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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9일 오후 1시 10분]
 
"세종시, 김제동, 노동문제로 반대표 결집"
 
비공개로 계속된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10·28 재보궐선거 패배 원인에 대해 김제동씨 퇴출, 세종시 원안 수정, 복수노조 허용 등 여론을 악화시키는 이슈가 제기된 것이 불리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조해진 대변인에 따르면 안상수 원내대표와 충북 출신 송광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 세종시 원안 수정에 대한 논의가 나왔던 것이 한나라당에 크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안 원내대표는 또 정부와 여당이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등 노동법 관련 조항 시행 의지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수도권 2곳과 양산 등에서 노동자 표 결집으로 이어져 한나라당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제동씨의 KBS 퇴출, 손석희 교수의 MBC <100분 토론> 하차가 뜨거운 이슈였던 것도 젊은 유권자들의 표 결집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같은 내용은 허태열 최고위원이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기에 정부와 당 일각에서 여론에 불리하게 작용할 이슈들을 마구잡이로 끄집어 낸 것이 여당 후보들에게 큰 짐이 됐다는 지적들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광범위한 표본과 분석의 정확성을 자부해왔던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의 지지율 조사가 부정확한 것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됐다.
 
안 원내대표는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 분석 및 예측이 이번 선거 결과로 그대로 이어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연구소의 전통과 공신력을 손상시킨 결과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번 패인에 대해 '필요하면 외주를 줘서라도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은 여론조사에서 열세지역으로 나타났던 부분은 선거에서도 그대로 열세지역으로 드러났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여의도연구소 조사가 틀리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날 회의에서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지방 선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데에 인식을 같이하고, 선거 결과에 대한 백서를 발간하는 등 선거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민본21 "이대로면 지방선거도 끝" 전면적 당 쇄신 요구
 
지난 4·29 재보선 '0 대 5' 패배 직후 쇄신특별위원회 구성을 이끌어내는 등 당 쇄신작업의 물꼬를 텄던 한나라당 내 초선 소장파 모임 '민본21'은 또다시 당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본 21'은 이날 오전 성명서를 내고 정부를 향해 "개헌, 행정구역 개편, 노동관계법, 4대강 사업 등 수많은 대형 이슈들을 한꺼번에 쏟아냈지만, 국정을 책임진 집권세력으로서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부족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또 "한나라당도 민심을 수렴해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수수방관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켰다"고 비판하면서 "국정운영의 변화와 당 쇄신에 대한 진정성 있는 노력 및 실천적 결과물 없이 이대로 간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우리는 다시 한 번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본21'은 이번 성명서에서 "당 쇄신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정치일정을 조속히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4·29 재보선 뒤 제기된 당 쇄신 요구가 쇄신특위 구성으로까지 이어졌지만 별다른 결과물 없이 흐지부지된 것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따라서 '민본21'은 이후 열릴 당 의원총회 등에서 당 지도부 교체 등 전면적인 당 쇄신에 대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1신 : 29일 10시 35분]
 
한나라당 "잘 나간다고 오만해서는 안 된다" 
 

전날 수도권과 충청권 재선거에서 완패한 한나라당은 29일에도 침통했다. 정몽준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의 표정은 어두웠고, 최고위원들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일부에서는 '집권여당의 오만함'을 패배 원인으로 내놓아 좌중을 숙연하게 했다.  

 

재선거에 다 걸기한 정몽준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결과는 한나라당에 대한 새로운 모습과 정치 패러다임을 바꿔달라는 간곡하고 강력한 요청"이라며 "또 한나라당이 국정을 책임진 당으로서 많은 의석수에 걸맞은 정치를 보였는가에 대한 국민적 평가"라고 분석했다. 

 

정 대표는 "내가 아직 당에 뿌리 내리지 못했다는 냉정한 평가도 달게 받겠다"면서 "한나라당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태열 최고위원은 "정몽준 대표가 '국민이 한나라당에 격려와 채찍을 같이 줬다'고 했는 적절한 판단"이라며 "특히 채찍 부분에 성심성의껏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겸손해야 한다"며 "잘 나간다고 오만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허 최고위원의 '쓴소리'에 정 대표는 "정부 여당에 오만한 사람은 없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비쳤다면 유의해야 한다"고 공감을 나타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낙선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겠다"며 "비상한 각오로 국민이 한나라당에 무얼 바라는지를 국정에 반영하겠다"고 다짐했다.

 

보통 20분 정도 진행되던 최고위원들의 공개발언은 회의가 시작한 지 10분 만에 끝났다. 그만큼 재선거 패배의 그늘은 깊었다.  


태그:#10.28 재선거, #한나라당, #정몽준, #허태열, #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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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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