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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는 도시인의 꿈나무
 
누군가 말했다. '가로수가 있고 책이 있고 그리고 여인이 지나간다. 여기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이다'고…그러나 소란스러운 도심에 서 있는 가로수에게 애정의 눈길을 주면서, 살아가기에는 우리의 삶은 너무 속도가 빠른 것 같다.
 
그 빠른 속도 속에서 사물을 보는 사람의 눈은 정말 정확하다고 말 할 수 없겠다. 해운대 구청 앞에 서 있는 늙은 이 가로수, 이 노송의 가로수는 해운대 구청이 생기기 전에도 이 자리에 있었을 것이고, 해운대 구청이 생긴 이후, 나는 직장 일로 수없이 해운대 구청에 들락거리면서도 이 노송의 가로수를 눈 뜬 장님처럼 보지 못했다는 소리이다. 왜 이제야 내 눈에 이 늙은 가로수가 천천히 내 마음 속으로 걸어 들어오는 것일까… .
 
가로수는 우리의 잃어버린 사연의 밀어를 속삭여 준다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둘러 보니, 해운대 중 1동 파출소 앞에도 허리 굽은 소나무 가로수가 있다. 그러나 이 길을 지나는 사람들 아무도 이 분재 같이 생긴 노송 가로수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지난다. 노송 가로수가 서 있는 이곳은 해운대 해수욕장에 있는 송림과 솔밭 동네 장지천가는 길의 연장선상으로, 이곳이 그 옛날은 푸른 천년의 솔밭임을 알려준다.
 

차도와 보도를 만들면서 다른 소나무들은 베어지고, 유독 이 잘 생긴 두 그루의 늙은 소나무만 누군가의 애정으로 이렇게 예술적인 가로수가 된 것이다. 허리 구부정한 해운대 구청 네거리 가로수는, 해운대의 또 하나 명물이라 할 수 있겠다. 
 

지팡이가 필요한 늙은 가로수, 보호 필요
 
도심의 가로수는 마음의 가로수, 늘 푸른 소나무 가로수를 많은 심은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점점 허리가 굽어가는 가로수에게 지렛대(지팡이)를 설치해 주면 어떨까.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멀리 멀리 있으면서도 사람들 속에 가장 가까운 가로수. 늙은 가로수를 보는 마음은 항상 곁에 있어도, 내 곁에 있는 이웃들을 챙기지 못하는 내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태그:#가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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