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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지만 겨울이 오기는 오는 모양입니다.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도, 마을 곳곳에 서 있는 나무도 모두 울긋불긋 옷을 입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이 내뿜는 빛깔이 어찌나 고운지 새삼스럽게 배워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아이들과 마을 단풍 구경을 가기로 했습니다. 산에 오를 수도 있고 숲으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산 아래 자리 잡은 한국전력 강북지사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마을을 물들인 빛깔을 구경했습니다. 4층 건물이지만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 훤하게 산을 바라볼 수 있고, 마을을 올려다 볼 수 있습니다.

 

 

 

 

옥상에 올라선 아이들은 자기 집이 어디쯤인지 찾아봅니다. 옥상 위에 감나무가 있는 집도 보입니다. 우리가 늘 산책 다니던 마을 골목길도 찾아보고, 친구 집도 찾아봅니다. 그리고 멀리 내다보이는 수유역 근처 아파트 단지도 확인합니다.

 

마을길을 산책하며 낙엽을 주웠습니다. 낙엽을 철사에 꿰어서 치마도 만들고, 월계수는 아니지만 머리에 쓰는 관도 만들었습니다. 팔찌를 만든 친구, 목걸이를 만든 친구, 애꾸눈 선장을 만든 친구도 있었습니다. 빨갛게 물드는 잎, 노랗게 물드는 잎, 갈색으로 물드는 잎을 골고루 섞어서 만드는 재주, 큰 잎과 작은 잎을 겹쳐서 배치해서 여러 모양을 만드는 재주도 보여줍니다. 한 사람씩 솜씨 자랑을 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렇게 가을이 깊어갑니다. 겨우내 비늘잎으로 생명의 싹을 간직했다가 새 봄, 두꺼운 비늘 가볍게 떨쳐내고 새 잎으로 돋아나 알맞게 자라나더니, 맹렬한 햇살, 뜨거운 바람 넉넉히 견디며, 제 할 일 다한 후에, 사그라드는 생명의 결 미리 알고 마지막 요동처럼 붉고 노오란 빛 내뿜더니 어느 날 떨어질 줄 알았던 그 나뭇잎 하나처럼, 그렇게 순리를 알되, 해야 할 것을 놓치지 않는 진한 생명력으로 살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아름다운마을학교는 북한산 자락 인수동에 자리잡은 대안학교입니다. 2010학년도 2학년, 3학년, 4학년, 5학년, 6학년 편입생을 모집합니다. 매주 수요일 절기 공부를 하며 우주와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이 절기 공부는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의 환경교육현장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지원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태그:#아름다운마을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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