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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함께 힘을 모아 한반도 문제를 푸는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14일 미 국회의사당 상원회의실 SVC-209호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에서 나온 미국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 애니 팔로아마비가 의원의 일침이다.

 

"시련의 시기는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에게 자기 성찰의 기회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준비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한국시민단체들과 미주 동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이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한반도 평화 포럼'이 열렸다.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미주동포전국협회(www.naka.org)의 초청으로 한국 시민사회의 대표격인 백낙청, 오재식, 박원순, 이문숙 네 분이 참여하고 존 케리 미 상원외교위원장, 브루킹스 연구소,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후원, 주관하는 '한반도 평화 포럼'이 시작됐다.

 

이번 포럼을 준비한 NAKA의 관계자는 "북미관계가 회복기미를 보이는 시점에 열리는 이번 행사들은 그 자체 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며 "현 시기 한반도 정세를 미 정계와 관계 기관에 정확히 알리고 향후 북미관계 개선과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 진영의 입장과 역할에 대해 이해를 돕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특별히 이번에 참가하는 네 분은 한국 시민사회가 미 정부에 보내는 정책건의서(전문 게재)를 전달할 계획이다.

 

포럼 전체 일정에 앞서 워싱턴 동포단체인 '사람사는세상 워싱턴'이 준비한  환영모임이 12일 밤 열렸다. 이 환영모임에서 백낙청 교수는 "우리 한국사회가 안고있는 여러가지 문제 중 가장 중요하고도 본질적인 것이 분단을 극복하고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이루는 것임"을 강조하며 "해외에서도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13일 오후 버지니아 페어펙스에 위치한 수도장로교회에서 열린 동포강연회에는 백여 명의 한인들이 참여하여 한국사회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큰 관심을 나타냈다.

 

워싱턴평화번영포럼(대표 윤흥노)가 주최하고 6.15공동선언실천워싱턴위원회(공동위원장 신필영, 송제경), 사람사는세상 워싱턴(대표 이덕근)이 후원한 동포강연회에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전과 후가 너무 다르다"고 말하며 "서울시장 시절에는 서로가 통하는 곳도 있었으나 대통령이 된 후는 시민단체들의 비정부적 활동과 시민사회 고유의 비판과 창조적 활동을 이해하지도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오마바 정부는 시민사회와 어떻게 교류하고 협력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지원하려 하는데 반해 이명박 정부는 그와 정 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것 같아 안타깝다"며  "어쩌면 이러한 시련의 시기는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에게 자기 성찰의 기회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준비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 시민사회의 현실을 전했다.  

 

이어 이어진 보조 발제에서 오문숙 목사는 "분단을 사는 우리들의 모습은 항상 소수자의 입장에 서서 움직여야" 하며 "이는 민족의 문제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의무이며 책임"임을 강조했다.

 

백낙청 사울대 명예교수는 시민참여형 통일운동에 대해 설명하며 "한국시민사회운동은 한국사회의  분단된 민족의 한 부분임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없이는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음도 인정하고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가져야 하고 또 그리 움직이고 있다"고 전하며  동포사회의 역할은 미국사회의 발전과 개혁을 위해 힘써 노력하며 더불어 분단상황의 한반도를 위해서도 힘써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오재식 전 월드비전 회장은 "동포들도 우리 민족에 대한 상상력을 키워줄 것"을 요구하며 "후세들에게 어떤 그림을 남겨줄까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동포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 방미단은 14일 오후 1시 미 국회의사당내 상원 회의실에서 미주동포전국협회(naka.org)와 6.15미국위원회가 주최하고 존 케리 상원외교위원장이 후원한 "한반도 평화 포럼"을 열었다. 

 

백낙청 교수의 주 발표에 이어 국제관계센터(IRC)의 국제문제담당국장인 죤 페퍼의 사회로 시작한 1부는 상원 외교위 전문위원인 프랭크 자누치(민주)와 키스 루스(공화) 그리고 오마바 대선 캠프의 북핵팀장이었던 조엘 위트, 오재식 전 월드비전 회장의 토론 참여로 북미간 신뢰 구축에 대한 열띤 발표와 토론으로 이어졌다.

 

이어 2부 순서는  박원순 변호사, 이문숙 목사, 전미북한위원회 케런 리 위원장 그리고 특별히 미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인 에니 팔리오마비가(Eni F.H. Faleomavaega) 의원이 참석해서 남북간 관계개선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포럼은  회의실을 꽉 메운 참가자들의 진지한 모습과 발표자들의 열띤 토론으로  북미간 변화되고 있는 상황을 가히 짐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방미단은 15일 브루킹스 연구소가 개최하는 세미나와 국무성 방문을 끝으로 워싱턴 방문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능동적 협상만이 비핵·평화를 보장한다

