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연탄은 우리 서민들이 겨울을 이겨낼 소중한 땔감이다.
 연탄은 우리 서민들이 겨울을 이겨낼 소중한 땔감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연탄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지난 여름 한 장에 400원 하던 여수지역 연탄값이 11월 초면 600원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래저래 서민들만 힘들게 생겼다. 아직 연탄은 서민들의 겨울을 책임져 주는 소중한 땔감이다. 추억 속에만 존재하는 연탄이 아니다. 벌써부터 겨울 추위가 걱정이다.

부부가 연탄을 나르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연탄배달부 정태봉(61)씨다. 정씨는 11월에 연탄값이 개당 86원이나 오른다며 빨리 연탄 배달을 마치고 광주의 연탄공장으로 또다시 연탄을 실으러 가야 한다며 점심도 걸렀다고 했다. 그는 아내와 함께 비지땀을 흘리며 가정집 연탄배달에 여념이 없다.

정씨는 아내와 함께 비지땀을 흘리며 가정집 연탄배달에 여념이 없다.
 정씨는 아내와 함께 비지땀을 흘리며 가정집 연탄배달에 여념이 없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아이고 바쁘요, 연탄 내려놓고 얼른 올라가야 돼요. 밥도 못 묵었어."
"5분도 안 걸린다고 식당에서 밥 먹고 가라는데도 못 묵었어."

성수기에는 혼자서 4천여 장을 배달할 정도로 연탄 배달에 이골이 난 그이지만 연탄값이 오른다는 소식에 주문이 밀려들어 그의 몸은 벌써부터 비지땀으로 흠뻑 젖었다. 땀방울이 목덜미를 타고 줄줄 흘러내린다. 워낙 바빠 끼니도 걸렀다는 그가 안쓰러울 정도다.

여수 덕충동에 사는 김종옥(69)씨는 연탄 3백장을 주문했다.
 여수 덕충동에 사는 김종옥(69)씨는 연탄 3백장을 주문했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여수 덕충동에 사는 김종옥(69)씨는 연탄 3백 장을 주문했다. 연탄 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며 어디 서민들은 앞으로 연탄을 때겠느냐며 푸념이다.

"낼부터 춥다고 그래서 연탄 들였어, 자고 일어나면 오르고 아이고 서민들 생각도 해줘야  되는디, 이제 연탄도 못 때것소."

지난해 여름 여수의 제일연탄 공장에서 만났던 정씨는 공장이 없어지면 앞으로 무슨 일을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모르겠어요. 묏동이나 지킬란가? 아직 대책이 없어요. 여수에 연탄공장 하나 지어주세요"라고 말했었다. 그런 그가 아직 열심히 연탄배달을 하고 있었다. 그간 체증처럼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열심히 일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서야 내심 마음이 놓였다.

광주에서 싣고 온 연탄이다.
 광주에서 싣고 온 연탄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정씨 부부가 남은 연탄을 공터에 내려놓고 있다.
 정씨 부부가 남은 연탄을 공터에 내려놓고 있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전남 여수 지역의 연탄 개당 소비자가격은 현재 500원이다. 지난해 여름에 비해 100원이나 인상됐다. 이는 여수의 연탄공장이 여수엑스포 부지로 선정돼 사라졌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연탄을 갖다 쓰다 보니 물류비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이는 불을 보듯 뻔한 일로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여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김상수(56)씨는 2.5톤 화물차량이 여수에서 광주를 오가는 데 제비용만 해도 10만 원이 넘게 소요된다고 말했었다.

전남 관내 연탄공장은 강진과 화순에 각각 1곳, 여수에 2곳을 포함해 4곳이 있었다. 하지만 여수의 연탄공장은 이제 문을 다 닫았다. 여수 연탄공장에서 여수, 순천, 광양, 보성, 고흥, 곡성, 남해, 하동 지역까지 연탄을 보급했었다. 여수에서 연탄 공급을 받았던 이들 지역도 물류비 부담으로 인해 많게는 개당 100원 여의 추가부담이 생긴 것이다.

당시 여수 제일연탄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연탄 수송업자만도 자그마치 40여 명. 그 식솔들을 포함하면 150여 명이나 됐었다. 여수에 있는 연탄공장이 사라지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했던 그들의 생계도 문제가 됐었다.

서민들이 연탄불처럼 훈훈한 겨울을 보낼 수는 없을까.
 서민들이 연탄불처럼 훈훈한 겨울을 보낼 수는 없을까.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지난 여름에 비해 100원이나 오른 연탄값이 또 인상된다고 한다. 공장도가가 86원이 오르면 소비자는 이제 연탄 한 장에 약 600원을 주고 사야 한다. 배달 조건에 따라 배달가격이 다른 연탄은 고지대는 지게로 져 날라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가중된다.

배달을 마친 정씨 부부는 연탄배달을 마치고 남은 연탄을 공터에 내려놓은 후 다시 광주로 향한다.

갑작스러운 연탄값 인상방침에 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걱정이다. 서민들이 연탄불처럼 훈훈한 겨울을 보낼 수는 없을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연탄, #연탄배달, #서민, #겨울나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