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양화가 여운 개인전과 여운(62), 이진성(67) 도화전 '달에 흐르는 구름'이 21일(수)부터 31일(토)까지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있는 한양여대 행원문헌정보관 1층 행원갤러리에서 열린다.
▲ 서양화가 여운 서양화가 여운 개인전과 여운(62), 이진성(67) 도화전 '달에 흐르는 구름'이 21일(수)부터 31일(토)까지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있는 한양여대 행원문헌정보관 1층 행원갤러리에서 열린다.
ⓒ 이종찬

관련사진보기

천도가 넘는 불 위에 누워
옛 노래도 잊은 이 땅의 흙이
흰 이빨 같은 떡애기를 낳을 때면
엄한 애비도 술에 취해 소년이 된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깊은 눈동자 앞에선
항상 신비롭기만 하지만
흙이 불을 마시고 토해놓은 생명들은
탄성처럼 오늘 거룩하다
우리는 날마다 인사동 주점에서
세상을 웃고 있지만
오늘밤 흙에 그림을 그리다 온
화가 여운은 술 앞에서 한없이 자유롭다
술잔에 깊이 잠긴 달처럼
흐르는 구름처럼
그는 그의 죄를 물감으로 풀어놓고
술잔 앞에서 순결해진다
아아 무죄다, 그 뿐이랴
달에 흐르는 구름은
오늘 지상에 붙들려
이진성, 내 누나의 미소로 태어난다
- 이도윤, '달에 흐르는 구름' 몇 토막 

대학 강단에서 만나긴 했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예술가가 '도화'라는 울타리 안에서 만나 활짝 웃었다. 서양화가 여운과 도예가 이진성이 그들이다. 그들은 한양여대가 문을 연 1975년에 처음 만나 지금까지 이 학교 강단에 서서 서로 다른 분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이진성이 먼저 정년 퇴임을 했다.

이진성은 "여운 교수님과는 서로 분야가 달랐지만 친남매처럼 살갑게 지내고 있다"고 말한다. 이씨는 "2002년부터 2007년 정년퇴임 때까지 학장을 맡았을 때도 문화계 마당발로 통하는 여운 교수님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며 "이번 전시회도 여운 교수님께서 '이제 퇴임도 했으니 그동안 미뤄온 전시회를 열 때가 됐다'고 말해 이뤄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씨는 "1980년 개인전 이후 교육과 행정 업무에 매달리느라 사실상 창작활동에 매달릴 틈이 없었다"라며 "여운 교수님이 틈만 나면 작업실로 찾아와 나를 '감시'(?)하는 바람에 스트레스가 여간 쌓인 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마침내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빙그시 웃었다.

대학 강단에서 만나긴 했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예술가가 '도화'라는 울타리 안에서 만나 활짝 웃었다. 서양화가 여운과 도예가 이진성이 그들이다
▲ 21~31일, 여운?이진성 도화전 '달에 흐르는 구름' 대학 강단에서 만나긴 했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예술가가 '도화'라는 울타리 안에서 만나 활짝 웃었다. 서양화가 여운과 도예가 이진성이 그들이다
ⓒ 이종찬

관련사진보기


이진성이 빚은 분청사기에 산, 호랑이, 나무 등 기운이 생동하는 여운의 그림을 담았다
▲ 달에 흐르는 구름 이진성이 빚은 분청사기에 산, 호랑이, 나무 등 기운이 생동하는 여운의 그림을 담았다
ⓒ 이종찬

관련사진보기


도자기와 그림의 화려한 만남

"사람의 마음을 어루고, 매만지며, 아름답게 하는 예술의 길을 걸으시면서 서로 다른 학문분야에서 큰 업적을 쌓으신 이진성 학장님과 여운 교수님께서 함께 작품전을 여신다는 소식을 접하고 매우 기뻤습니다. 국가와 예술, 더 나아가 인류의 발전을 위해 동량을 키워오신 교육자로서, 예술계의 살아 있는 역사요, 자유인으로서 두 분의 지난 날들은 도전과 성취, 헌신과 영광이 함께 한 나날이었다 하겠습니다."
- 김종량 한양대 총장 '축사' 몇 토막

서양화가 여운 개인전과 여운(62), 이진성(67) 도화전 '달에 흐르는 구름'이 21일(수)부터 31일(토)까지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있는 한양여대 행원문헌정보관 1층 행원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여운 개인전에서는 생활 현장의 표정을 담은 풍경을, 도화전에서는 이진성이 빚은 분청사기에 산, 호랑이, 나무 등 기운이 생동하는 여운의 그림을 담았다.

