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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채소를 먹는다. 밥을 먹듯이 우리의 식탁엔 배추, 무, 파, 마늘, 시금치 등이 놓여있다. 그렇지만 채소에 특별히 관심을 두지는 않는다. 어쩌면 채소 또한 공기와 같은 존재인지 모른다. 늘 함께 하면서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존재란 측면에서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채소는 이제 단순한 부식거리가 아니라 생명을 이롭게 해주는 생명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채소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도 못하다. 알고 있다 해도 몇 가지에 불과하다.

 

헌데 이런 궁금증을 단번에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책이 있다. <보약보다 좋은 밥상 위의 채소>다. 이 책은 항암성분은 물론 비만, 당뇨, 원기회복, 고혈압, 식중독 예방, 불면증, 위암과 폐암 등에 좋은 채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런데 단순히 성분만을 이야기하고 있진 않다. 각종 채소의 영양은 물론 전파 유래(일본의 입장에서 쓴 것이지만 우리나라와 접목해서 살펴보면 재미있다), 조리법과 보관법까지 모두 담고 있다. 그 채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몸을 따뜻하게 하고 식중독까지 잡는, 무

 

우리 식탁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채소 중의 하나가 무다. 그런데 그 무의 종류도 엄청 많다. 우리나라도 조선무니 왜무니 하면서 무를 구별하고 있는데 일본에선 지역을 대표하는 무만 해도 200종류나 된다고 한다.

 

무가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모습은 여러 가지이다. 김치, 깍두기, 생채, 나물 등 다양하다. 또 국거리에도 들어가 시원한 맛을 나게 한다. 이런 무에는 디아스타제라는 소화효소가 들어 있어 소화를 돕고 위장을 튼튼하게 만든다고 한다. 가정에서 속이 더부룩할 때 무를 먹고 트림을 하는 것도 무의 소화효소 때문이다. 이러한 것 때문에 무는 식중독에 걸릴 때나 담을 내리고 가래가 많을 때 먹으면 좋다고 한다.

 

그럼 무는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 생것으로 껍질 채 먹는 게 좋다고 한다. 무에는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무 속보다 껍질에 2배 가량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끊여서 조리하는 것보다 채를 썰어서 먹거나 생즙으로 먹는 게 그 효과가 좋다고 한다. 무 생즙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분이 있다고 하니 평상시 속이 더부룩하거나 뱃속이 차가운 사람은 무 생즙을 내서 먹으면 좋을 성싶다.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고혈압에 좋은 채소, 가지

 

요즘 가지를 구경하기 어렵다. 마트나 시장에 가도 가지를 파는 데는 별로 없다. 옛날엔 시골 텃밭에 오이, 토마토와 함께 심어져 있는 게 가지였다. 이런 채소들은 여름 철 뚝딱 따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약방의 감초처럼 서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가지를 보기 힘들어졌다. 그러다보니 우리 식탁에서도 가지나물도 보기 어렵게 된 것이다.

 

가지는 보라색과 적갈색으로 이루어졌다. 나스닌이 주성분인 보라색은 성인병을 예방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동맥경화 등 순환기계통의 질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여기에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 P도 들어 있어 중국에선 고혈압에 좋은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 가지는 한때 가장 높은 가격으로 인정받는 채소였다고 한다.

 

좋은 게 있으면 그렇지 못한 것도 있는 법, 가지는 몸을 차게 하는 성분이 있기 때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겐 좋지만 항상 몸이 차고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위궤양에 좋은 양배추, 칼슘과 무기질이 풍부한 양상추, 숙취해소에 좋은 연근, 혈액순환을 돕는 딸기, 기억력을 높이는 마, 피로와 불면증을 해소하는 토란, 심장병, 부인병, 정장에 좋은 염교 등 43가지 채소들의 각종 성분과 효과를 상세하게 분석해서 실어놓고 있다.

 

여기에 '고추의 유래와 다양한 별명', '양상추 샐러드의 특별한 이름', '전설의 약초로 불리는 차조기 설화' 등 채소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도 실려 있어 읽는 재미도 쏠쏠하게 해준다. 또한 채소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각 채소의 특징을 세밀하게 스케치한 세밀화도 함께 실어 이해를 돕고 있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지금은 웰빙의 시대라고 한다. 그래서 무농약이나 유기농으로 지은 좋은 먹거리를 찾아 천리를 마다하지도 않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런 한편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한다, 헬스를 한다 하며 건강관리를 한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론 기름진 고기를 먹고 과음을 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모순적인 행동을 반복하고 있는 게 현대인의 모습이다.

 

건강은 생활 습관이라는 말이 있다. 평상시 어떤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건강도 달라진다고 한다. 요즘 현대인들의 병은 스트레스와 함께 영양 과다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육류 중심의 생활 습관이 질병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하면 이제라도 그런 생활습관에서 벗어나 보는 것도 좋을 성싶다. 바로 육류 중심에서 채소 중심으로 식단을 짜보는 것이다. 제철에 나는 채소를 잘 엄선해서 먹으면 특별한 보양식 없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하니 이런 책 한 권쯤 가정에서 비치해두고 활용하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하겠다.


보약보다 좋은 밥상위의 채소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김효진 옮김, 생각의나무(2009)


태그:#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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