북핵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의 입장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회담 이후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된 정세는 변화의 전기를 맞고 있다. 남북관계에서도 고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특사 조문단 파견 이후 새로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이러한 긍정적 상황 전개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은 여전히 제재의 효과만 주목하고 대화에는 소극적이다. 모두가 느끼듯이, 북핵문제는 바야흐로 결정적 갈림길에 서 있다. 우리는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동의하지 않지만, 동시에 미국 역시 정권교체 국면 속에서 북핵문제에 대해 적절히 대응해오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북한과 미국을 포함한 6자 모두가 합의한 확고한 원칙이다. 국제사회가 한결같이 비판하는 북한의 2차 핵실험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를 효과적으로 방지하지 못한 기존의 소극적인 대북정책의 실패를 의미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중대한 선택의 국면에서, 또다시 대화 위주가 아니라 제재 위주의 소극적 전략으로 문제해결의 중대한 기회를 놓치는 '실패한 외교'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무엇보다 강조하고자 한다. 우리는 미국의 북한과의 적극적 대화를 지지하며, 이 대화가 북핵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한반도에서도 '오바마 외교'를 보고 싶다

 

대통령후보 시절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고립과 봉쇄를 추구했던 부시 행정부를 비판하며 협상을 통해 북핵문제를 풀겠다고 공언하였다. 북핵 실험 등 몇 가지 상황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오바마 외교'의 방향은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의 안전을 위해 유일한 지혜로운 대안이다.

 

그러나 아직 한반도에서 오바마 외교는 보이지 않는다. 왜 중동에서, 쿠바에서, 남아메리카에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 오바마 외교가 한반도에서는 보이지 않고 있는가? 왜 유독 대북외교에서만 대화를 보상으로 간주하는 부시 행정부의 어두운 그림자가 그대로 남아 있는가?

 

무엇보다 오바마 행정부는 회담의 형식에 집착하지 말고, 과감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 북한이 6자회담의 유용성을 부정하지 말아야 하듯이 미국 또한 양자협상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현재의 시점은 모두가 협상에 대한 용기를 가져야 할 시점이다.

 

북한이 핵보유를 향해 질주해가는 현재의 시점에서, 지금과 같은 오바마 행정부의 소극적 대북협상 태도로는 한반도에서 북한의 핵보유를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북한의 핵무기 역량 확대는 동북아를 끝없는 군비경쟁의 장으로 몰아갈 것이고, 그것은 결국 동아시아에서 미국 대외정책의 실패와 리더십의 실종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제재만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우리는 과거 북핵문제의 역사에서 제재가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상황을 악화시키고 북한의 핵능력을 강화하는 명분으로 작용했음을 기억한다. 제재의 단기적 유용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가능하지만, 문제해결의 지름길은 역시 적극적 협상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포괄적 접근을 통한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오바마 행정부가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이 중대한 갈림길에서 비핵•평화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담대한 결단을 내리기를 희망한다. 소극적으로 기다리는 전략이 아니라 문제의 포괄적인 해결을 위한 능동적 외교만이, 동아시아에서 오바마 외교의 진정한 가치를 세계에 확인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미국 행정부가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 패키지를 구상하고 있다는 점을 크게 환영한다. 포괄적 접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과의 관계정상화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 의지이다. 관계정상화는 결코 북한에 대한 시혜나 선물이 아니며,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정책 수단이다.

 

또한 북핵문제에 대한 포괄적 접근은 정전협정체제에 머물고 있는 한국전쟁의 완전한 종식 및 평화체제의 수립과 병행되어야 한다. 미국은 한반도평화체제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입장을 밝히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 부시행정부조차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3자 혹은 4자 정상회담을 거론하지 않았던가. 이명박 정부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군축회담을 북한에 제의한 바 있고, 9.19공동성명에서는 이미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별도 포럼을 구성하기로 합의해놓았다.

 

미래지향적 한미동맹을 요구한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달성한 나라가 되는 과정에서 한미동맹은 중요한 몫을 했다. 이러한 한미동맹의 성과를 토대로 이제 한국과 미국은 포괄적이며 또한 호혜적인 동맹 재구축에 나서야 한다.

 

수사만 앞세우는 포괄적 동맹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군사동맹 위주의 낡은 틀을 벗고 상호 이익을 존중하는 미래지향적 동맹으로 나아가야 한다. 과거 냉전시기의 한미동맹은 탈냉전과 세계화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 점에서 우리는 지난 6월의 한미정상회담에서 발표된 '한미동맹 공동비전 선언'은 많은 수사에도 불구하고 핵우산과 확장억지, 사실상의 북한 흡수를 천명한 냉전시대 군사동맹의 재판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한미 양국이 지금도 여전히 북한의 붕괴를 전제로 하는 군사훈련과 작전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현실도 기본적인 재검토를 거쳐야 한다.

 

북핵 협상이 재개되는 시점과 더불어,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수립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한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목표를 달성하는 길이기도 하다. 우리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거듭 촉구한다. 그리하여 반세기 넘게 지속되어온 대결과 긴장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협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려는 한국민과 동아시아 각국 민중들의 비원(悲願)이 세계평화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꿈과 함께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2009년 9월 9일

 

 백낙청(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명예대표)

 오재식(전 월드비전 회장)

 박원순(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이문숙(목사, 전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

 


태그:#한반도평화통일, #사람사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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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워싱톤 지역의소식을 좀더 국내분들에게 전해 주고 싶어서 가입했습니다. 자신있는 글쓰기는 글쎄 잡식이라서 다양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 행사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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