특히 도화전 '달에 흐르는 구름'에서는 이진성이 초벌구이한 분청사기에 여운이 철가루로 그림을 그린 뒤 유약을 발라 다시 불에 구워 완성한 작품들로 전통미와 현대 감각을 함께 지니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게다가 물레를 쓰지 않고 코일을 쌓아올려 만든 이진성의 분청사기는 거칠고 투박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친다.

화가 여운은 "'달에 흐르는 구름'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조상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깃든 분청사기에 사람의 따뜻한 온기처럼 뭉클하게 피어나는 우리 산하를 그린 철화분청 50여점이 출품된다"며 "이번 전시회를 찾는 사람들은 도자기와 그림의 화려한 만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도화전 '달에 흐르는 구름'에서는 이진성이 초벌구이한 분청사기에 여운이 철가루로 그림을 그린 뒤 유약을 발라 다시 불에 구워 완성한 작품들로 전통미와 현대 감각을 함께 지니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 달에 흐르는 구름 특히 도화전 '달에 흐르는 구름'에서는 이진성이 초벌구이한 분청사기에 여운이 철가루로 그림을 그린 뒤 유약을 발라 다시 불에 구워 완성한 작품들로 전통미와 현대 감각을 함께 지니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 이종찬

관련사진보기


게다가 물레를 쓰지 않고 코일을 쌓아올려 만든 이진성의 분청사기는 거칠고 투박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친다
▲ 달에 흐르는 구름 게다가 물레를 쓰지 않고 코일을 쌓아올려 만든 이진성의 분청사기는 거칠고 투박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친다
ⓒ 이종찬

관련사진보기


예술인 특유의 실험정신이자 자유정신

"분장자기로 바탕을 마련하고, 철분 많은 그림 재료로 드는 솜씨를 보인 두 사람은 이런 점에서 행복한 만남을 실현했다. 여운이 감당한 철분으로 그린 도자 무늬도 기실 이 땅에서만 해오던 방법이었다. 이른 바 계룡산 그릇 특유의 기법이 철화자기다. 흔히 도자기 겉에 그려지는 무늬는 많은 경우 겉을 꾸미기 위해 단위 무늬를 되풀이하는 방법이 적용된다"
- 미술평론가 최석태

미술평론가 최석태는 이번 전시에 대해 "여운이 일필휘지의 기세로 그린 호랑이, 산천이 재료에서나 그 미감에서 이른 바 계룡산 자기의 기운 생동한 그림과 상통함은 우연인가?"라며 "이번에 출품되는 이진성의 그릇들은 젖빛, 쌀가루빛 바탕에 여운의 철화가 썩 잘 어울리는 그릇들"이라고 평했다.

한양대 김종량 총장은 "도화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도자기에 그리는 그림은 사군자나 산수화 등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진성 학장님께서 혼을 불어넣어 제작하신 분청 도자기에 서양화를 전공하신 여운 교수님의 검은 소묘를 넣었다고 하니 이는 예술인들 특유의 실험장신이요, 자유정신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한양여대 유길동 총장은 "이 시대의 자유인 여운 교수님은 우리나라 미술계의 원로로서 항상 예술의 원점과 기본을 강조하면서도 변화와 시대정신에 충실하라고 가르치는 최고의 화가"라며 "한 분은 흙으로 도자기를 만들고 한 분은 그 위에 그림을 그려 작품을 완성하는 모습은 후학들에게 큰 가르침으로 다가온다"고 덧붙였다.

분장자기로 바탕을 마련하고, 철분 많은 그림 재료로 드는 솜씨를 보인 두 사람은 이런 점에서 행복한 만남을 실현했다
▲ 달에 흐르는 구름 분장자기로 바탕을 마련하고, 철분 많은 그림 재료로 드는 솜씨를 보인 두 사람은 이런 점에서 행복한 만남을 실현했다
ⓒ 이종찬

관련사진보기


서양화가 여운은 개인전 5회, 검은 소묘(아트사이드), 2007 한국 미술 현장과 검증 초대 개인전, 한국 현대미술 20년의 동향전, 시대정신전, JAALA전, 80년 형상미술 대표작전, 우리시대의 표정-인간과 자연전, 해방50주년 역사전, 정도 600년 기념 국제현대미술전, 한국대표시인화가전, 남북 6.15공동선언 기념전 등을 열었다.

도예가 이진성은 이진성 도예전(개인전)을 열었으며, 한양여대 학술논문상, 학술저술상, 교육헌장기념 표창장(교육부 장관), 출판기념상, 30년 장기 근속상, 홍조근정훈장 EMDDMF 받았다. 지금 한국요업학회 종신회원, 한국여성과학인협회 회원, 한양여대 도예과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보냅니다



태그:#여운, #이진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