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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전문학교 홈페이지에 실린 편입관련 글.
 어느 전문학교 홈페이지에 실린 편입관련 글.
ⓒ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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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연히 길을 가다가 재미난 광고를 보았다. 어느 전문학교 광고 였는데, 내신과 수능에 상관 없이 오직 면접으로만 선발하는 학교였다. 그런데 그 광고에서 특이할 점은 그 학교에 졸업한 뒤에 고려대나 한양대 등의 서울권 대학에 편입할 수 있다는 문구였다. 다시 말해 전문학교가 더 이상 좋은 기술을 배워 취업 현장에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학생을 키우는 곳이 아닌, 또 하나의 입시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사실 전문학교에 진학한다는 것은, 더욱이 수능도 내신도 보지 않는 그런 학교에 진학한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급 상승의 욕구를 포기했다고 봐야 한다.

한국 사회는 아이에게 어린 시절부터 계급 상승이 절대 가치인 것처럼 교육하고 주입한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교사들은 아이에게 "훌륭한 사람이 되야 한다"고 가르치는데, 여기에서 훌륭한 사람은 자기 직업에 가치를 느끼고 자아실현을 하는 사람이 아닌 높은 자리에 앉은 기업가나 대통령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한국 사회에서 자란 아이는 누구나 계급 상승을 목표로 삼게 된다. 아이들 꿈이 나중에 커서 부자가 되고 싶어하거나, 서울대에 진학하는 것인 것만 해도 그렇다. 하지만 모든 것을 서열화하는 현실 속에서, 누구는 계급 상승이란 목표를 가지고 매진하지만 누구는 누락된다.

에를 들어 중학교에 진학한 뒤, 인문계에 진학하지 못하고 실업계에 진학하는 것은 너는 성적이 하위권이니깐 대학에 가기보단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고등학교에 와서도 지속된다. 대표적인 예로 학생들 사이에서 떠도는 유머가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서울대 아니면 대학이 아닌데, 고3 와서 첫 모의고사를 보면 연세대도 고려대도 보이기 시작하고, 6월 모의고사를 보면 중위권 대학도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9월 모의고사를 보면 서울에 있으면 서울대가 되고, 막상 수능을 보면 충청도도 수도권이 된다는 그런 유머이다.

따라서 위 광고는 계급 상승의 욕구가 누락된, 그것도 오래 전에 누락돼 하다 못해 상위권 전문대도 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자극한다고 볼 수 있다.

사회의 모든 개인이 게급 상승에만 매진할 때, 그 사회는 건전한 사회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사회는 상위 계층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하층 계급이건, 상층 계급 이건 사회에서 나름의 역할이 있고, 그럴 때 사회는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계급 상승이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되어 모든 개인들을 자극하는 한국 사회의 미래는 암담하다.


태그:#계급상승, #전문대, #서울대, #대학, #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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