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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라는 정글 속은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사실 1년 남짓 판매사원 경험을 조금 하면서 그곳에서 벌어지는 뒷담화(?)들과 그 소문이 불러일으키는 촌극을 지켜보면서 그 세계가 아주 징글징글하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한편으로는 그런 경험을 통해서 나름대로 피하는 방법을 익혔다고는 생각하지만, 내가 발을 디디지 못한 미래의 사내의 전쟁터에서 살아남는 법에 대해서 궁금증이 피어오르는 것을 참을 수는 없다. 

 

솔직히 말하면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과 매일 부대끼며 일을 하는 것 자체가 고역일 것 같다. 왜냐하면 조금이라도 어긋나게 느끼면 이 사람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선입관이 먼저 발동하면서, 그것은 벌어진 인간관계의 간극을 더욱 벌어지게 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지나고 나면 별것이 아니지만 그 당시의 힘겨루기 때문에 양보를 하지 않고 싸우는 경험이 평소에도 많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오랜 시간 직장생활을 했던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펴낸 이 책. 이 시대의 직장인이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하면서 미래를 계획해보자고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생존 독서력>의 문답식 구성방법은 매우 흥미로웠다. 어떤 책이 이처럼 적나라하게 사내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가? 나는 처음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실제 회사가 어떻게 삐걱거리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삐걱대는 것들을 관계, 도약, 변화, 그리고 미래의 크게 4가지의 범주로 묶고 나서 각각의 해결 목표를 잡는다. 이를 위해 저자는 독자들의 생생한 질문을 살려내었고, 그 물음에 대한 저자의 솔직한 생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해결 방법에 대한 도움면에서 상당히 유용하다. 그 뿐만 아니라 저자가 읽고 재생산해낸 많은 이야기들과 책 소개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나름대로 이 책 속에 들어있는 책과 영화를 정리해보니 총 40작품이나 되었다. 이것을 나의 책 읽는 속도에 대입해보면 내가 약 한달 보름가량의 책읽기를 통해 읽어낼 수 있는 것들을 저자는 이 책 한 권에 담아내고 있는 셈이다. 그것도 관계, 도약, 변화, 미래에 관련된 주제에 맞도록 적당하게 편집해서 말이다.

 

여러 책을 통해 나만의 사고를 구축하라

 

역시나 이 책에서도 나만의 사고를 통한 공부를 추천한다. 이런 사고방식은 일찍이 장정일의 <공부>를 통해서 미리 맛본 적이 있으며, 그리고 장회익의 <공부도둑>을 통해서 그런 깨달음을 얻은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아직까지는 한권 이상의 책을 가지고 나만의 소스를 뽑아내는 작업이 상당히 요원해 보인다. 나는 스스로 왜 같은 주제를 찾아서 통합적 체계를 갖추지 못하는지 골똘히 생각해보았는데, 아직까지 그런 경지에 도달할 만큼의 방대한 독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깨달은 점은 바로 내가 (1)의 책과 (2)의 책을 고의로 뽑아내어 서로 융합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많은 책을 읽어나가면서 차츰차츰 쌓이는 것들 가운데 한 점으로 요약되는 주제들을 가지고 사고의 틀을 구축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깨닫는다.

 

이 책을 보면 <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책과 <블루오션>이라는 책을 가지고 저자가 어떤 방식으로 사고의 틀을 맞춰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두 책의 공통점인 '독특함'을 소재로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첫 번째로 책의 내용을 정리하면서 저자의 생각을 이해함과 동시에 한계를 찾아내고, 두 번째로 그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또 다른 논리를 찾아 생각하고, 세 번째로 책과 유사하면서도 다른 새로운 논리구조를 만들어보아라." (70쪽)

 

