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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는 4대강사업과 관련해 낙동강 2개 공구에 들어설 보의 모형을 공개했다. 사진은 경남 함안군 칠서면~창녕군 길곡면 사이 낙동강에 높이 13.2m 길이 953m로 설치되는 함안보의 모형이다.
 최근 정부는 4대강사업과 관련해 낙동강 2개 공구에 들어설 보의 모형을 공개했다. 사진은 경남 함안군 칠서면~창녕군 길곡면 사이 낙동강에 높이 13.2m 길이 953m로 설치되는 함안보의 모형이다.
ⓒ 경상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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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4대강정비사업의 하나로 낙동강 유역 경남구간에 설치될 높이 13.2m인 '함안보'(가칭, '18공구')의 모형을 공개한 가운데, 이 보가 설치되면 함안 법수면․가야읍 일대와 구마고속도로 칠서IC 주변 지역이 지하수위 상승으로 2~3m의 수심을 유지하는 호수가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정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내년 예산안이 통과되면 4대강정비사업을 밀어붙일 예정이며, '함안보'를 2011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그런데 함안민중연대와 4대강사업저지경남본부는 5일 저녁 함안에서 '4대강사업 함안보 설치 후 함안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으로 주민설명회를 열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정부, 함안보-합천보 모형 공개 ... '친환경 다기능 보' 디자인


함안보는 경남 함안군 칠서면~창녕군 길곡면 사이 낙동강에 높이 13.2m 길이 953m로 설치된다. 웬만한 댐 시설과 비슷한 규모다. 국토해양부와 경남도는 지난 달 27일 창녕군 이방면~합천군 덕곡면 사이의 낙동강정비사업 20공구(합천보)와 함께 함안보의 모형을 공개했다.

함안보에 대해, 국토해양부․경남도는 "새로운 하천의 문화․역사를 창조하는 상징부로서 함안 '아라가야'와 창녕 '빛벌가야'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했다"면서 "낙동강을 품은 큰고니 날개를 모티브로 큰고니 비상과 녹색성장의 날개를 형상화한 친환경 다기능 보로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측은 "지역 주민들의 자전거 접근이 가능한 도로를 설치하고 전망타워 등을 마련해 이용객들의 편의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며, 야간조명 시설 설치 등 보 설치를 통해 지역 관광활성화에 기여하는 랜드마크로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 측은 "보 주변에는 다양한 어종이 이동할 수 있도록 자연형 어도를 설치해 생태계 단절 문제를 해소하는 등 친환경성을 고려했으며, 어도 관찰실을 설치하고 생태학습의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4대강사업 18공구와 20공구의 보 명칭은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 18공구의 보를 편의상 '함안보', 20공구를 '합천보'라 부른다. 보 명칭에 대해, 정부 측은 "2011년 준공할 때 자치단체 등 의견을 수렴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경남 함안군 칠서면과 창녕군 길곡면 사이를 흐르는 낙동강으로, 정부는 이 강을 가로질러 높이 13.2m의 '함안보'를 설치할 계획이다.
 경남 함안군 칠서면과 창녕군 길곡면 사이를 흐르는 낙동강으로, 정부는 이 강을 가로질러 높이 13.2m의 '함안보'를 설치할 계획이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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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교수 "하천 인근 지역 지하수위 6m 정도 높아질 것"

'함안보'가 설치되면 함안의 상당한 지역은 지하수위가 올라가고 침수 지역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함안민중연대와 4대강사업저지경남본부는 5일 저녁 7시 함안문화예술회관에서 "4대강사업 함안보 설치 후 함안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으로 주민설명회를 연다.

이들 단체는 "4대강정비사업 중 함안보 설치는 농지 침수로 더 이상 농민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고, 가야읍 일대 지하층 침수로 그 피해가 막대할 것인데도 이를 바르게 알리거나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고 있다"면서 "피해 당사자인 지역 주민들이 함안지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명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 때 발제할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는 미리 낸 자료를 통해 "함안보 설치 뒤 관리수위 유지를 통하여 남강과 함안천의 하천 수위가 상승하며, 이로 인해 인근 지하수위가 상승하는 결과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낙동강의 하천 연변에는 충적층이 잘 발달되어 있어 하천수와 지하수의 교류가 활발한데, 4대강사업으로 인해 설치되는 신설 보로 인해 이에 따른 낙동강 인근 지하수의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합천보와 관련해, 박 교수는 "남강 합류 후 하류 13km 지점에 설치될 합천보의 영향으로 인해 발생되는 남강, 함안천의 수위 상승으로 인한 함안군 지역의 지하수위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재현 교수에 따르면, 함안보의 '과업 대상 지역'은 가야읍, 산인면, 함안면, 여항면, 법수면의 1읍4개면에 걸쳐 위치하며, 과업지 내 인구는 약 2만8000명으로 950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박 교수는 "함안보 설치 후에는 하천수위 상승으로 특히 하천 인근지역에서는 지하수위 상승이 높아질 것"이라며 "약 6m 정도 지하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안보 설치로 인해, ▲함안군 법수면 윤외리와 ▲함안군 가야읍 묘사리의 경우 4.0m, ▲함안군 가야읍 도항리의 경우 3.6m, ▲함안군 산인면 내인리의 경우 2.3m의 지하수위 상승이 예상된다는 것.

또 박 교수는 "일부 구간에서는 현재 지반보다 높은 지하수위를 나타내는 구간이 발생되어 농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지하수위의 상승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문제에 대한 사전조사와 분석을 통한 적절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가운데)는 낙동강에 함안보가 설치되면 함안 일대 지하수위가 상승해 농사를 지을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박재현 교수가 지난 9월 6일 홍희덕 국회의원(오른쪽), 손석형 경남도의원(왼쪽) 등과 함께 '4대강 사업 국민검증단'에 참석해 창원 대산취수장을 둘러보고 있을 때의 모습.
 박재현 인제대 교수(가운데)는 낙동강에 함안보가 설치되면 함안 일대 지하수위가 상승해 농사를 지을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박재현 교수가 지난 9월 6일 홍희덕 국회의원(오른쪽), 손석형 경남도의원(왼쪽) 등과 함께 '4대강 사업 국민검증단'에 참석해 창원 대산취수장을 둘러보고 있을 때의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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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연합 "함안 일대 2~3m 수심 유지하는 호수될 것"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임희자 사무국장은 "함안군 법수면 윤외리 지역은 함안보로 인해 마을까지 침수된다고 한다"면서 "이 지역의 경우 지하수위가 불과 지표면으로부터 0.7m 아래에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함안보가 설치되어 지하수위 상승이 3~4m까지 된다면 이 지역은 2~3m 수심을 유지하는 호수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면적 또한 적지 않는데, 해당지역은 함안군 법수면 일대와 함안군 가야읍 일대 아파트, 구마고속도로 칠서IC 주변 지역이 해당된다"면서 "해발고도가 10m 이하인 곳은 모두 피해지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희자 사무국장은 "낙동강 4대강사업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본안)이 나왔지만 지하수위 변동과 피해영향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주민설명회에서는 이정일 변호사가 '향후 법적 대응'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경남 창녕군 이방면~합천군 덕곡면 사이의 낙동강정비사업 20공구에 들어설 가친 '합천보'의 모형이다.
 경남 창녕군 이방면~합천군 덕곡면 사이의 낙동강정비사업 20공구에 들어설 가친 '합천보'의 모형이다.
ⓒ 경상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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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함안보, #합천보, #박재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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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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