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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19일부터 가을 개편을 했다. KBS는 가을 개편을 하면서 1TV는 공익성, 공영성 높은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2TV는 건전한 오락, 문화 프로그램과 가족·소외계층 프로그램을 확충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하지만 폐지된 프로그램과 신설된 프로그램을 보면 KBS 개편 방침을 그대로 믿기 힘들다. 우선 폐지된 프로그램을 보면 논란이 되었던 월,화,목 24:15~24:45, 수 24:05~24:35 방송했던 KBS2의 <생방송 360>이 눈이 띈다. 그리고 월~금 20:30~21:00 방송했던 <30분다큐>와 월~토 6:30~6:30 <걸어서 세계 속으로 스페셜>도 없앴다.

 

KBS가 신설한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1TV를 보면 "한국 최고(KOREA NO.1)의 '숨은 1등 중소기업, 히든 챔피언'! 경제 불황속에도 세계 시장을 제패한 성공 이유는 무엇인지, 또 해당 기업만의 글로벌 경영전략과 기업문화, 인재육성 방법 등 기업의 핵심 역량을 분석하여,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중소기업인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기업열전>이 있다.

 

또 "21세기 일류 선진국을 향한 한국의 희망과 비전"과 "국가와 사회의 기본을 위한 국가 원로의 충언, 기업CEO들의 비전 전략을 제시"하는 <글로벌 한국, 일류로 가는 길>이 있다. <일류로 가는 길>은 금요일 밤 12시,  <기업열전 K1>은 목요일 오후 7시30분에 방송된다.

 

성공한 기업인들과 일류를 향한 희망과 비전을 굳이 공익성과 공영성이라고 주장하면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비판보다는 기업을 홍보하고, 일류을 위한 내용들이라는 점에서 공익성과 공영성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기업프랜들리와 비슷하다.

 

<시사360>과 <30분다큐>를 없앤 2TV는 소녀시대 유리와 써니를 비롯한 걸 그룹 멤버 7명과 노주현, 남희석, 김태우씨가 출연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청춘불패>를 금요일 밤 11시5분 신설하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웃음으로 다시 한 번 '한국 코미디의 부흥기'를 꿈꾸기 위해 이봉원, 박미선, 이성미, 강성범, 유세윤씨 등이 출연해 신인 개그맨들을 발굴하는 <개그스타>를 토요일 밤 12시35분에 내보낸다.

 

<시사 360>같은 경우 동시대 타방송 프로그램과 비교하면 광고 수익은 1위, 시청률은 2위였지만 폐지되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송훈석(무소속) 의원은 12일 K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시청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올해 1-9월 한국방송광고공사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자료를 인용해 이처럼 밝혔다.

 

송훈석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KBS 2TV '시사360'의 광고 판매액은 18억6천995만원으로, 같은 시간대 MBC TV <MBC 뉴스 24>의 16억5천783만원, SBS TV <SBS 나이트라인>의 9억8천899만원보다 많았다. 평균 시청률도 <MBC 뉴스 24>(4.3%), <시사360>(3.9%), <SBS 나이트라인>(3.5%) 순이었다.

 

<시사 360> 시청자 게시판에도 누리꾼들은 KBS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antilone'은 "시사투나잇 사라졌을 때 정말 통곡을 했는데 이제 시사 360마저 폐지라니 견딜 수 없이 슬퍼다"면서 "진실보다는 눈앞의 이익을 좇으며 '언 발에 오줌 누기' 정책으로 일관하는 현정부 독재의 첫걸음이라는 언론장악이 순순히 진행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수많은 압력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방송, 약자를 위한 방송을 하려고 노력했던 시사 360에 박수를 보내드린다"고 했다.

 

'bell89yu'도 "전에 하던 프로 시사투나잇 끝난다고 할 때도 많이 속상했는데 그래도 시사360이 후속방영 되어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었는데 없어진다니 정말 속상하다"며 "이렇게 글 쓰는 일 거의 없었는데 이제는 좀 써야 겠네요. KBS 시청료 내는 것이 아깝지 않게 제대로 된 방송 좀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bell89yu' 말처럼 KBS가 시민들에게 시청료를 받기 위해서라도 공익성과 공영성을 가진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지만 비판 프로그램을 없애고, 기업 홍보와 오락 프로그램만 만들고 있다. KBS는 지금 시청료 올리기 위해 퀴즈 이벤트까지 펼치고 있다.

 

 

시청료를 올리기 위해 퀴즈 이벤트까지 하면서 정작 공익성을 저버리고 있으니 어떤 시청자가 시청료 인상에 동의하겠는가. 시청료를 올리기 위해 퀴즈 이벤트를 벌일 것이 아니라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을 비판하는 프로그램부터 먼저 만들어야 한다.


태그:#KBS, #가을개편, #시사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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