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수시민협 고구마 캐기 행사가 열린 여수 백야도 고구마 밭
 여수시민협 고구마 캐기 행사가 열린 여수 백야도 고구마 밭
ⓒ 오문수

관련사진보기


토요일(10일) 오후 여수시 화정면 백야리 화달마을에서는 고구마 캐기 행사가 열렸다. 여수시민협 창립 14주년 기념사업으로 열린 행사에는 여수생협회원들이 함께 참여했다. 백야리(도)는 여수시 화정면의 면 소재지로서 남면과 화정면을 연결하는 연안여객선의 교통 중심지이고 등대, 백호산, 몽돌밭 해수욕장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백야리(도)는 연안 여객선을 이용할 경우 약 1시간이 소요되지만, 지난 2005년 백야대교가 준공되어 접근성이 훨씬 좋아졌다. 지난 8월에는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위성 발사체 '나로호'가 발사됨에 따라 백야도 등대 일원은 최적의 관망장소(뷰 포인트)로 떠올랐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여수시민협 김순정 대표는 "도시권 주민과 농어촌 마을 주민이 어울려 화합정신을 살리고 우리 농산물 애용하기를 권장하려는 취지입니다"며 행사의 의미를 말했다.

미국 출신의 원어민 강사인 루스와 테스가 난생 처음 고구마를 캐며 즐거워하고 있다.
 미국 출신의 원어민 강사인 루스와 테스가 난생 처음 고구마를 캐며 즐거워하고 있다.
ⓒ 오문수

관련사진보기


자기 얼굴만한 고구마를 들고 자랑하는 아이
 자기 얼굴만한 고구마를 들고 자랑하는 아이
ⓒ 오문수

관련사진보기


왕고구마 캐기 수상자로  선발된 강대열씨와 김강현군이 상품권을 들고 좋아하고 있다
 왕고구마 캐기 수상자로 선발된 강대열씨와 김강현군이 상품권을 들고 좋아하고 있다
ⓒ 오문수

관련사진보기


미리 사놓은 고구마 밭 200평에는 호박 고구마가 주종이다. 행사장에 구경나온 마을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이구동성으로 전하는 말이다.

"고구마는  농약을 전혀 쓰지 않은 유기농이지라우. 글고 바닷가에서 해풍을 견딘 고구마라 정말 맛있어요. 오늘 캔 고무마를 말려서 3주 후에 먹어야 더 맛있어요. 지금보다는 11월말이 돼야 제대로 맛이 들어요"
  
행사 참가자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열린 왕고구마 선발 대회에서는 시민협의 강대열씨와 김강현(도원초등학교 4년)군이 900g의 고구마를 캐 선발됐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강현 군은 "친구랑 같이해서 좋았고, 나쁜 점은 힘들었어요"하며 웃었다.

고구마 밭이 얼마나 청정한 지는 밭에 서식하는 각종 동식물을 보면 알 수 있다. 아이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고구마를 캐다가 나오는 지렁이 콩벌레 메뚜기 뱀들을 보며 더욱 즐거워했다.

오늘 행사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참가했다. 여수시내 초 중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들이 함께 참여해 이색체험을 했다. 외국인 참가자들에게 고구마 캐기에 참가한 이유와 느낌을 물었다. 시애틀에서 온 테스(Tess)의 얘기다.

"한국인 친구가 고구마 캐기 행사가 있다는 걸 알려줬고 관심이 생겨 참가했어요. 미국에도 고구마가 있지만 한국 고구마가 훨씬 맛있어요. 밭에서 직접 고구마를 캐 본적이 없었는데 밭에서 뭔가를 캔다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건지 정말 몰랐어요. 한국에 온지 13개월이 됐는데 한국에서 뱀을 본 것은 처음입니다."

일본계 캐나다인으로 인류학을 전공한  에이미(Amy)의 얘기다. "한국인과의 교류도 보람 있는 일이지만 한국 땅과 자연을 통한 체험으로 나누는 교류도 참 값있는 일입니다" 독일어를 전공하고 수업이 끝난 후 친구들과 독일어 토론 모임을 주도하는 루스(Ruth)는 "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게 의미가 있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게 재미있어요"

플로리다에서온 아샨티(Ashanty)는 "새로운 활동으로 인해 일상에 활력소가 됐어요. 채식주의자인 내가 유기농 고구마를 직접 캐는 것에 대한 의미가 컸어요"하고 말했다.

이들은 매주 한 번씩 모여 독일어 공부와 스페인어 공부 및 독서토론을 하는 북까페를 열고 토론과 영어 글쓰기를 한다. 또한 매월 한 번씩 국동에 있는 여수보육원에 가서 봉사활동도 한다.      
삶은 고구마를 먹으며 즐거워하는 원어민 강사들과 친구들
 삶은 고구마를 먹으며 즐거워하는 원어민 강사들과 친구들
ⓒ 오문수

관련사진보기


환경보호 퍼포먼스로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최병수화가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환경보호 퍼포먼스로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최병수화가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오문수

관련사진보기


고구마 캐기를 마친 일행은 일정에 따라 인근에 있는 최병수 화가의 집을 방문했다. 최병수 화가는 "온난화로 인해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환경보호에 앞장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 세계가 투발루와 같은 운명에 처해 물속에 수장될 위험에 빠집니다"며 환경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땀을 뻘뻘 흘리고 캔 고구마를 낑낑대며 나르는 이들은 동네 주민들이 삶아준 달콤한 고구마를 맛보며 행복해 했다. 도시와 농촌의 공존. 유기농 농사와 최병수 작가의 환경보호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주제다. 

덧붙이는 글 | 희망제작소와 여수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고구마캐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교육과 인권, 여행에 관심이 많다. 가진자들의 횡포에 놀랐을까? 인권을 무시하는 자들을 보면 속이 뒤틀린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