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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돼먹은 영애씨>가 돌아왔다. 벌써 6시즌, 그야말로 케이블채널계의 전원일기가 아닐까 싶다. 더욱이 5시즌에 힘입어 이번에는 16부작이 아닌 23부작이라고 한다. 그만큼 공중파가 아님에도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필자도 1시즌부터 꾸준히 봐왔으니 그런 열혈 시청자들이 많을 거라 짐작된다.

 

특히 30대 올드미스라면 누구나 겪을 만한 공감대 있는 이야기들이다 보니 오히려 공중파에서 불고 있는 막장드라마들이 한 번쯤 본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할 만큼 대단하다. 이번 6시즌도 마찬가지이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영애씨의 삶이 매 시즌마다 조금씩 바뀌는데 여지없이 우리 일상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다.

 

영애씨의 인생, 언제 피어나리오!

 

그렇게 찾아 온 영애씨. 이젠 그나마 계약직에서 벗어나는 꿈같은 일이 일어났다. 게다가 대리로 승진! 영애씨는 계약직에 머문 절친 지원이 때문에 화장실에서 자축댄스를 벌이며, 승리를 만끽한다. 그런데, 역시 영애씨의 삶은 순탄치 않다. 왜? 아주 멋쟁이 후배 산호가 들어오지만 외모지상주의 후배는 선배 영애씨를 시종일관 무시한다.

 

그뿐이 아니다. 사무실 식구 모두를 무시하는 산호의 태도가 걸려 엄하게 대했더니 유 팀장, 김 과장 정지순까지 트라이앵글로 영애를 놀려대고, 절친이었던 지원이는 자격지심에 영애와의 관계가 삐그덕 거린다. 급기야 산호 때문에 감정이 안 좋아진 둘은 격투기를 불사르는 싸움까지 벌인다.

 

결국 영애씨의 승진과 정직원 입성은 이렇게 고난으로 시작한다. 결국 영애씨의 6시즌은 당당한 정직원이 되었지만 직장 내에서의 샌드위치 즉, 중간급의 고충과 애로사항이 새롭게 등장하며 영애의 삶은 그렇게 똑같은 일상에 파묻힌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영애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언니 혹은 동생, 친구와 같은 존재가 되어주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역시나 솔로가 된 영애씨는 집에서 늘 구박덩어리이다. 잠시잠깐 승진과 정직원이 되자 엄마로부터 신임을 얻었지만 여전히 엄마의 잔소리를 계속되고 있다.

 

사실 영애씨, 연애에서는 그동안 조금 복에 겨웠다. 질투가 날 정도로 말이다. 꽃미남과 만남, 헤어짐을 반복하더니 급기야 장동건 선배와의 사랑이 싹트는 등 일반 여성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지 않은가. 나이는 서른을 넘기고, 몸매는 덩어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에 외모는 그저 그런 여성이 잘생기고 자상한 남자를 만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영애씨는 이제껏 그래왔다. 역시나 결론은 사랑의 결실이 아닌 헤어짐으로 끝이 났다. 만일 골인했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드라마라는 사실을 몸소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실, 주변을 봐도 그런 엄친아를 만난다 해도 성공할 확률은 높지 않으니 우리 영애씨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내고 싶다. 헌데 이번 6시즌에서는 외모지상주의자 산호와 연애를 할 것이란다.

 

그래서 앞으로 영애씨의 연애전선에 어떠한 이상기류가 흐를지 벌써 기대된다. 그럼에도 분명 영애씨의 인생이 활짝 피어나지 않을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왜? 산다는 게 다 그런거 아니겠는가. 적어도 <막돼먹은 영애씨>는 우리의 일상을 리얼리티로 보여주겠다고 각오한 바가 있으니.

 

가족의 훈훈한 이야기, 다시 보고 싶소!

 

하지만 이번 시즌에서는 조금 아쉬운 점도 있다. 너무 이야기 구조가 영애 씨의 사무실에 치중해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5시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영애씨 동생 영채씨가 빠진 이후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가 부쩍 줄어들었다. 사실상, 영채씨가 빠진 이후 남편 혁규의 자리가 좁아지자 청년백수의 이야기를 끌어들여 리얼리티를 높이고자 노력한 점은 인정한다.

 

혁규와 함께 그의 친구 '시대의 희생양'이라 자칭 말하는 용규와 함께 청년백수의 현실을 보여주며 새로운 이야기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물론 그러한 현실의 모습이 공감대를 확보하는 소재라는 점에서 <막돼먹은 영애씨>가 추구하는 리얼리티를 제대로 살려주었다는 점에서 역시나 고맙다.

 

그런데 영애씨의 회사와 혁규와 그의 친구 용규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 되면서 가족 이야기가 주변부로 전락하고 말았다. <막돼먹은 영애씨>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대에는 분명 영애씨의 가족이야기가 한축을 담당했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 TV 홈드라마를 보면 시대와는 동 떨어지는 혹은 이런 것이 가족이라는 교휸적인 측면에서 이야기가 구성되다 보니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과일을 먹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가히 현실에서 보기 힘든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했다.

 

하지만 영애씨의 가족은 달랐다. 한 마디로 위기의 가족이나 다름없었다. 한 번의 외도로 영애씨 아빠는 엄마로부터 신임을 얻지 못한 채 늘 복닥거렸고, 영애씨의 엄마는 늘 입에 잔소리를 달고 살았다. 그래서 중년층 부부의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그려지면서 공감을 얻었다. 특히 영애씨의 엄마가 펼치는 입담은 우리네 진짜 엄마를 보는 듯했다.

 

자식들에게 "왠수 같은 X"라고 욕을 퍼붓다가도 자식들의 걱정을 하는 우리의 엄마들처럼 영애씨 엄마의 모습도 그러했다. 또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부부관계도 회복되면서 중년층의 로맨스도 살짝 곁들여지는 양념역할을 톡톡히 했었다.

 

그런데 영채씨의 유학으로 가족의 이야기가 축소되고 영애씨 사무실 사람들의 이야기와 혁규, 용규의 이야기가 주되게 다루면서 이 시대의 가족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물론 모든 시즌에서 이야기를 비슷하게 꾸려나갈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6시즌을 하다 보니 소재 자체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터.

 

그럼에도 영애씨에게 거는 기대가 있기에 이러한 아쉬움을 다음 시즌에서는 좀 더 해결해주길 바라는 바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막돼먹은 세상을 향한 영애씨의 고군분투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그에 함께 송고합니다. 


태그:#막돼먹은 영애씨, #김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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