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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회동 북촌에 남아있는 몇 군데 안 되는 소규모 도시형 한옥인 김형태 가옥은 작지만, 솟을지붕이 특이한 집이다. 길옆에 위치해 시끄러울 것 같지만, 하룻밤 정도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김형태 가옥,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도시형 소형 한옥이다.
▲ 북촌 김형태 가옥,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도시형 소형 한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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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옥 인근에는 국회의원과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김영환 선생이 운영하는 믿음치과가 있다. 한옥치과로 유명한 이곳은 '이 해박는 집'이라는 옛날식 간판도 남다른 곳이다. 내부에 손님들을 위한 전통찻집도 있어 치아치료를 위해서 방문하는 손님들보다 찻집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지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믿음치과, 국회의원과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김영환 선생이 운영하는 치과이다.
▲ 가회동 믿음치과, 국회의원과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김영환 선생이 운영하는 치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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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인근에는 아름다운재단의 건물과 출판사인 김영사도 있다. 길을 다시 내려와 가회동 성당을 지나 돈미 약국 골목 안으로 들어간다. 한옥문화원 입구에 아주 작은 피자집이 보인다. 테이블 3개 정도에 10석 정도의 자리를 갖춘 아주 앙증맞은 피자집에서 나중에 식사를 한 번 하고 싶어진다. 예쁘다. 이곳에서 먹는 피자가 무척 맛있을 것 같아 보인다.
               
담장을 타고 오른 지붕 위의 꽃
▲ 북촌 담장을 타고 오른 지붕 위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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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길을 계속하여 전진하면 흔히 사람들이 북촌한옥마을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하는 한옥골목에 들어선다. 서울시가 북촌 5~6경으로 지정한 이곳은 20~30평 정도의 작은 한옥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40~50채 정도가 남아 있는 곳이다.

사람이 사는 곳도 있고, 개보수를 하여 조금은 깨끗하게 정비된 곳도 있고, 빈집도 더러 보이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아름다운 골목과 간간이 핀 꽃과 나무 등이 멋스럽다. 이곳에도 일본인 관광객들이 무척 많다.
             
용모양의 물받이가 특이하다
▲ 가회동 한옥 용모양의 물받이가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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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회나무가 입구에 있는 집도 있고, 담장을 타고 지붕 위에 꽃이 피어있기도 하고, 입구에 소나무와 작은 정원이 아름다운 곳도 있다. 기와를 타고 내려오는 물이 모이는 처마 끝에 용 문양 장식이 있는, 물 배출구가 특이한 집도 있다.
                 
한옥마을의 전형인 골목 길의 한옥단지
▲ 북촌 한옥마을의 전형인 골목 길의 한옥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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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이 나는 무척 좋다. 3~4년 전 이곳으로 이사를 오려고 했지만, 역시 가난한 도시빈민은 한옥에 사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다. 다세대 주택을 구입하는 정도면 살 수 있던 이곳의 한옥도 이제는 엄청나게 값이 올라 서민들은 감히 꿈을 꿀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생활사 박물관 앞
▲ 북촌 생활사 박물관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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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전진하여 이준구 가옥과 맹사성 선생의 집터를 지나 북촌생활사박물관으로 간다. 박물관 앞에 서면 멀리 경복궁 방향으로 민속박물관 건물이 보이고, 삼청동의 총리 공관, 북악산, 인왕산이 보인다.
            
정원이 아름답다. 정원사의 노력이 돋보이는 곳이다.
▲ 극동문제연구소 정원이 아름답다. 정원사의 노력이 돋보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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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은 주마간산으로 대충 둘러본 것이다. 지금부터는 삼청동인데 우선 극동문제연구소와 북한대학원 대학교로 간다. 마당에 꽃들이 좋고, 고대 로마의 돌기둥을 흉내 낸  것 같은 모양의 돌기둥이 아름다운 정원이 있다. 참 꽃이 좋다. 잠시 화장실을 이용한 다음 연구소 앞에 위치한 베트남 대사관을 보면서 삼청공원으로 간다.
         
