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업무연락 공문 경기도교육위원회 소속 한상국 교육위원(선거구 : 부천, 광명, 시흥)은 지난 25일과 26일에 걸쳐 ‘2009 유?초?중등학교 교장 및 학부모 연수’를 추진했다. ‘희망시흥교육발전협의회장 한상국’ 명의로 자신의 지역구인 시흥지역 각 학교에 전달된 업무연락 공문을 통해서였다.
ⓒ 임정훈	관련사진보기

현직 교육위원이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단체명으로 학교장과 학부모를 동원한 연수 형식의 모임을 실시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실상 나들이성 연수에 해당하며 평일과 주말에 걸쳐 1박 2일 동안 진행된 이 모임에는 시흥교육장까지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교육위원회 소속 한상국 교육위원(선거구 : 부천, 광명, 시흥)은 지난 25일과 26일에 걸쳐 '2009 유․초․중등학교 교장 및 학부모 연수'를 추진했다. '희망시흥교육발전협의회장 한상국' 명의로 자신의 지역구인 시흥지역 각 학교에 전달된 업무연락 공문을 통해서였다. 희망시흥교육발전협의회는 임의단체로 사실상 사적인 모임에 해당한다.

한상국 위원은 지난 도교육위의 무상급식 예산과 관련한 발언에서 "아침까지 무상급식으로 제공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밥 장사 종일 해야 하는데 한번 식중독 사고 터지면 그나마 훈장도 못 받는데 그게 하겠어요?"라며 삭감을 주장했던 인물이다.

이들이 연수 형식의 나들이를 떠난 25일은 오전 10시부터 제201회 경기도교육위원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일정이 예정된 평일이었다. 한상국 교육위원은 본회의 일정에 불참했고 교장들 역시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출장 처리를 한 후 개인적인 모임을 위해 학교를 비웠다.

한상국 위원은 본회의 불참에 대해 "우리 연수가 먼저 결정돼 있던 거라 (교육위에) 말하고 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임의단체가 평일에 학교장들과 학부모를 모으는 공문을 학교에 보내고 이를 추진해도 되는 것이냐고 묻자 한 위원은 "나는 그런 공문을 보낸 일 없다"며 "마음대로 하라!"고 소리를 치며 전화를 끊었다.

'희망시흥교육발전협의회장 한상국' 명의의 업무연락 공문에 따르면 이 모임은 유․초․중등학교 교장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릉, 삼척, 울진 및 동해 일원'을 연수 장소로 1박 2일 동안 진행됐다. 더욱이 공문의 맨 아래쪽에는 진한 글씨로 "숙박비는 출장비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협조 부탁"한다는 내용을 명기하고 있다.

교육위원이 주도하는 사적인 모임에 참석하는 학교장의 숙박비를 학교에서 출장비로 처리하라는 것이다. 확인한 결과 실제로 정왕초 등 다수의 학교에서 출장비 처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논란이 커지자 실제 지급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시흥교육청의 입장이다.

시흥교육장 역시 평일 이 모임에 참석했던 차여서 운신의 폭이 자유롭지 못한 입장이다. 이상덕 시흥교육장은 "강의 요청이 있었는데 평일이라 망설였다. 그러나 (교육위원의 부탁을) 박절하게 거절할 수는 없었다"면서 "(모임의 진행이) 문제가 있었다는 건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평일에 자리를 비운 학교장들에 대한 징계는 "규정을 따져보겠다"며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모임에 사용된 기타 비용 일체를 한상국 위원이 부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한상국 위원은 "우리 모임이 10년 넘게 하고 있는 것이다. 회비로 마련된 예산이 있어 집행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개인 부담이 아니라 단체의 회비로 지출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참석자들 가운데는 회원이 아닌 이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상덕 시흥교육장은 "회비를 낸 적이 없다. 회비를 낸 적이 없으니 당연히 회원이 아니다"라며 회원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한편 이날 모임에는 시흥지역 교장과 학부모 50여 명이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교육청은 29일 시흥교육청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사실 관계를 밝히고 해당자들을 중징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