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마애삼존불상' 하면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서산 마애삼존불상을 연상할 것이다. 하지만, 국보로 지정되어 있으면서 서산 마애삼존불상과 버금가는 '태안 마애삼존불상'도 가히 백제의 미소라 불릴 만하다.
비록 서산마애삼존불상에 비해 얼굴의 윤곽이 뚜렷하지 못하지만 태을암 내에 위치하고 있는 태안마애삼존불은 일반적인 삼존불과는 달리 그 배치가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어 세간에 이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1966년 2월 28일 보물 432호로 지정돼 관리되어 오다가 지난 2004년 8월 31일 국보 제307호로 승격 지정된 데는 중앙에 본존불이 위치하고 좌우에 협시보살을 배치하는 일반적인 삼존불과는 달리 좌우에 불상을 배치하고 중앙에 작은 보살을 배치하는 파격적이고도 특이한 구도 때문인 듯 보인다.
또한, 마애삼존불 인근에는 바위에 '일소계(一笑溪)'와 '태을동천(太乙洞天)'이라 암각된 작은 골짜기가 보이는데, 이곳 경관 또한 수려해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으며 꽤나 운치있어 보인다.
삼존불 주변에는 이뿐만 아니라 감모대(感慕臺)와 동옥대(同玉臺)라고 새겨진 정확한 용도와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유물들도 있고, 특히 점점 붉게 물들어가는 백화산의 가을단풍도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어 이번 가을 태을암을 찾으면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좌측불상 높이 255cm, 우측불상 240cm, 중앙보살 181cm의 규모인 태안마애삼존불은 태안읍의 상징인 백화산 정산부근에 위치해 있으며, 가을을 맞아 단풍 구경을 위해 백화산을 찾은 많은 등산객들에게도 좋은 구경거리다.
하지만, 군내 국보급 문화재가 유일하게 마애삼존불 밖에 없음에도 이를 설명하는 안내판 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아 이곳을 찾는 군민과 관광객들로부터 '과연 국보가 맞는지'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고 있다.
태안군 관계자는 "안내판 설치는 군에서 임의적으로 설치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현재 안내판과 관련해 영어, 일본어 시안을 위탁기관에 의뢰한 상태로 완료가 되면 문화재청으로 문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올해 초 문화재청에서 내려온 마애삼존불 주변 정비사업 예산이 남아 이중 248만 원을 책정해 올해 말까지 안내판 설치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애삼존불 보호각 내에 불상 보호를 위해 통제선을 설치했는데도 선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 불상을 만져보려는 관람객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