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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아파트에서 내려다본 부안고가교
 인근 아파트에서 내려다본 부안고가교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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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위험성이 있는 인천시 부평구 부안고가교 재가설 공사가 내년 상반기에 시작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완공 예정인 2012년까지 이곳의 교통 정체는 불가피해 보이나, 지자체는 뾰족한 대책을 대놓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는 내년 상반기부터 총사업비 224억원을 투입, 부안교를 재가설키로 했다. 현 부안교를 허물고 길이 282m 너비 20m(4차로)의 교량을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공사 중 차량 통행을 위해 부안교 옆에 길이 184m, 폭 9m의 철근 교량을 임시로 설치할 계획이다.

부안교는 1977년 준공된 노후 교량으로, 2005년 정밀안전 진단결과 D급 판정을 받아 2006년 긴급 보수공사와 함께 15톤 이상의 차량 통행을 금지해왔다. 낡은 부안교는 역세권인 백운역 인근의 상권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등의 악영향을 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안전 위험이 있는 부안고가교를 새로 설치함으로써 시민과 차량의 통행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면서, "부안교 재 가설로 교통 소통은 물론 신촌사거리 와 백운역광장 일대의 역세권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안교 재 가설 공사로 인해 평소에도 정체 구간인 해당 지역의 교통 정체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그런데도 행정기관은 이에 대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12년까지 교통대란 예상...대책마련 시급

부평구와 남동구를 이으면서 이용하는 유동 차량이 많은 해당 구간은 출퇴근 시간을 포함해 상시 정체구간이다. 재 가설 공사 기간에 임시 교량을 설치한다고 하지만 차선이 줄어 정체는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진형 국회의원(부평갑) 측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부평남부역∼남부고가교∼백운역 남광장으로 연결하는 도로를 확보해 교통량을 분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2007년 5월 지방재정계획심의위원회를 통해 부평구가 요청한 '부평남부역∼ 남부고가교'간 미개설 도로개설 사업예산 48억원을 통과시켰다 이외에도 시와 부평구는 '부평남부역∼남부고가' 도로 개설 사업 예산으로 2008년 12억원, 2009년 58억원을 배정했다.

또한 '남부고가∼백운 남광장' 도로개설 사업 비용으로 작년과 올해 각 각 18억원씩을 배정했다. 보상 등의 절차를 밟고 있는 단계다.

하지만 해당 지역은 여전히 보상이 완료되지 않았으며,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차량 통행이 녹녹치 않은 상황이다. 도로를 확장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부안교를 이용하는 차량의 분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안교 이용 차량을 일정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남부고가교 등으로 인한 병목 현상이 지금도 심각한 상황에서 이들 차량까지 겹치게 되면 부평2동 인근 지역은 교통 대란으로 몸살을 앓게 될 것이 뻔하다.

인천시는 동소정 지하차도 개설로 부안교 재 가설 시 교통량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으나, 동소정 지하차도 개설도 원천 무효화 돼 공사로 인한 교통 정체 해결 방안은 없어 보인다.

인천지하철 동수역에서 부평남부역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도로 폭이 협소, 차량 통행이 원만하지 않으며, 출퇴근 시에 해당 지역은 주차장으로 변해, 도로의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남부고가교 등까지 교통 정체가 이어져, 부안교 대체 도로 기능할 지 의문이다.

이와 관련, 부평구 관계자도 "충분한 대체 도로 효과에 대해서 100%로 확답을 할 수는 없지만, 분산 효과는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어차피 진행할 사업이었기 때문에 부안교 공사로 인한 교통량 분산과 함께 오랜 숙원 사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부평구 주민 최 아무개(43세)는 "당초 부안교를 지하화하는 것이 타당함에도 일부 지역주민의 님비현상을 정치권이 무조건적으로 수용했다는 문제의식을 쉽게 지우기 어렵다"면서, "교통량 분산을 위한 대책 수립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10년 후면 지역 발전 장애될 것"…누가 책임지나?

부평남부역-백운역 남광장 경인전천 남측 미개설 도로. 조진형의원, 인천시와 부평구는 이 도로로 부안교 공사로 인한 교통량을 분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부평남부역-백운역 남광장 경인전천 남측 미개설 도로. 조진형의원, 인천시와 부평구는 이 도로로 부안교 공사로 인한 교통량을 분산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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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시는 부안교를 허물고 지하차도를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대주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대가 심해 고가교를 재 가설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당시 주민들은 지하차도로 인해 아파트단지 진출입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아파트 가격 하락 등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18대 총선을 앞둔 당시 조진형 의원은 주민들의 민원을 수용해 고가교 재 가설을 시에 강력하게 건의했고, 안상수 인천시장도 이를 받아들였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조성과 각종 개발사업, 인천도시축전,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 등에 따른 예산 확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시로서는 500억원 이상의 건설비용을 줄일 수 있는 고가교 재 가설이 나쁜 카드만은 아니다. 시가 당초 계획한 지하차도의 총공사비가 781억원인 반면, 고가교 재 가설 공사비는 124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내외적으로 고가교는 주변 상권의 발전을 저해하고 도시 미관을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때문에 부안교 재 가설은 대부분의 도시들이 기존 고가교를 철거하고 지하차도를 신설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더구나 신촌구역과 백운1·2구역 재개발 사업, 목화연립 재건축 사업의 완료가 예상되는 2015년 이후에 부안교는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될 공산이 크다.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인천시와 부평구가 계획을 세우고 있는 2단계 굴포천 복원 공사까지 완공되면 부안교 인근 지역의 주거와 상업 여건은 상당히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보인다.

부안교 재 가설로 인한 조망권 침해와 차량 소음과 분진 등의 공해가 이러한 잠재성장력을 추락시킬 수 있어 지역 발전의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또한 현재 방치된 백운역 주변 광장을 조성하는 데도 고가교 재 가설보다는 지하차도 가설이 훨씬 낫다.

<부평신문> 취재 결과 인근 상인들을 비롯해, 주민 상당수는 부안교 재 가설보다 지하차도를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평3동 이 아무개(52세)씨는 "10년 후에는 재개발이 완료되고, 부평공원, 부평미군기지, 굴포천 복원 등의 사업이 진행되면 신촌은 말 그대로 인천의 으뜸 동네가 될 텐데, 고가교가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도심 흉물이 될 것이 뻔하다"면서, "과연 10년 후를 누가 책임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안고가교, #조진형, #재개발, #백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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