풍광이 좋은 종로의 숨은 보물
▲ 삼청공원 풍광이 좋은 종로의 숨은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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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공원 입구 우측에는 감사원이 있고, 좌측에는 백련사 터가 있다. 입구 안쪽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감사원 뒤편에 있는 취운정 터를 지나 공원 안 의자에 앉아 잠시 쉰다. 시계를 보니 2시간이 지나 갔다. 11시 30분. 이제 삼청동으로 가서 점심을 먹어야겠다.

삼청공원은 종로의 도심에 이런 별천지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아침저녁으로 운동하는 사람도 많고, 계곡이 있어 맑은 물을 볼 수도 있고, 한여름이면 계곡에서 몰래 목욕을 하는 사람들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삼청공원을 둘러본 다음 삼청테니스장 방향으로 길을 잡아 통나무 길을 따라 내려온다. 인도가 없는 이 길은 도로를 따라서 통나무로 인도를 만들어 정취가 있다. 테니스장을 지나면 바로 삼청동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마을버스 종점이다.
             
거리와 가게들
▲ 삼청동 거리와 가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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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하여 산 쪽으로 가면 칠보사와 삼청동 우물집이 있다. 바로 아래에는 일본요리전문점인 치요(千代)가 보인다. 좌측에는 삼청동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가운데 하나인 눈나무 집이 있다. 오늘의 인솔자인 채 회계사가 가족과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한다.
             
거리와 가게 풍경
▲ 삼청동 거리와 가게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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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식당 지화자, 하나, 용수산을 지나 서울신포니에타, 지청천장군 집터, 갤러리 영, 모양이 아름다운 세탁소를 지나 한국금융연수원 앞에 닿는다. 참 아름답고 멋스러운 건물들이 많다.
              
세탁소의 모습도 아름다운 곳
▲ 삼청동 세탁소의 모습도 아름다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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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수원은 MB정부의 정권인수위원회가 설치되어 운영되던 곳이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영어몰입교육을 강조한 '어륀쥐' 발언이 생각났다. 웃음만 나왔다.

금융연수원 옆에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삼청 칼국수 등이 보였다. 우리 일행은 식사를 위해 삼청동의 별미로 유명한 '삼청 수제비'집으로 갔다. 멸치국물에 손으로 직접 떼어서 만드는 시골집의 정취가 있는 수제비는 아주 맛이 좋았다. 우리 가족이 간혹 외출하는 경우 방문하는 곳이라 나의 추천으로 갔는데, 모두 만족하는 분위기다.

식사를 마치고는 삼청감리교회에 있는 어린이도서관을 둘러 본 다음, 삼청동 길을 산책했다. 예전에 비해 상업화되었다는 느낌이 많이 들기는 했지만, 아기자기한 카페와 옷집, 식당, 갤러리, 박물관 등이 많이 보였다.
          
북촌과 삼청동에서 자주 발견되는 도깨비 문양
▲ 삼청동 북촌과 삼청동에서 자주 발견되는 도깨비 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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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방향으로 길을 잡아서 나오면 왼쪽 언덕에 실크로드 박물관, 그 아래쪽에 토이키노 박물관, 조금 아래에는 수와래 식당이 있다. 우측 길에는 한벽원 갤러리가 있고 좀 더 길을 전진하면 우측에 복정 터, 더 길을 내려가면 소격소 터가 보인다. 삼청 파출소를 끼고 돌면 청와대 길과 경복궁으로 가는 길이 갈린다.

오후 1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라 빨리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경복궁 내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으로 길을 잡았다. 무료입장이 가능한 곳이고, 박물관 내부 전시보다는 최근에 개장한 외부 야외전시장이 좋은 곳이다.

야외전시장에는 60~70년대 추억을 적시는 '추억의 거리'를 재현해 놓았다. 추억의 거리에는 다방, 식당, 만화방, 레코드점, 이발소, 양장점, 사진관 등 다양한 근현대의 거리 모습이 보기 좋게 재현되어 있다.


태그:#북촌 , #한옥마을 , #삼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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榴林 김수종입니다. 사람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으며, 간혹 독후감(서평), 여행기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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