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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101명의 의원 중 95명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2010년도 서울시예산을 심의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특위) 위원 선임을 두고 일방적 안건처리로 지탄을 받고 있다.

어제(10일) 219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는 예결특위 위원 추가 선임의 건이 기습적으로 상정되어 처리되었다. 예결특위는 서울시의 예산을 심사하고 결산을 심사하는 의회 내 특별위원회로 한해 약 23조에 달하는 막대한 서울시 예산을 다루고 서울시 전 부서의 예산을 심사하기 때문에 의원들 사이에서는 지역구 관리를 위해 서로 위원으로 선임되기 위해서 경쟁이 치열하다.

2010년도 서울시 예산을 심의하는 올해 예결특위 위원을 서울시의회는 지난 10월 20일 폐회한 218회 임시회에서 선임한바 있다. 당시 한나라당은 총 정원 33명중 31명만 선정하여 안건을 제출하였다.

당시에도 당초 민주당과 협의하에 선임하기로 하였던 민주당 비례의원이 서울시의회 한나라당 대표와 지역구가 겹치자 민주당 의원을 마음대로 교체하고 작년 위원 선임에서 제외하면서 올해 위원에 포함시켜주기로 했던 민주노동당 의원을 배제하여 문제가 되었다. 또한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위원 선임의 기준이 불분명하다며 강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에 한나라당, 민주당 의원들 일부와 민주노동당 이수정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하고 의장면담을 진행하는등 강력하게 반발했으나 결국 위원 선임은 한나라당의 원안대로 처리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나라당이 어제(10일) 열린 서울시의회 219회 정례회 첫날 본회의에서 3명이 비어있는(당초 10월 20일 위원으로 선임된 의원 중 한명이 선거법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해 1명이 추가적으로 공석이 되었음) 예결특위 위원을 모두 한나라당 소속의원들로 추가 선임하는 안을 기습 상정하여 처리하여 의회 내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한나라당의 행태가 자신들이 공식적인 회의석상에서 한 발언을 어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218회 임시회에서 예결위원 선임안이 통과될 당시 한나라당 소속 김기성 서울시의회 의장은 정원 33명중 31명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위원 선임에서 배제된 의원들이 반발하며 의사진행에 차질이 벌어지자 '의회 화합차원에서 선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언한바 있다.

실제 당시 회의록에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6명 중 두 분, 비교섭단체 6명 중 두 분, 총 31명을 선임하고 나머지 2명은 신청의원 중 선임되지 아니한 24명 중에서 선임하여야 하나 아무리 객관과 공정하게 선임한다 하더라도 선임되지 아니한 의원님들의 반발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의회의 화합차원에서 선임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나와 있다.

결국 본회의장에서 의장이 공식적으로 추가선임이 없음을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20여일만에 자신들이 한 약속을 뒤집은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예결특위는 한해 약 23조에 달하는 서울시 예산을 다루기 때문에 각 상임위원회별로 의원들이 균형있게 배분되어야 특정분야와 사업에 예산이 치중되지 않고 균형있게 예산이 편성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예결특위 위원 선임은 이러한 원칙도 없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에 선심성 예산을 배정하기 쉬운 의원들 중심으로 선임되었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지난 10월 20일자 회의록을 보면 김기성 의장은 "지역구별 경합이 있는 경우 다선의원을 우선 선임하고 다음으로 예결위원 선임순서에 따라서 선임하였으며, 또한 상임위원회 역할 분담도 고려해서 구성하였다는 것을 의원 여러분에게 말씀을 드립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이수정 의원이 확인한 결과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 8개 중 재정경제, 도시관리, 보건복지, 행정자치위원회는 2~3명씩만 예결위원이 선임된 반면 교육문화위원회는 무려 9명이나 위원으로 선임되어 상임위원회를 고려한 배분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주노동당 이수정 서울시의원은 이와 관련하여 "10월의 예결위원 선임은 물론 어제있은 추가선임도 결국 한나라당이 서울시를 견제하거나 서민들의 삶을 위해 어떻게 예산이 쓰여야하는 원칙과 철학 없이 의회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일방적으로 서울시의회를 운영한다면 결국 의회독재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작년 김귀환 전 의장의 돈 봉투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서울시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은 당시에도 재판장에서 농담을 주고받는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지탄을 받은바 있다. 이 밖에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는 한강운하등과 관련하여 무비판적으로 예산을 통과시켜주는등 서울시에 대한 견제기능을 상실했다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그러나 서울시의회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동안 견제세력이 없는 행정감시의 사각지대에서 자유롭게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만 충실해왔다는 지적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런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홍기돈 기자는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의정지원부장입니다.



#서울시의회#민주노동당#한나라당#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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