자 하는 감언이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전교조는 "외고를 둘러싼 문제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논란의 핵심은 결코 사교육비 증가만이 아니다"며 "외고는 대입제도의 불법과 파행을 만들었고 고교등급제 적용, 외고졸업생의 배타적 사회계층 독점, 초중학교의 과도한 선행학습 유발과 사교육비 증가, 설립 목적에 맞지 않는 학교 운영 등 그 폐해를 헤아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전교조는 "외고는 집단 이기주의로 똘똘 뭉쳐 실효성 없는 개선책을 제시하며 공교육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도전하고 있다"며 "이제 외고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민의 의사에 따라 교육운동단체와 교육당국, 정치권이 나서야 하고, 해결책은 외고 폐지 뿐"이라고 주장했다.


#외고폐지#정두언#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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