위와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저자는 <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책에서 광고매체가 힘을 잃어가기 때문에 독특한 뭔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도출한다. 하지만 <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책에서는 정확한 해답을 주지 않고, '덤'이라는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저자는 그것에다가 <블루오션>의 방법론을 적용시켜 '독특함'의 당위성은 <보랏빛 소가 온다>에서 찾고 방법론은 <블루오션>에서 취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많은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나 역시 어떤 책을 읽으면서 해답과 관련된 부분에서 상당히 미흡함을 느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던 것 같다. 만약 그것을 그저 "끝이 떨떠름하다"라고 넘어가지 말고, 따로 책의 강점과 약점을 분류하여 가지고 있다면, 다음기회에 그것과 연관될 수 있는 책을 발견하게 될 때, 어렵지 않게 두 책의 통합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관련해서 <다산 선생의 지식경영법>이라는 책에서 정약용 선생이 어떻게 5백 권이 넘는 방대한 저서를 남겼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본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는 책 한 권을 읽더라고 책속에 들어있는 여러 가지의 주제에 대한 이야기들을 따로 분류해서 보관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그렇게 분류된 지식들을 책을 저술 할 때마다 주제에 맞게 쉽게 찾아서 기록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그의 제자들과 학문적 자문을 구했던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정약용 선생은 그렇게 지식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창조해냈음을 알 수 있었다.

 

재능과 강점을 극대화하라

 

저자는 약점보완에 힘쓰기 보다는 강점에 주력하라고 말한다. 저자는 짐 카터라는 메이저리그 6승 투수가 자신이 가진 강점인 직구의 능력만을 극대화시켜 26승을 올렸던 사례를 들면서 왜 우리가 강점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덧붙인다.하지만 우리는 모두 짐 카터처럼 직구가 강점이라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살아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들이 좋다고 하고 필요하다고 하기 때문에 그저 시간이 흐르는 방향대로 우리의 인생도 흘러오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어제 '야심만만'에 출연한 고은미씨도 30대가 오기 전까지는 그저 시간이 흐르는 대로 지내왔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고, 브라운관의 그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나서야 비로소 그녀는 그녀 자신의 재능과 강점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너무나도 하고 싶었던 그 일을 하고 있는 지금 상황이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나의 경험으로 봤을 때, 분명히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고 또 잘하는 일을 할 때,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저자는 재능의 원천을 '동경', '학습속도', '만족감'의 세 가지로 정의한다. 즉, 재능이라는 것은 어릴 때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고, 그 일을 했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으며, 그 일을 하고 나서 가장 행복한 바로 그것이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인 것이다.

 

<리셋>이라는 책에서는 어항의 반을 갈라서 전기장치를 만든 다음 물고기의 이동경로를 제한하면 그 물고기는 전기장치를 풀고 나서도 절반의 공감에서만 활동한다는 예를 들면서 자신의 한계는 자기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필수씨는 인간은 곧 우주이므로 인간이라는 존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인간의 한계가 없다는 그의 생각에는 동의하나 한계의 모든 것들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고, 능률이 좋고, 원하는 일이 바로 내가 최대한으로 펼칠 수 있는 무대가 아닌가 생각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뇌는 커가면서 특화된 부분으로의 실력을 집중시킬 수 있게 복잡다단하게 분산되어 있는 시냅스를 끊어줌으로써 가장 강력하게 연결된 부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생존 독서력>의 의미란?

 

<생존 독서력>은 악착 같이 읽어야 살아남는다고 했다. 하지만 무조건 읽는다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한다. 읽더라도 자신만의 언어로서 재해석하고 한가지로 집중하면서 읽어야 하고, 또한 재능을 극대화시키는 재미있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해석은 그런 면에서 참으로 옳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가치관도 변하고, 관심사도 바뀐다. 게다가 머리가 복잡하면 단순한 책을 원하고, 삶이 힘들다고 느낄 때는 재미있는 책을 찾으며,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할 때는 철학적인 내용을 찾게 된다. 한 시기를 보면 편식하는 것같이 보이지만 인생 전체를 바라보면 편식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상황에 맞는,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보는 것일 뿐이다." (17쪽)

 

수많은 책들 중에서 내 손에 잡힌 책은 분명히 무의식중에 그것을 필요로 해서 읽게 된 책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의식이 나에게 필요하다고 한 책들 사이를 거닐면서 의식적으로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꼼꼼히 찾아보길 바란다. 그것이 바로 <생존 독서력>의 저자 방누수님이 우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생존 독서력 - 악착같이 읽어야 살아남는다!

방누수 지음, 밀리언하우스(2009)


태그:#생존 독서력, #방누수, #밀리언하우스, #단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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